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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인 지금, GPS는 별로 신기한 물건도 아니다.
원리야 어쨌든간에 비행기나 미사일 같은 녀석들 뿐만아니라, 자가용에서도 네비게이션(Navigation)으로 쓰이고 있는 기술이니까.
GPS는 항법장치, 네비게이션으로 쓰이는게 가장 흔한 용도이긴 하지만, 그 외에도 쓰일 수 있는 방법은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지오태깅(Geotagging)이다.

지오태깅은 '지구'라는 좌표공간의 좌표계인 위도, 경도, 고도의 요소를 컨텐츠(Contents)에 추가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여분의 데이터 공간에 추가하므로, 반드시 위도, 경도, 고도를 컨텐츠와 함께 표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해당 정보를 읽어들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에서는 관련된 지리 정보를 보여줄 수 있게 된다.

뭐 어쨌든간에, 거창하게 가져다 붙일 필요 없이, 가지고 놀만한 GPS라는 장난감이 하나 생겼다. -ㅅ-
첫 번째 목적은 사진들에 지오태그(Geotag)를 추가하는 것.
EXIF에 GPS 좌표를 위한 공간이 있다는 건 진즉 알고 있었다.
작년 남미 여행을 떠나기 전, D200용의 GPS 수신기를 구매할 생각을 했었지만...역시 정품은 상대적으로 비싼데다가, 그렇다고 직접 제작하자니 능력이 딸리는 상황이라 아쉬움을 접고 그냥 남미로 갔었지.
그러던차에 소니에서 나온 GPS기기를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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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2~3개 정도 되는 두께를 가진 이 제품은, 카메라와 연결할 필요가 없다.
즉, 사진을 찍을 때 GPS 정보를 넣는게 아니라, GPS정보는 제품 내부에 시간과 함께 저장해놓는다.
이 제품의 전원을 켜면 자동으로 GPS정보를 잡아서, 내부 메모리에 순차적으로 기록한다.
YYYY년 MM월 DD일 HH시 MM분 SS초의 위도, 경도, 고도를 저장해놓는다.
이 정보는 전원이 켜져있다면 매15초마다(= 즉 1분에 4번씩) 저장된다.
그리고 별도의 S/W를 이용하여, 사진 찍을 때의 시간에 해당하는 GPS좌표를 나중에 추가해 넣는 방식이다.
결국 사진을 찍고 나서 프로그램을 한 번 더 거쳐야 한다는 것이지만, 굳이 카메라에 연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든다.
정말 소니는 사고싶게 만드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듯 하다.

그런데...혹해서 찾아보니 안좋은 이야기도 꽤 많다.
첫 번째 문제가 수신률이 떨어진다는 점.
두 번째 문제는 성능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점.

수신률이야 뭐...생긴거 자체가 둔감하게 생겼으니 어쩔 수 없다 치자.
가격은 역시 소니답게 비싸다.
10만원정도가 신품 가격이고, 중고는 5~8만원 정도에 살 수 있다.
하지만 이건 휴대용 GPS라는걸 감안하면...꽤 싼편이다.
전문 GPS제품들은 대개 한국에서 20만원 이상에 팔리고 있으니..
뭐 비교하자면 가격이 싼 만큼 기능이 없는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단순히 지오태깅만을 위해서 비싼 GPS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라는 것도 사실이지.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의외로 이런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부분은 그냥 이 소니 제품을 사서 쓰고 있었지만...'대안이 있다면 소니 코리아 제품은 절대 구입하지 않겠다'라는 철칙을 세워놓은 이상, 순순히 이녀석을 구입하고 싶지는 않았다.

사진 이외에 다른 용도로 GPS를 쓰는 사람들은 바로 등산인.
등산할 때의 궤적과 고도를 이용해서 멋진 답사기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동호회( http://cafe.daum.net/sangps )를 뒤적뒤적 해보니, 이곳에서는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GPS에 PDA를 물려서 사용하는 분들이 많았다.
PDA로 기록도 남기고, 지도도 보면서 산행을 하고, 남겨진 기록은 집에 돌아와서 PC의 S/W를 이용해 지도 위에 족적을 그리는 것이다.
등산이니만큼 어디까지 올라갔었나 고도 변화도 그래프로 그려보고..
대신, PDA와 GPS수신기 둘 모두를 들고다녀야 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뭐, PDA야 지금도 들고다니고 있으니까 그다지 어려울 건 아니지만, 둘 모두 블루투스를 이용해서 통신을 한다는 건 그만큼 전력 소모가 심해진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블루투스라는 무선 기술이 생각만큼 가용범위가 넓지 않고, PDA가 Sleep모드로 들어가지 않도록 신경써야 하는 등.. 약간의 제약을 가져올 수도 있었다.
어쨌거나 여기서 얻은 유용한 정보는 Sirf3 칩셋의 16채널보다 훨씬 수신률이 높은 칩셋이 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MTK의 32채널 GPS칩셋이다.
동호회의 어떤 분이 다른 기기들을 써보면서 트랙이 깨끗하게 나오지 않아 계속 환불하면서 비교를 위해 남기셨다는 트랙 로그를 보는 순간 왠지 다른 칩셋 제품들은 마치 제대로 된 녀석이 아닌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이건 꽤 심각한 병이다 -_-;; 사실 칩셋 문제가 아니라 단순히 차량용 GPS라는 문제라는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링크 : 그림보러가기 )

어쨌든, 내심 칩셋은 Sirf3 혹은 Mtk32로 확정지은 다음 계속 검색해보니 제법 다양한 제품에 다양한 가격대가 나왔다.
태양열 충전으로 100시간의 연속 사용이 된다는 녀석도 있었고, 애인 차 밑에 붙여서 감시하기 위한 녀석도 있었다. -_-;;
40채널 칩셋을 사용한 제품도 있었지만....일단 제외.
어쨌든 이래저래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은 블루투스가 지원되며, 자체 로그 기록을 지원하는 제품으로 구입하자는 것이었다.
태양열 충전 이런거야..최신형, New tech~~! 라는 기분은 나겠지만 일단 필수 기능은 아니고 -_-;;

그래서 찾아낸 제품들을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소니의 GPS-CS1과 비교해보았다.

항목소니GPS-CS1그외제품
수신채널12채널16(Sirf3), 32(Mtk32)
메모리31 MB8~16 MB
Interval15초1초~99초(설정 가능)
InterfaceUSBUSB, Bluetooth
사용시간10~12 hrs24~100 hrs
가격11만원(중고 5~8만원)8~11만원

간단히 스펙상으론 메모리를 제외하곤 타사제품이 앞선다. -_-;;
아쉬운 점은 메모리인데...이건 뭐 어쩔 수 없지.
16메가의 경우 약 100,000 points의 기록이 가능하다고 한다.
1초에 1 point의  기록을 한다고 치면, 1분에 60, 1시간에 3600이니...대략 30시간 정도의 기록이 가능한 셈이다.
소니 제품은 15초에 한번씩 기록하는데다가, 31 MB이니..대충 봐도 15일 이상은 버틸 수 있을 듯.
사용시간이 따라주지 않는다는게 문제지만;;;


어쨌든, (합리적으로 샀다는 이유를 만들기 위한) 기나긴 고민이 끝나고 구매한 제품이 오늘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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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상자.
중국제 답지 않게 상자는 꽤나 봐줄만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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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설명서, CD, 착탈식 충전 배터리, USB 케이블, 시거잭, 파우치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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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중국산다운 중국산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리버 Clix 및 5백원짜리 동전과의 크기 비교.
가로 세로 크기 자체는 클릭스보다 약간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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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는 클릭스보다 약간 두껍다.
초점이 약간 앞에 맞은 건 그냥 가볍게 무시 =ㅅ=;

어쨌든, 이 녀석을 가지고 강남구청역 -> 잠실역까지 걸어보았다.
손에 들고 걸어갈까, 가방에 매달아 놓을까 하다가, 상의 가슴주머니에 넣고 걷기로 했다.
다른 GPS를 써본적이 없어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꽤나 궤적이 들죽날죽하다.
시내의 사무실 거리인지라 건물들이 빽빽히 들어선데다가, 이전 좌표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새로운 좌표를 보정하다보니, 오차가 쌓이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궤적까지 그려준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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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결과가 나쁜 부분의 궤적.
실제 이동 경로는 아래쪽의 직선이건만...
-ㅅ- 건물 사이를 마구 뚫으면서 지나간다;;
아무래도 대로 한가운데를 걸어가는 자동차가 아니라, 건물 바로 옆에 붙어서 지나가는 셈이니 불리한가보다.
그래서인지, 인도 위에 있을 때는 궤적이 울퉁불퉁 하거나 이상한 곳으로 튀지만, 사거리에 들어서면 거의 정확한 데이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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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잘 나온 부분의 궤적.
아무래도 올림픽 경기장은 사방이 트여있다보니 신호가 잘 잡히나보다.
원 안의 부분은 주차장처럼, 머리 위쪽이 도로로 덮여진 곳이다.
일종의 매우 짧은 터널처럼 된 곳인데, 의외로 그냥저냥 신호를 잘 잡는다.


하루 사용해 보고 느낀 점은..
생각보다 실내 수신률도 괜찮고, 이런저런 자잘한 설정을 할 수 있다는게 마음에 들었다.
PC나 PDA에 연결했을 때도, 별도의 GPS Device로 잡히는게 아니라 COM port를 하나 열어서 해당 port에 GPS 데이터를 계속 뿌려주는 셈이니, 관련 프로그래밍도 생각보단 쉽게 가능할 듯 하다.

하지만 단점이라면...설정을 바꾸기 위해서는 반드시 PC와 연결해야 하는데다, Log가 저장되는 메모리에서 데이터를 가져오기 위해서도 PC가 필요하다.
즉, USB Host 기능이 있는 PMP등으로는 로그를 가져올 수 없고, 반드시 PC의 전용 프로그램을 써야한다.
이건 뭐...여행가서 쓰려면 반드시 PC를 가져가야 하는 셈이 되었으니;;;

그래도 어디 여행갈 일이 있을 때면, 간단히 PC에 USB로 연결하거나 PDA에 블루투스로 연결해서 GPS로도 쓸 수 있고, 원래 목적인 사진의 지오태깅을 위해서는 더할나위없는 성능을 보여주겠지.

자, 그럼 GPS를 폼나게 써먹기 위해서라도 해외여행을 한 번 다녀와야 하는걸까나;;;

오늘 걸었던 경로가 남겨진 GPX 파일.
구글 어스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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