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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자본주의에서의 삼성은 역시..

2007. 11. 15. 02:55
대한민국의 대기업 중, 관을 등에 업어보지 않은 기업이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바로 한국식 자본주의의 일면이 아닐까 싶다.

최근 삼성 (의 눈치를 보기 위해 언론들이 사용하는 '떡값'이 아니라) 뇌물 수수 사건은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선언이라는 것으로 부터 시작됐다.

1. 삼성이 뭔가 크게 구린것이 있다.
2. 언론에서 쉬쉬하면서 시간을 끈다 - 이 기간 동안에는 1면에 삼성 관련 기사가 오른 주요 일간지가 한겨레 뿐이다.
3. 삼성 내부에서 나름대로 대책을 세운 뒤, 김용철씨 흠집내기에 들어간다.
4. 언론에서는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는가', 혹은 '김용철씨는 믿을만하지 않다'라는 분위기로 몰고 간다.

현재 4번 까지 진행중이며, 5번은 아마도 검찰이 개입하는 척 한다. 6번쯤 여론이 잠잠해진다, 그리고 7번에서 대충 마무리하고 수사 종결 발표..쯤으로 가겠지.

대한민국의 시민 치고, 삼성에서 내놓은 반박자료를 100% 신뢰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해서 삼성이 당연히 그러했으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여론이 항상 진실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중의 목소리'라는 측면에서 분위기를 주도할 수는 있다.
하지만, 누구 말마따나 여편네 나체 사진 찾는데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던 언론은 여론을 반영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어떻게서든 무지한 대중이 뭉치는 것을 막고, 그 중간 중간에 '불신'이라는 항응고제를 붓고 있다.

이유는 누구나 알고 있다.
삼성은 물주니까.
광고수익, 스폰서 등등으로 언론사에 가져다 붓는 금액이 얼만데.

뿐만아니라, 이번에 삼성과 함께 걸고 넘어진게 다름아닌 검찰, 즉 정부의 사법기관이다.
하지만 여긴 그다지 신경 안쓸 수도 있다.
왜냐하면 기자실 폐지될 때는 대놓고 정부에 싫은소리를 해댔었으니까.

김용철 변호사도 상당히 영리하지 싶다. 아니면 최소한 조언을 준 사람이라도.
이렇게 재계와 정계를 한꺼번에 걸고 넘어지려고 해봤자, 혼자서는 오히려 밟혀 죽을 뿐이다.
농담이 아니다. 사설 경비업체를 고용해서 사람 하나 폭행해도 (돈만 있으면) 처벌받지 않는게 대한민국이니까.
그래서 그가 택한 곳은 바로 '종교'라는 무기다.

자칫 잘못 건드렸다간 종교 탄압이다 뭐다 해서 불길이 크게 번질 수 있는, 그리고 뒤에 교황청이라는 배경이 있는 천주교를 선택했으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김용철씨가 카톨릭으로 가봤자 오히려 꽁꽁 묶여 삼성에 헌납당했으리라 믿고 있다.)

'좋은게 좋은거다'라는 식으로, 지켜야 하는 것보다는 이익이 되는 것을 더 따지는 게 일반적인 한국 사회다.
검찰이 그동안 뇌물을 안받았을리는 없다.
뇌물 수수 명단에 검찰 총장 후보자님의 이름까지 들어있었다는데, 그분은 그 말을 전면 부인하셨댄다.
그런데 그 말을 과연 100% 믿어줄만 할까?
전현직 정부 인사들 중, '당신에게 불리한 ~~한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입니까?'라는 질문에 '네 그렇습니다'라고 말한 사람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현직 국세청장님 마저도 '소문'단계에서 부인하다가 '사실'단계에 가서야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던데.

이래저래, 얼른 이 나라를 떠야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