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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5, 넷째 날 #1

바야흐로 이번 태국 여행의 사실상 마지막 방콕 일정이자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왕궁 투어를 가는 날이다.
전해오는바에 의하면, 열대지방의 따가운 햇살로인해 두어시간만 둘러봐도 녹초가되고, 실신하여 여기저기 뻗어버리기 일쑤라는 전설의 극기훈련 체험코스....는 아니고;
두어시간만 둘러봐도 녹초가 된다는 건 사실이라고 한다. -_-
하긴, 열대지방에서 그늘하나 없는 야외에 몇 시간동안 돌아다니는 건 많이 힘들다는 걸 어제 이미 느꼈던터라, 그 진실성은 절실히 느낄 수 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침에 나올 때 부터 화면이 흐리멍텅한게 어째 비가 올 듯 말 듯한 날씨다.
이대로 선선한 날씨가 계속되다가 왕궁 투어할 때 잠깐씩 햇빛이 비추면 좋은거고, 하루종일 비가내린다면...음, 얌전히 술푸고 짐 싸란 소리지 -ㅅ-


숙소에서 카오산 로드로 가는 길에는 이렇게 현지인들이 찾는 노점과 음식점들이 있다.
정체불명의 고기로 만들어진 꼬치, 튀김 등등을 판매하는데.....어제 본 짜오프라야 강의 물빛과, 오늘도 태국 버스들의 매연으로 채색되는 도심을 생각해보면 쉽게 사먹기는 어렵다;
뭐...한국에선 닭둘기도 꼬치로 먹긴 하지만;;

아침부터 또다시 카오산 로드를 지나 왕궁까지 주욱 걸어간다.
이제 걷는 건 일상이 되었으니 그다지 어려울 건 없는데...단지 숙소가 카오산 로드에 조금 더 가까웠으면~ 하는 바램이 없는 건 아니다.
카오산 로드에 가까우면 저녁에 시끄럽다고하니, 나름 일장일단이 있는건가. -ㅅ-a



다리밑으로 지나서 주욱 걷고걷다보니 대학교도 하나 지나간다.
씰라빠껀 대학교라는 곳인데... 여기도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ㅅ-;
하지만 외국 여행객에게 어느 대학교가 잘가르치냐 마느냐는 그닥 관심의 대상이 아니라서, 더 이상은 자세히 읽어보지도 않았다;
참관수업 같은게 가능하다면 한 번쯤 들어볼만 하겠지만..뭐.


여기는 쭐라롱건 대학교만큼 넓진 않았지만, 그래도 역시 수목이 울창하다.
학교부지는 마찬가지로 깨끗하고..
대신 교복 자유도는 상대적으로 더 큰 듯. -ㅅ-;;
뭐랄까, 한국 고등학생들이 치마, 바지단 줄이는 등의 삽질을 이곳 대학생들이 하는 걸 보고 약간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쿨럭;


지나가는 와중에 발견한 한국어 과외!
아, 이거 정말 농담처럼 '외국에 나가서 한국어 과외나 할까'라는 말이 실현되는 곳이구나! =ㅅ=;;
자세히 보면 연락처 몇 장은 누군가가 찢어간 흔적도 남아있다.
오호. 정말 회사 때려치우고 여기 와서 이렇게 놀고 먹는 것도 가능할까나? -ㅅ-a;;


대학교부지를 지나가면 상점가가 하나 나온다.
상팔자인 견공 한 분도 누워계시고..
대학교 바로 앞인데다가 선착장과도 붙어있어서 그런건지, 관광지에서 제법 가까움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매우 저렴했다.
아니, 뭐, 가난한 여행객에겐 100~200원 아끼는게 일이라능;;


길거리 곳곳에 개 뿐만 아니라 고양이도 많았다.
놀아줄 것처럼 냐옹냐옹 울더니 카메라 꺼내니까 토라져서 걸어가는 한 분. -ㅅ-
그리고 고양이답게 벽에 팔다리 딱 붙이고 주무시고 계신 한 분.


관광지 근처니까 여러가지 공예품도 팔고 있었다.
뭔가 유리조각에 사진을 넣어서 파는 곳도 있었고..
짚으로 여러가지 생물들을 꼬아 만들어 파는 곳이 있어서 잠깐 사진 한 장.


용 뿐만 아니라, 원숭이, 토끼, 그리고...사슴인지 기린인지. -ㅅ-;
사진보면 은근 귀여운면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실물은 아님;

한참 걷다보니 어느새 왕궁 '벽' 근처로 왔다. -ㅅ-;
여기서 어느쪽으로 가느냐가 중요한데..그냥 무작정 한 쪽 방향으로 정해서 걷다보니 반대편에서 백인 여행객 아저씨 한 명이 혼자 걸어온다.
어라...지금 반대로 가고 있는건가 싶어서 살짝 물어봤더니, 자기가 알기로는 이쪽 길에도 출입구가 있는 건 맞댄다.
하지만 가져온 가이드북에서는 다른 쪽으로 들어가는 경로를 추천하고 있어서 그리로 가는거라고 한다.

음...어쩌지? 그냥 저 아저씨를 쫓아갈까 어쩔까 고민하면서 헤메는 모습을 보였더니, 옆에가는 삼륜차 아저씨가 말을 건다
가까이 갔더니 하는 말, 오늘은 왕궁이 문 닫았으니 한참 가봐야 소용 없댄다.
엥, 이게 정말인가?
갸우뚱 갸우뚱하고 있는 사이 옆에서는....'아저씨가 좋은데 데려가줄께~ 헤벌쭉'....-ㅅ-;;
됐다그러고 돌려보냈다; 쿨럭;
때마침 왕궁 잔듸에서 일하고 계시던 분이 '아 저건 신경쓰지 말고 이쪽길로 주욱 가셈'이라고 (짐작할 할만한 뜻을 태국어 + 영어로) 말해주었다.
꺼꿈 카~ 라고 태국어로 감사의 말을 하고(그래, 드디어 배웠다! 태국도 사흘째라구!), 아까 백인 아저씨가 갔던 길로 따라갔다.

흠, 근데 태국 왕궁 출입구 앞에서 한 아주머니가 복장검사를 꽤나 세심하게 하고 있다. -ㅅ-;
왠만하면 그냥 봐줘요~ 하는 얘기도 있었는데 오늘의 선도 선생님은 좀 깐깐한 편인지, 지나가는 행인들을 가차없이 솎아내고 있었다.
뭐, 옷이야 들어가서 보증금 맡기면 공짜로 빌려주니까.
그래도 차마 맨살에 닿을 용기는 안나서 입고 있던 옷 위에 그대로 입었다. -ㅅ-;;


그리고 나면 비로소 왕궁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된다.
오른쪽에 보이는 하얀 건물이 옷 빌려주는 곳.
남자는 발목까지 오는 바지 - 오늘은 칠부바지도 예외없이 잡고있었다 - 여자의 경우는 긴 치마나 바지만 가능하며, 당연하지만 나시티도 입장 불가다. -ㅅ-


아침에 나올 때는 비를 뿌릴 것 같던 하늘도 어느새 맑아져서, 저 멀리 보이는 황금빛 건물의 반사광이 눈부셨다.
오오. 왠지 기대되는걸?

안으로 주욱 들어가서 입장권을 사고나면 입구에서 간단한 팜플릿을 나눠준다.
영어만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한국어 팜플릿도 제공하니, 기왕이면 한국어로 된 걸 받았다.

입장료는 350 바트로, 한화 12,000원 정도에 해당하는 상당히 비싼 요금이다.
현지인들은 입구가 따로 있는 걸 보니 훨씬 더 저렴한 듯.


안에 들어가자마자 거대하고 화려한 건물들이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다.
어리버리하게 들어오다가 깜짝 놀라서 자연히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살펴보게 된다.
정말 방콕에선 왕궁과 그 사원들만 구경해도 관광지의 절반은 본 거나 다름없다는 이야기가 거짓이 아니었구나~

정신을 차려보니 바로 옆에서 무료 엉어 그룹 가이드를 해준다는 안내원이 있었다.
가서 물어봤더니 대략 10분 정도 기다리면 합류할 수 있을듯 하다.
명단 끄트머리에 이름 적어 신청하고 나서, 다시 한 번 건물들을 감상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지금 있는 곳은 왕궁이 아니라 왕궁에 바로 붙어있는 왕실 사원, 왓 쁘랏깨우(Wat Phra Kaew)라는 곳이다.
에메랄드 사원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이 곳은, 태국 왕들이 통치하면서 계속 증축, 보수를 반복한 사원들이 모여있는 곳이라고 한다.
다른 사원들이 보통 불상을 모시고 신앙을 가꾸는 곳인 반면, 이 곳의 사원들은 왕실의 무궁과 번영을 기원하는 곳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황금빛으로 번쩍번쩎 빛나는 건물들은 실제로 황금이라고 한다. -_-;
정확히 말하면 금박을 입힌 금도금? -ㅅ-a;;
아마 태국도 우리나라처럼 침략을 자주 받았거나 식민지시대를 겪었다면 남김없이 다 긁어갔겠지만, 다행히 그런 암흑기는 없었기에 이런 사원들이 계속 남아있을 수 있었나보다.
세계대전에도 휘말리지 않아 폭격을 안받았다는 것도 꽤 클테고.

그리고 저 건물들의 황금 외장을 만지면 행운이 깃든다는 이야기도 있다는 얘기를 가이드 아저씨가 해준다.
그 말을 들은 그룹 투어의 사람들, 너도나도 손바닥을 내밀어 천천히 벽을 쓰다듬는다.
역시나 어떤 관광객 한 명은 사지를 활짝 펼쳐 벽에 달라붙어, 주변에 웃음을 자아내기도.
물론, 본인 이야기는 절대 아님 -_-;;;;


가운데 서계신 분이 왕궁 설명을 해주신 가이드 아저씨다.
설명내내 유머를 잃지 않아 모두 다 즐거워하며 몰랐던 사실에 감탄도 하고, 그리고 때론 안타까워하기도 했던 가이드 투어의 좋은 인솔자셨다.
나중에 살짝 물어보니 7년이나 왕궁에서 가이드를 했다고 한다.
베테랑 가이드 아저씨 덕택에 왕궁 투어가 더더욱 즐거웠으니, 아마 모르고 돌았으면 재미 없었을껄?


가이드 내용은 대부분 건물에 대한 유래와, 얽혀있는 짧은 이야기들을 소개해주는 방식이다.
이 건물은 라마 몇세가 지었고, 뭐 언제 번개를 맞아서 불탔다가 누가 고치고..등등
들을 땐 재밌게 들으면서 하나하나 다 적어야지~ 했었는데, 5초기억력의 한계로.....쿨럭 ( -_-);;


캄보디아에 있는 앙코르 왓을 그대로 복제해 만든 미니어처라고 한다.
뭐라고 설명해줬었는데....5초기억력이라 기억이 안나는건지, 사진찍느라 설명을 못들었는지조차 기억이 안난다;;;;
가이드 투어할 때 첫마디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안 돌아오니까 알아서 사진찍고 알아서 설명 들으셈~' 이었으니까;;


왕실 사원이라 그런지 정말 화려하고 거대하다.
황금빛 나는 건 예외없이 금이고, 그 사이사이로 보석인지 자기조각인지가 있어서 화려한 색을 자랑한다.
햇빛 아래서 찬란히 빛나는 그 모습을 보면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가이드 도중 들리는 이 건물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한다.
내부에선 사진촬영도 금지된다.
바로, 이 안에 에메랄드 불상이 안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안에서는 조용히 기도하는 외국인, 그리고 현지인들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특이하게도 중국쪽 영향을 받은듯한 석상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도포에 두루마기, 관을 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조각해 놓은 상들이 입구에 놓여있는 경우가 있다.
관운장상도 본거 같기도, 아닌거 같기도....-ㅅ-;;


이 건물의 왕궁이다.
하지만 지금은 태국 국왕 일가가 머무르지는 않는다고 했던 듯.


일부러 부순 채 남겨둔건지, 아니면 수리하려고 기다리고 있는건지;;
사진찍으면서 이동하느라 설명을 들을 틈이 없었다.

가이드 투어는 왕궁 바로 앞에서 끝난다.
설명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하고 팁 주는 분위기라 덩달아 팁도 드리고. =ㅅ=a

밖으로 나가기 전에 다시 왕궁 앞쪽으로 가본다.


왕궁이라 그런지 입구에는 단 위에서 경비병이 지키고 있었다.
탄창은 없는 총이었지만 총검이 붙어있으니 뭐..급할땐 던지기(?) 라도 하겠지;
관광객들이 옆에서 사진찍을 때 같이 포즈나 미소라도 지어주면 좋으련만, 그냥 멍하니 정면만 주시하고 있었다.
얘들도 경비병이라 역시 근엄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거구나~
그런데 또 그게 아닌게...옆에서 살짝 교대식 하고나서, 경비병끼리 잡담하는 모습을 보면, 그냥 귀찮아서 반응 안하는걸지도;;;

왕궁과 에메랄드 사원은 다 봤으니, 옆에있는 왓 포로 간다.


왓 포는 왕궁 남쪽에 있는 사원이다.
이곳에선 '공인 마사지사'를 교육한다는데, 대신 에어컨이 없는 곳에서 받아야 한다는 말에 깨갱..
태국 마사지가 맘에 들긴 하지만, 그건 아닌듯 해서 넘어가기로 했다.
관심있다면 관광객용 일주일 마사지 교육 코스..이런 것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마찬가지로 통과.
왓 포의 진짜 볼거리는 따로 있거든.


바로 태국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는 와불이다.
뭐 역시나 금빛으로 번쩍번쩍. =ㅅ=


60미터 정도 되는 크기라고 한다.
....솔직히 '와~ 크다~ 금빛이네?' 정도의 감상으로 끝;;
세세한 디테일을 살려서 만든 와불도 아니고, 단순히 크게 만들어 놓았지 싶다.


근데 발바닥쪽에는 자개로 만들어놓은 불화들이 있었다.
음..불교에 관심이 많았다면 알아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모르니까 그냥 그러려니...
태국 사람들은 참 불심이 깊은 듯.
왕궁에서 가이드를 듣고 오다가, 막상 그냥 '뭔가 있네'수준이니까 썰렁하긴 하다.
하다못해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 육하원칙에 입각한 설명정도는 해주면 좋겠..;;


뒷면도 역시나 금으로 만들어져있다.
그리고 옆에는 항아리가 있는데, 총 수가 108개라고 한다.
108개의 항아리에 동전 하나씩 넣으면 모든 번뇌를 잊을 수 있다나...
당연하지만 기다렸다는듯이 환전할 수 있는 곳이 옆에 있었고, 외국인들은 많이 하는 듯 싶다.
...하지만 가난한 여행객의 입장에선 환전해서 동전을 넣느냐 마느냐도 또 하나의 번민이라서;;


글자 그대로 금침을 베고 계신 와불님.


나와서는 뭐...'왓 포의 미스테리'라고 써있길래 뭔가 싶어서 잠깐 쫓아다녀봤지만, 별 건 없었다.
다른 관광객들도 와불 보고 나서 나가는 추세라, 이런거 찾아다니는 사람은 현지인조차 보이지 않았고;;;
대충 둘러보다가, 에잇 볼 거 없고 시간도 없으니 바로 왓 아룬으로 이동!

왕궁 쪽에서 왓 아룬으로 가기 위해선 짜오프라야 강을 건너야한다.
바로 옆에 선착장이 있으니 가서 3 바트, 약 100원 정도를 내고 배를 건너면 된다.
워낙 자주 다니는 편이라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고...


열심히 배타고 강까지 건너가며 왓 아룬을 구경했다.....
뭐 담장 밖에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고, 입장료 내고 그 위로 올라가 볼 수도 있다. -ㅅ-


새벽사원이라는 왓 아룬은 그 이름답게 방콕에서 가장 멋진 새벽과 석양을 볼 수 있는 사원이라는 소개가 있었다.
음...뭐 그때 와서 보는 것도 좋긴 하겠지만, 가난한데다 일정도 빠듯한 여행객인지라... ㅠㅠ
일정에 밀려 그냥 낮에 와서 보는 수밖에;;
그렇다해도, 왓 아룬 역시 방콕의 대표적인 관광지인만큼, 화려한 외장과 빼어난 조형미를 감상하려면 낮에 올라가봐야 하지 않을까?


왓 아룬에 올라가면 탑을 한 바퀴 돌면서 주변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짜오프라야 강 너머로 보이는 방콕 시내, 그리고 반대편 왓 아룬쪽이 있는 거주지 겸...뭔가 알지못할 건물들의 절경 또한 시원한 바람과 함께 볼 만 하다.


이 계단이 제법 가파른 편이라서, 오르내리기가 약간 불편하다.
다행히 옆에 난간이 있으므로 큰 걱정은 안해도 된다.


왓 아룬의 외장도 약간 특이한게, 가까이에 가서 보면 돌에 채색을 한 듯 하기도 하고, 무언가 박아넣은듯 하기도 하다.
멀리서 봤을 때 뿐만아니라 직접 만져보며 구경해도 알록달록한게 입장료 내면서 들어와 볼 만한 가치가 있다...-ㅅ-;


탑을 내려와 왓 아룬 경내를 살펴보고, 다시 강을 건너왔다.

강 건너서 향한 곳은 위만멕 왕궁.
왓 프랏깨우와 왕궁을 입장하면, 위만멕 왕궁에 입장할 수 있는 티켓 역시 같이 준다.
따로 들어가면 입장료를 더 내야하니까...아예 오늘 안에 왕궁 시리즈를 끝내기로 했다;

그런데 위만멕 왕궁까지 바로 가는 버스가 있다고 하지만...시간도 없고 날씨도 더우니 눈 딱 감고 택시를 타고 이동한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에어컨 바람과 함께 씻은듯이 사라진다.
휴, 정말 땡볕 아래 야외에서 구경하려니 온몸이 후끈후끈하다.

택시타고 위만멕 궁전으로 향하던 도중에, 라마5세 동상이 있었다.
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다는 왕으로, 왕족 최초로 유럽 유학을 다녀온 뒤, 태국의 근대화를 이루었다는 인물이다.
신식 문물 도입, 노예제도 폐지 등, 상당한 개혁정치를 통해 오늘날의 태국을 있게했다는 왕답게, 태국 국민들의 존경도 받고 있어서, 서거일에는 동상 앞에서 매년 추모제가 열리기도 한다고 한다.
타고가는 택시를 운전하는 아저씨도 라마5세 동상 앞에선 살짝 합장한다.
.....다 좋은데, 운전할 때 합장은 좀;;; 핸들은 잡으셔야지.

위만멕 궁전도 라마5세가 지은 건물인데, 티크나무로 지은 목재 건물에 황금을 입혔다고한다.
태국 왕실은 역시 부자인거였음!!
거기다가 건물 전체에서 못을 하나도 쓰지 않았다는데...튼튼한거겠지?;;
별장으로 사용되다가, 욍실 물품 보관소로 바뀐 뒤, 그 일부 물품들을 왕비가 대중에게 공개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 위만멕 궁전에 막상 들어가려니, 소지품들을 전부 락커에 넣고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신발은 신발장에 보관해야하고..쩝.
휴대폰을 포함한 각종 전자기기는 물론 가지고 들어갈 수 없으며, 입구에서는 금속탐지기 검사까지 하고 있었다. 헉..-ㅅ-;
그래서 여기 사진은 한 장도 없음;;

들고다니던 걸 모두 버리니 홀가분한게 좋긴 하지만, 그래도 사진찍을 수 없는건 살짝 슬프네~ 라면서 올라가니, 마찬가지로 영어 가이드가 제공된다고 한다.
대략 15분 정도 기다리라고 해서, 원형으로 된 입구 로비 가장자리에 둥그렇게 놓여있는 의자에 앉아서 기다렸다.
혼자 멀뚱멀뚱 15분을 앉아있기가 지루해서 옆에있는 아저씨한테 말 걸었더니, 일본에서 온 관광객이라고 한다.
그런데 태국인 친구를 사귄건지 어쩐건지...귀엽게 생긴 태국 여자 사람을 옆에 데리고 다니고 있었다. -ㅅ-
안되는 일본어로 나 일본 가봤심....아 님하도 한국 와봤심?...학생이라면 뭐 공부하심??...옆에있는 분은 누구심? 등등 얘기 나누다가 투어가 시작되서 안으로 들어갔다.
마침 아는 일본어가 다 떨어져서 할 얘기도 없었는데 적절한 출발;;

위만멕 궁전은 방이 70여칸이 있는데, 그중 30개인가 40개인가의 방을 공개해준다고 한다.
내부에 전시해놓은 물품들은 거의 대부분이 라마5세의 물품들.
외국 유학파라는 걸 강조하기 위함인지, 가이드내내 유럽 국가 이름들이 끊이질 않는다.
이 의자는 프랑스 양식을 본따 태국에서 만들어진 의자고...기타등등 기타등등.
그러고보니 이 건물도 라마5세가 지었다고 하는데, 재료는 태국산이지만 마찬가지로 건축 양식은 유럽식이다.
오전에 봤던 왕궁과 대조적인게, 이 곳은 과연 태국 안에 있는 왕실 박물관이 맞기는 한건지, 온갖 물건들이 전부 유럽에서 볼 수 있는 물품들로 꾸며져있다.
어제 갔었던 짐 톰슨 하우스는 서양인이 태국에 들어와서 각종 문화재들로 꾸민 집이었지만, 위만멕 궁전은 태국 국왕이 유럽 유학 후 유럽식 문물로 꾸민 집이라고 대비되는 셈이다.
신기하고 비싸보인다~라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왠지 '유럽의 것이 무조건 태국의 것보다 낫다'를 외치는 듯한 국왕폐하가 연상되어, 한 켠으로는 씁쓸하기도 했다.
한국도 비슷한 과거가 있으니까..

위만멕 궁전을 구경하고 나오니 또 시간이 애매하다.
뭐 근처에 코끼리 박물관. 대리석 사원 등등이 있다고는 하는데...
그냥 뒤로하고 카오산 로드로 가서 마사지나...쿨럭;

여태까지 계속 숙소 근처에서만 마사지를 받았으니까, 이번엔 카오산 로드쪽으로 가서 다른 곳에 가본다.
음...가이드북에 추천이라고 나와있는 곳이, 알고보니까 아침에 나올 때 마다 호객행위 하던 곳이었다;;
바꿔본 소감은...음 -_- 그냥 가던 데 갈 껄.
마사지에도 '유파' 같은 것이 있는지, 이번에 간 곳은 골무같은 도구를 이용해 지압하는 걸 많이 하던데...
그거 말고는 별로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결정적이었던 건, 이 아주머니가 맛사지랍시고 한다면서 뒤통수에 기침을 자꾸 하는게 상당히 불안했다;
태국도 독감 위험지역 아니었나...-ㅅ-;

사실 마사지는 저녁에 받는게 더 낫긴 하지만, 낮에 받으러 간 건 다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오늘은 저녁에 다른 일정이 잡혀있기 때문에, 마사지를 받을 시간이 없기 때문이지~

하루의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인, 저녁밥을 먹으러 길을 나선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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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3, 둘째 날 #2

호치민에서 방콕까지는 한 시간 조금 더 걸리는 매우 가까운 거리다.
타자마자 기내식 먹고 잡지보고 음료수 마시고 나면 곧 내릴테니 안전벨트 잘 착용하라는 즐거운 어트랙션 멘트가 흘러나온다.
따지고보면 서울-제주랑 비슷하지만, 기내식이 나온다는게 다른 정도랄까.

어쨌든, 무사히 방콕 공항에는 도착했지만, 가장 중요한 방콕 가이드가 없다. -ㅅ-;;
이민국의 입국심사를 거칠 때 가능하면 현지어로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정도는 해주려고 하는데(조금이나마 친절한 인상을 줘서 자칫 귀찮은 일 생기지 않게 하자라는 계산이 없는 건 아니고), 뭐라 해야 할 지 모르니 그냥 안되는 영어로 이야기했다.
...뭐 차이점은 없더라; 똑같이 힐끗 보고, 뒤적뒤적하고, 스탬프 꽝 찍고, 다음사람 오세요~


(이제 무려 세 번째로) 볼 때 마다 느끼는건데, 방콕 공항은 인천공항과 참 많이 닮았다.
제법 깨끗하고, 현대식 건물답게 기능적인 면을 강조했지만, 그다지 아름답거나 편하다는 느낌은 없다.
뭐, 살 집도 아니니까 상관없긴하지.
그래도 무빙 워크는 좀 더 있었으면...;;


다행히 방콕 공항에서 숙소까지 가는 방법을 출력해온 종이는 잊어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공항 안내소에 가서 무료 셔틀버스 타는 곳을 물어봤다.
저으기 옆으로 나가서 타면 된댄다.
공짜 맞지? 하고 확인도하고, 지나가는 길에 걍 아무데서나 $10 환전도 했다.
일단 숙소 근처까지 갈 차비만 있으면 되니까.


이상하게 태국 공항은 밖에만 나오면 순식간에 뒷골목 분위기로 바뀐다;;
채광이 잘 되지 않아 어두컴컴한 것도 그렇고, 내부와는 달리 약간 지저분한 분위기도...
그래도 호치민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편하다.
휴, 호치민은 정말 힘들었지. ㅡ_ㅠ


사진을 찍고 돌아보니, 공항 셔틀버스가 서있는 걸 보고 후다닥 뛰어가서 올라탔다.
셔틀 버스의 운행 간격이 짧다는 이야기는 있지만, 다음 번에 갈아타야 할 방콕 시내 버스는 그렇지 않으니까..
무료 공항 셔틀버스는 방콕 수안나폼 공항에서 공항 버스터미널까지 왕복한다.
2층에서 타는 버스는 2~3개 정류소만 들르는 급행이라서 그런지 Express 딱지를 붙이고 있었다.
1층에서 타면 여기저기 많이 들리는 느린 버스니까 타지 말라는 주의사항도 듣긴 했는데...출국장에서 나오면 바로 2층이니까, 굳이 1층으로 내려가서 탈 이유는 없다.


대략 10분정도 버스를 타고가면 공항 터미널에 도착한다.
버스 창문 밖으로는 이런저런 항공사 사무소 겸 비행기 격납고도 보고, 건물들 너머로 이착륙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렇게 생긴 버스를 탔었다.
탈 때는 급하게 타느라 사진을 못찍어서 내릴 때 찍었음. -ㅅ-;


그리고 내리자마자 바라보는 버스 터미널 전경.
가운데가 터미널 건물로, 매표소, 자판기, 음식점 등이 있고 반대편에 '버스'들이 도착한다.
생긴건 승합차지만 그래도 엄연한 태국의 버스!


주요 버스 노선들에 대한 안내판도 있다.
숙소 근처까지 가는 버스는 556번 버스로 잘 보면 카오산 로드까지 간다고 씌여 있다.
(물론, 해상도 변경한 사진에선 안보일테니 눈에 힘 줄 필요 없음 -_-)


저렇게 생긴 매표소에 가서 556번 버스 티켓을 사야하는거냐고 물어봤더니, 556번은 버스에 타서 사는거랜다.
-ㅅ-a 뭐 버스마다 다른가부지..

근데 문제는..다른 버스들은 정류장에 한대씩 기다리고 있는데, 꼭 타려는 버스만 혼자 자리를 비우고 있다.
뭐 빈 의자는 많으니까 그 앞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슬슬 불안한 생각이 든다.
556번 버스 배차 간격이 약 40분 정도 되니까 하나 놓치면 고생이라는 이야기를 미리 들었었거든.
그나마 다행히 15분 정도 기다렸더니 저 멀리서 고물 버스 한대가 터덜터덜 굴러온다. -ㅅ-;;
아니, 정류장에 있는 다른 버스들은 다들 때 빼고 광택낸 새 버스인데 얘는 왜 이래...
그나마 다행이라면 에어컨은 나오는 버스였다. -_-;;

타고 온 승객들 내리고, 기다리던 사람들 올라타고 앉아있는데...이놈의 버스가 출발 할 생각을 안한다;
으으...알고보니 바로 출발하는게 아니라 운전하느라 고생하는 버스 크루 일동께서 잠시 휴식을 취하신 다음 출발한다.
악악! 나는 후딱 숙소 가서 짜투짝 주말 시장에 가고 싶은데...ㅠㅠ


결국 대략 40분 정도를 기다려서 버스가 시내로 출발했다. ㅠㅠ
흑흑 이게 뭐니..라며 눈물흘리며 찍은 버스 티켓 사진.

태국 수안나폼 공항은 시내로부터 제법 거리가 있는 편이다.
그래서 보통 고속도로로 타고가는데, 비싼 공항 셔틀버스나 지금 타고가고 있는 556번 버스튼 이 고속도로를 이용한다.
가끔 고속도로도 타지 않는 버스가 있는데, 이 경우는 1시간이 넘게 걸린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한 40분 정도 버스를 타고 가면 안내양이 '카오산 로드?'라고 물어본다.
외국인인게 한눈에 딱 티가나니까 호의로 물어봐주는 듯.
맞다고 이야기 했더니, 친절하게도 여기서 내리라고 이야기 해주길래, 고맙다고 웃어줬다.
(...하지만 오히려 역효과인듯;)


내리자마자 본 태국의 도로.
그래도 여긴 호치민과 달리 횡단보도가 있다. =ㅅ=;;


덧붙여 신호등도!
태국의 신호등들은 대부분 시간을 나타내는 장치가 함께 붙어있다.
그래서 보행신호나 정지신호가 몇 초 뒤에 다른 신호로 바뀌는지 대략 알 수 있게 되어있다.
저거 한국에는 몇몇 곳에서 이제 시작하던데....


뭐, 어쨌든, 신호등이야 돈 많은 여행자들이 택시 타고 갈 때나 신경쓰는거고, 가난한 여행자는 차도 옆의 인도를 따라 쭈욱 걸어간다.


지나가다 카오산 로드쪽 방향으로 사진 한 장.
애플 매장이라도 있는건지, 아이팟 터치 광고판이 크게 걸려있었다.
그러고보니 태국엔 아이폰이 출시가 되었었지.


숙소까지 가는 길엔 태국 사원이 하나 있었다.
태국은 불교신자들이 상당히 많아서인지, 곳곳에 사원, 불상, 제단등이 많이 있다.
특히 불상에 대한 모독행위는 태국 국민들의 반감을 사기 쉬운 행동이라고 여행 오기 전에도 많이 들었던 이야기들이다.
자리에 앉을 때도 발 끝이 불상을 가리키게 앉으면 무례한 행동이 되는 곳이 바로 태국이다.


숙소로 가는 길에 건넌 '방람푸' 운하.
뭐 이 운하는 끝이 막혀있어서 더 이상 보트를 타고 지나가지는 못하지만, 한 10분정도 운하를 따라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면 나오는 선착장에서는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리고 숙소까지 주욱 걸어가는데..이 길이 저녁에 혼자 걸어가면 나름 무서운 길이라고 한다.
하긴 뭐, 낯선 곳에서 가로등도 얼마 없는 거리를 혼자 걷는다면 좀 불안하기야 하겠지.


가는 길에 본 고양이 한 마리.
마치 뛰어가다가 살짝 멈춘듯한 저 자세가 세상에서 제일 편하다는 듯이 한참을 쉬고 있길래 초상권 허락도 받지 않고 한 장 찍었다. -ㅅ-


그리고 도착한 곳이 바로 루프 뷰 플레이스라는 숙소이다.
나름 깨끗하고, 물도 하루 두 통씩 주고, 에어컨도 곰팡이 냄새는 심하게 나지만 어쨌든 있는, 저렴한 가격에 묵을만한 곳이다.
사실, 다른 곳은 안가봐서 비교해볼 수는 없었고;;

무더위에 헥헥대면서 들어가 키를 받고 올라가 짐을 풀었다.
이상하게도 분명히 태국보다 베트남이 더 적도에 가까울텐데, 태국 날씨가 더 덥게 느껴진다.
베트남에서는 한참을 걸어도 땀을 그다지 많이 흘리지 않았는데, 여긴 조금만 걸어도 금방 덥다.
마음같아선 샤워라도 하고 나오고 싶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충 가방만 내려놓고 후다닥 1층으로 내려와 직원에게 물어본다.

"님하, 나 짜투짝 시장 가고 싶은데 시간 될까?"
"(시계를 한 번 보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아니..안됐지만 도착하면 문 닫고 있을꺼삼."
"흑흑..다음 주말이 오기 전에 떠나야 하는데..아무튼 고맙삼. ㅠㅠ"

짜투짝 주말시장은 태국에서 가장 큰 시장이 열리는 곳으로 엄청난 인파를 자랑하는 곳이라고 한다.
당연히 신기한 물품도 많고, 기념품같은 걸 사기에도 좋은 장소라 그 자체로 일종의 관광지처럼 되어버린 곳인데...이름에서 알겠지만 주말에만 열리는 시장이다.
하지만 오늘이 일요일인데 물 건너갔으니, 수요일에 태국을 떠서 땅 건너 가는 사람은 결국 아까운 기회를 버스 기다리다 놓쳐버린 셈이다.
아이고 억울해. ㅠㅠ

잠깐 혼자 우는척 하다가(직원이 위로해줬다;;), 주변이라도 봐야지~ 하면서 구경에 나서기로 한다.


이건 뭐..실제로 굴러갈 것 같진 않고 그냥 세워져 있던 차;;
골목 끝에 양복점이 하나 있었는데, 점원이 자꾸 들어와서 보고 가랜다.
질 좋고 싼 양복 있으니 들어와서 구경만 하시라~
하지만 난 가난한 여행자니까 그냥 가겠다고 하고 도망치듯이 도망쳤다. -ㅅ-



저 카발 온라인이 한국에서 만든 게임일텐데..라면서 자세히 보니 이스트소프트라고 씌여있었다.
음..뭐 알집 때문에 곱게 보긴 힘든 이스트소프트지만, 이역만리 타국에서 예상치못하게 보니 반갑긴 하구나~
그리고 뭐, 쟤들은 불법상속하거나 용역푸는 짓하다가 걸린 건 아니니까, 그나마 다른 회사 로고 보고 낯부끄러운 것 보다야 (상대적으로) 낫지..


음...그리고 아마 이 분이 태국의 공주님인지 왕비님인지 싶다. -ㅅ-a
저 분과 결혼하면 당신도 왕족이 될 수 있음!
....어쨌든 태국은 왕족이 사랑받고 존경의 대상이 된다는 데 참 대단한 나라라고 평가해준다.
실제로 이런식으로 국왕의 사진이 걸려있는 크고작은 제단을 방콕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날도 슬슬 어둑어둑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려는 듯한 기미가 보이기 시작해서 후다닥 걸어간다.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카오산 로드로 가서 가장 급한 문제인 환전을 하러 간다.
카오산 로드는 사실 그렇게 큰 도로나 대단한 시설은 아니다.
그냥 골목에 이런저런 여행사들이나 상점들이 많이 몰려있는, 한국의 재래시장, 혹은 대학로와 비슷한 풍경이다(둘 사이에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는 묻지 말길 -_-).


레인보우 환전소.
카오산로드에서 가장 환율을 잘 쳐준다는 유명한 곳이다.
저 안쪽 복도로 들어가면 레인보우 환전소가 있을 것 같지만...실제로는 간판 바로 밑의 1인용 가건물이 레인보우 환전소다;;
낼름 $100 환전해서 태국 화폐인 '바트'화로 받았다.


카오산 로드 주변을 걸어다니면서 이것저것 음식도 살짝 사먹어보고, '100% pure orange'라고 써놓은 주스도 마시며 걷는다.
한국에서 마시던 오렌지 주스 맛에 길들여진 탓인지, 설탕맛이 느껴지지 않는 주스가 낯설었지만, 더운 날씨에 갈증을 달래주는데는 딱 좋다.
물론, 처음 보이는 노점상에게서 그냥 사면 안쪽에서는 70% 정도까지 싼 가격에 판매하는 걸 보고 약간 후회할지도 모르지만.
이런저런 신기한 것들이 많은 곳이었지만, 어두워지기 시작한 무렵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진 않았다.
아참, 호치민에서 사지 못했던 옷도 여기에서 두 벌 구입할 수 있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흥정은 우선 호가의 절반부터....-ㅅ-a;;;


돌아다니다보니 어느새 완전히 어두워져서, 근처 현지인들이 먹는 노점상으로 향했다.
당연히 언어는 안통하고, 대충 말 들어보며 눈치껏 이해하니 밥에 요리를 얹어먹는 덥밥이라는 듯 하다.
고르는 가지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고 해서, 두 가지를 골라 먹어봤다.
흠...나름 나쁘지 않은데?
물론 차마 얹어먹기 어려울거 같은 음식은 미리 뺐기 때문이지만, 제법 입맛에도 맞고 가격은 상당히 저렴한 맛있는 돼지고기 요리 + 닭고기 요리 덮밥이었다.

혼자다니는 만큼 별로 일정에 대한 부담없이 돌아다니기는 편하다.
이쪽 거리가 궁금하다 싶으면 슬슬 걸어가고, 현지인들 약속장소나 가족 외식장소로 인기있는 듯한 식당을 기웃기웃 거려보기도 하고...
아까 먹었던 덮밥 양이 적어서 배가 고프다 싶으면, 지나가다 눈에 띄는 노점상에서 봉지 파인애플을 사서 먹는다.

봉지 파인애플은 파인애플을 잘라서 빵봉지 같은 투명한 비닐봉지에 넣어 파는 것을 말한다.
같이 주는 이쑤시개로 한 조각씩 찔러올려 걸어가면서 조금씩 먹는데, 열대지방에서 먹는 파인애플은 정말 꿀같이 달고, 시원하다.
깨무는 순간 입 안을 적셔주는 파인애플 과즙은 무더위에 지친 여행자에겐 더할나위 없는 태국의 선물이다.

또 한참 걷다보니 노점상이 안보이길래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들어가서 음료수와 함께 생수도 하나 샀다.
그새 잔돈이 좀 생겼길래, 계산대 앞에서 동전 센다고 시간 끈게 미안해서 점원에게 웃으면서 인사했더니, 점원이 왠지 좋아하는 눈치다.(천지신명께 맹세코, 정말임!! -_-;;).
덕택에 기분좋게 숙소까지 걸어왔다.

걸어오는 길에 숙소 근처에서 맛사지 샵이 하나 보이길래, 역시 태국에 왔으니, 피로는 이렇게 풀어야지~ 라고 맛사지를 받으러 갔다.
숙소가 외진 곳이라 카오산 로드에서 많이 떨어진 동네인데도 여행객들이 제법 많았다.
사람들이 많은 걸 보면 잘하는 곳인가 싶어서 살짝 기대하는 마음에 전신 맛사지를 받을까 하다가, 그냥 발과 어깨부분만 해달라고 했다.

허,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더 시원하다.
베트남에서부터 태국에서까지 계속 걷느라 혹사당했던 발과, 카메라를 비롯해 무거운 짐 덕택에 힘겨워하던 어깨와 목이 맛사지 받으면서 점점 시원해짐을 느끼게 된다.
한 시간동안 맛사지를 받고나서, 기대하지 못했던 즐거움에 잔돈은 팁으로 주고 숙소로 천천히 걸어갔다.

피로도 리셋했으니, 내일은 방콕 시가지쪽으로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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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3, 둘째 날 #1

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나자, 시간이 너무 애매하게 남는다.
점심 때 비행기를 타려면 오전에 공항으로 가야하는데, 짧은 시간동안 근처 관광지를 보러 갈만한 여유가 도저히 남지 않으니까..
그래서 그냥 숙소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기로 했다.
뭐, 어제 밤에 헤멨던 건 밤거리를 헤멘거고, 낮에 보는 베트남 시내는 뭔가 다르지 않겠어? 라면서 -ㅅ-a;;


Bui Vien이었던가..아무튼 비슷한 이름의 숙소 앞 거리.
여행자 거리인 데땀 거리 바로 옆인데다가, 여행객들을 위한 숙소가 많아서 도로에는 늘 택시와 오토바이가 가득하다.
당연하지만, 지나가면 적어도 열 걸음에 한 번씩은 호객행위에 시달리게 된다.
으으 이젠 지겹다능;;


지나가는 버스들은 대부분 단체 여행객들을 태운 버스다.
간혹보면 늘씬한 금발의 백인 미녀들, 혹은 멋진 아저씨들이 우루루 내리거나 타는 걸 볼 수 있다.
동남아시아인데도 동양인 여행객들보다는 서양인 여행객들이 훨씬 많은 느낌이다.
아직까지는 한국인과 마주친 건 손에 꼽을 정도.
뭐, 신종독감 덕분이기도 하려나? -ㅅ-a


데땀 거리 바로 앞에는 공원 비슷한게 있어서, 현지인들이 나와서 산책하거나 운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뭐, 당연히 오토바이 타고 지나가는 모습들은 일상사고. -ㅅ-;;
사실 여행객들이 이런 공원에서 한가롭게 지나갈 일은 없겠지만...애매하게 남아 적당히 때워야 할 시간이 남았다면 예외가 되는 법.


공원에 있는 노점상 옆의 화장실.
다행히 돈은 안내도 되지 싶었다.
내부에 들어가보지는 못했음.


조금만 더 올라가면 있는 로터리다.
보시다시피, 차선같은건 없고, 오토바이들이 우루루 떼지어 다닌다.
지금은 그나마 소강상태...-ㅅ-a
아, 그러고보니 여기 오토바이들은 헬멧을 참 잘 쓰고 다닌다;;


버스, 차, 택시들에 자전거까지 그야말로 무질서하게 다니면서도 사고는 나지 않는다;;
거 참 이런거 보면 대단해;;
그리고 마주친 또다른 패밀리 바이크. -ㅅ-;
이번 아저씨도 4인 가족을 스쿠터에 태우고 가고 있었다.
다행히 양 손은 핸들을 잘 잡고 있었음;;


노란 옷 입은 아저씨가 친절하게도, 베트남에서 길건너는 정석을 시전해주고 있다.
음..설명해보자면, 시선은 다가오는 차나 오토바이쪽을 주시하면서, 천천히 한 걸음씩 나간다.
이 때 너무 빨리 나가면 오토바이에게 치일 수도 있다.
간혹 바로 앞으로 오토바이가 스쳐 지나간다고 해서 놀라 뒤로 물러서면 안된다.
바로 뒤를 지나가는 또다른 차량에 치일 수도 있으니까. -_-;;;
천천히, 상대방과 조화를 맞춰가며 서로 페이스를 유지하는, 그래 이것은 바로 보행자와 운전자 사이의 이해 관계를 구축하는 대화인 것......일리가 없지;
뭐 좀 살벌하긴 하다;;
그러니 암묵적 동의를 바탕으로 한 상호이해관계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


굳이 오토바이가 없더라도 이처럼 빌릴 수 있는 장소들도 있다.
여행객들도 종종 빌려서 타고다니는 듯.
다음 번에 호치민에 온다면 한 번 빌려서 타고다녀볼까 싶다.
물론 그때 마스크는 필수겠지. 거리의 매연이 장난 아니니까. -ㅅ-a
그리고 짐작이긴하지만, 아마 면허증 같은 것도 요구하진 않을 듯;;


현지 시장이다.
각종 식료품 위주로 판매하는 곳인데, 안에는 간이 식당도 있어서 현지인들이 끼니를 떄우기도 하는 듯.
그러고보니 돌아다니다 보면 곳곳에 현지 식당이 많이 보이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간편하게 사서 돌아가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숙소 근처에서 찾은 한국식당.
광고판을 그대로 읽으면 '짜오 한 국'이 된다. 사실, 한글로 아래에 써있기도 하고.
여행자 생존형 베트남어 실력으로 해석해보면, 그 뜻은 '안녕 한국'...이다.;;
가격이 무서워 들어가보지도 못했다.
남아있는 동화도 얼마 없으니 노점상에서도 배를 못채우고 있는데 무슨 한식당이야;;

얼추 숙소 근처를 한 바퀴 돌아보고 나선, 짐을 챙겨 공항으로 떠난다.
어젯 밤에 숙소에서 시켜 먹었던 콜라와 물값을 포함해서 $15를 지불한다.
뭐, 독방에, 따뜻한 물 나오고 TV와 냉장고도 있었으니까 그닥 나쁘지는 않은거겠지.
싸게 가려면 더 싸게 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언젠가 나중에 시간 더 많을 때 조사 많이 해서 오면 해보자고.


이제 다시 짐을 들고 버스 터미널로 떠난다.
숙소에서 나서는 순간부터 택시와 오토바이들의 호객행위는 더 심해졌다.
만만한 배낭여행객 혼자서 짐 잔뜩 들고 어딘가 이동한다는 소리는 장거리 손님 태울 수 있다는 신호인 셈인건가. 쩝.
호객행위에 됐다고 이야기 하다보니 아침부터 피곤해지면서, 빈탄시장 쪽, 아직 가보지 못한 골목으로 접어든다.


그리고 가다보니 발견한 뚜레쥬르.
흠...정말 베트남엔 한국 기업들이 많구나~
빵 하나 사먹어볼까 했지만 원화를 안받아줄 듯 싶어 그냥 사진만 찍고 지나간다.
인테리어까지도 한국과 비슷한거 보면, 얘들도 어제 본 노틀담 성당처럼 벽돌 한 장까지 한국에서 들고왔으려나? -ㅅ-


빈탄시장 앞의 버스 터미널.
앉아있는 매표원에게 152번 버스를 탈거라고 했더니, ticket in bus! 라고 이야기해준다.
어떤 버스는 여기서 티켓을 사서 타고, 어떤 버스는 타고 나서 안내양에게 지불하나보다.


빈탄시장 앞을 지나는 버스는 모두 여기를 지나가는건지, 정말 각양각색의 버스들을 봤다.
한국의 마을버스정도가 대부분이었지만, 종종 용달차 개조 버스라거나, 봉고차 개조 버스도 눈에 띈다. -ㅅ-;;
봉고차 개조버스는 그나마 나은데, 용달차 개조버스는 버스에 탄다기보단 짐칸에 실린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뿐만아니라, 베트남 현지인들도 엄청나게 많았다.
교복 비슷한 걸 입고있는 남자애들과 눈이 마주쳐서 웃어줬더니, 이것들이 자기 친구들 끌고와서 손가락질하며 웃는다.
음...그래, 그다지 호감가는 외모의 소유자가 아니란 건 인정하는데, 그렇게 대놓고 동물원 원숭이로 취급해주면 기분이 참 안좋지 않겠니?

사실 이 때 버스 터미널에 서있는 외국인은 달랑 혼자라서, 안그래도 주변에서 힐끔힐끔 쳐다보는 시선이 좀 난감하긴 했다.
'저 외국인은 가난한가봐~ 남들은 택시타고 가는데 왜 여기서 버스 타고 서있는거래?'라는 듯한 느낌;;
페루에서였나, 메뉴판에서 가장 싼 요리를 시켰더니 종업원 태도가 달라지며 건너편 식탁의 현지인보다 못한 서비스를 받았던 그 때의 느낌이랄까. 쿨럭;;;

지나가는 터미널 종업원(?)에게 152번 버스 여기서 타는거 맞냐고 물어보면서 10분을 기다린 끝에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뭐, 타고나서 공항까지는 금방이다. 대략 30분이 안걸리는 듯.

문제는 터미널에 도착하고 나서였다.
베트남 항공에 짐 붙이려고 줄서있는 손님들이 제법 많았는데, 하필이면 바로 앞에 있는 어떤 백인 아줌마가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대충 듣자하니 수화물로 보내려는 짐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짐보다는 아줌마가 좀 더 문제이지 싶었다.
미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몸매의 소유자로, 굳이 급을 분류하자면 다이아몬드급.
멋진 마름모꼴의 체형을 자랑하시는 분이다. -_-;;;;
그 덩치로 데스크에 기대서 직원과 실갱이하는게 무려 20분을 넘어간다.
바로 뒤에 서서는 '나 지금 몹시 짜증이 나있어'라는 표정을 대놓고 지어주고 있으려니, 항공사 직원이 아줌마더러 '저쪽에 가서 얘기하셈.' 이라면서 보내려고 한다.
바로 우리의 다이아몬드 아줌마의 호탕한 답변 '싫어. 여기 점장 누구야 점장! 점장 나오라고 해!'
직원도 나도 같은 심정으로 한숨 푸욱 내쉬어준다.

다행히, 아줌마더러 '그럼 담당자 올 테니까 기다리쇼'라고 해주고는 내게 손짓한다.
수화물로 붙이는 짐은 배낭 하나.
모든 서류는 여권과 함께 미리 준비해놓은지 오래다.
3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 모든 수속을 마치고 티켓을 받아들고는, 보란듯이 직원과 생글생글 인사 나누고 창구를 떠난다.
돌아나오면서, 옆에서 기다리는 아줌마 뒤에서 궁시렁궁시렁 대는 것도 잊진 않았음. -ㅅ-


덕택에, 남아있는 시간이 30분 정도밖에 없다.
애초에 라운지 가서 좀 편하게 먹고 즐기며 쉬려고 했는데, 가자마자 잽싸게 배부터 채운다.
근데...호치민 공항 라운지는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다;;;


음식이나 과일등의 가짓수가 부족한 것도 있지만, 이미 점심때가 지나가는 시점에 모든 그릇에 랩으로 씌워져서 아무도 손 안 댄 티를 팍팍 내는 것이다.
당연히 수분 다 빠졌을법한 과일류는 손도 안대고, 멀쩡해보이는 음식 몇 가지만 주워다 먹었다.


다행이라면 그나마 저쪽 끝에 있는 음료수 종류가 다양하는 점?
유명 현지 맥주를 비롯해서 와인 종류와 각종 쥬스등의 음료수는 그냥저냥 괜찮았다.
물론, 와인은 새거라서 뜯어보지도 못하고 맥주만 몇 종류 가져다 마셨다.
(일단, '절대 금주'하라는 의학적 조언은 잠시 접어두.....쿨럭;;)


하지만 호치민 공항 라운지의 장점은 따로 있었다.
바로 탁 트인 넓은 전망이다.
다른 라운지들이 대개 건물 안에서 답답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여긴 활주로 바로 옆에서 그야말로 탁월한 전망을 보며 맘편히 쉴 수 있다.


바로 옆을 지나가는 비행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뿐더러, 활주로의 특성상 가릴 것 없이 넓게 펼쳐진 공항 부지와 하늘은 보기만해도 시원하다.
게다가 여긴 에어컨도 되니까 실제로 바깥보다 훨씬 시원하기도 하고. -ㅅ-

배를 채운다는 목적은 그다지 달성하지 못했지만, 예상외의 즐거움에 잘 쉬다 역시 final call이 울릴때쯤 해서 비행기를 타러 이동한다.

한 시간 30분 가량의 비행이 마치고 나면 사실상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방콕에 도착한다.

덧.
아참, 그러고보니 아까 그 보석같은 몸매를 자랑하는 아줌마도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는데, 알고보니 이코노미석에 앉았다.
허....그게 이코노미석에 들어가나? 팔걸이 위에 판자 대고 앉아야 할거 같았는데.
의자와 아줌마, 옆좌석 승객과 지나가던 승무원 모두 괴로웠을 듯.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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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12, 첫째 날 #1

여행 떠나는 전날은 언제나 설레임과 가벼운 흥분에 늦게까지 잠을 설치기 마련이다.
그래서 알람을 몇 개 맞춰놓든 다음날 아침에 늦잠 자는 것도 드문 일은 아니고. -ㅅ-;;
늘 그렇긴 하지만, 예정했던 시간보다 30분 늦게 집에서 나오게 되었다;;

리무진 타는 곳에 갔더니, KAL 리무진 왕복으로 사면 할인티켓을 2000원 할인해준댄다.
뭐 왔다갔다 할 때 티켓 보관만 하면 잘 되는거니까 왕복으로 달라고 했다.
그리고 일단 카드가 된다는게 편했다. -ㅅ-a


만족한 쇼핑, 가벼운 여행이라고 해봐야 이번엔 KAL타고 가지도 않는걸. -ㅅ-a
뭐 술같은건 여행다닐 때 들고가기 어려우니, 기내면세점이나 마지막 공항의 면세점을 이용하는 편이 낫긴 하다.
애초에 면세점에서 이거저거 사는 타입도 아니니...

리무진 타고 인천으로 가는 도중 꾸벅꾸벅 졸다가 정신이 들어 창밖을 바라보니, 이건 왠 폭우가 몰아치고 있다.
인천공항행 철도 옆을 죽 따라 달리는 버스는, 때마침 옆차선의 택시에게 시원한 물보라를 선물로 던져주며 달려나가는 중이었다.
택시 운전석을 강타하는 물보라를 보니 오늘 아침 비행기가 죄다 결항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긴 하더라;;
생각해보니 어제 새벽 (잠이 안와서;;;) 게임하던 때에도 제법 많은 비가 내렸는데, 이녀석이 인천쪽으로 가면서 덩치를 좀 불린 듯.



자, 어쨌든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하자 비는 깨끗히 그쳐있었다.
뭐, 버스 속도가 더 빨라서 그런건지, 이동경로가 살짝 겹쳤던 것일 뿐인지....
어느쪽이든 비행기는 무사히 뜰거 같으니 부랴부랴 티케팅하고, 짐 부치고, 검색대 통과해서 공항 안으로 들어왔다.
검색대 통과하고나서는 시간이 얼추 남아서, 이제서야 사진기 들어올릴 여유도 생긴다. -ㅅ-;

인천공항에서 새로 탑승동이 생겼다는데, 마침 이번 비행기는 거기서 타게 된다.
사진에서 왼쪽 아래 화살표로 내려가는 곳이 탑승동으로 가는 모노레일을 타는 곳이다.
저거 놓치고 한참 헤매면 답 없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다행히 한 번에 찾았다.
사실, 인천공항 규모가 꽤 큰 셈인데, 저거 놓치고 왔다갔다 하다가 시간 다 뺏어먹으면 눈물 좀 흘릴 듯.


저렇게 생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죽 내려간다.
인천공항도 큰 편이지만, 탑승동까지 이동하고, 또 탑승동 자체의 크기도 아주 작은 편은 아니기에 검색대를 통과하자마자 탑승동으로 이동하는 편이 낫다.


내려가면 바로 옆에 모노레일이 정차한다.
운행 간격은 대략 5분 정도.
모노레일이므로, 입국하는 사람들이 모두 내린 다음 반대편 문이 열리는 방식이다.
혹시나 그대로 타고있으면 출국하는 사람 사이에 섞여 나갈 수 있으려나 싶긴 했는데...뭐 내부에 감지기같은게 있겠지. -_-;;
공항 직원들이나 항공사 승무원들도 이걸 타고 이동하는 듯.


탑승동에 도착하면 창밖으로 비행기나 각종 차량, 관제탑 등이 훨씬 잘 보인다.
그리고, 여전히 공항에서 사진 찍지 말라고 제지하는 사람도 없다. -ㅅ-;


탑승동에서 올라오자마자 정면 사진.
어째 느낌에, 인천공항 탑승동은 삼성이 돈좀 쥐어주고 로비를 많이 했지 싶다.
LCD등의 전자기기는 전부 삼성꺼에, 면세점은 완전 신라면세점 도배다. -_-
어이쿠, 하청업체 및 서민들 착취하여 불법상속에 열올리느라 바쁜 회사를 출국하는 마당에도 봐야겠심??


신라면세점 물품 인도장.
다른 면세점꺼도 해줄지는 모르겠지만...뭐 어쨌든.
탑승동에서 비행기를 탈 일이 있다면 신라면세점 물품을 인도받는게 젤 쉬워보인다.
공항에서 딴데 안들리고 바로 탑승동에 와서 물건 받고 구경하면 되니까.
뿐만아니라, 롯데면세점만 구석에서 주류 파는 곳 살짝 보이고, 나머지는 정말 눈길 닿는 곳 마다 신라면세점이다.
역시 자본주의 대한민국에선 돈이면 안되는게 없구나~


탑승동에 있는 한식집.
앞의 칠판엔 '오늘의 직원식' 안내와 더불어 '출석부 도장 모아주세요~'라고 씌여있다. -ㅅ-;;
탑승동에는 상대적으로 공항본동에 비해 손님들이 적다보니, 직원들 대상으로도 장사를 열씨미 해야겠구나~ 싶었다;;
'8천원짜리 비빔밥을 판매하는 공항 이용객을 대상으로 하는 고급 한식점'이 순식간에 구내식당으로 보이기도 했고; 쿨럭;;
내부 인테리어가 잘 되어있어서 사진 찍고 싶었지만, 손님도 아닌 주제에 사진찍는다며 막을까봐 한 장 찍고 후다닥 이동;;
물론, 그렇다고 사진찍기 위해 8천원짜리 비빔밥을 울면서 먹어주고 싶을리도 없었으니.


지나가다 보인 뇌입어 라운지.
뭐, 태생도 그렇지만, 하는 짓도 삼성이랑 다를바 없기에 같은 수준으로 경멸해주며 지나간다.
그럼에도 사진찍은 이유는, 탑승동에 몇 안되는 무료 이용시설이기 때문이다.
정~ 갈데 없어서 시간때울만한 곳은 정말 여기밖에 없는 듯.
하지만, 아무리 갈 곳이 없어도 뇌입어나 삼성은 그 행실좀 고치기 전엔 여기 들어가는 일 따위 생길리가 없다.
따라서 계속 지나가주자.


지나가면서 보인 타이항공 비행기.
끙, 사실 타이항공을 타면 마일리지 적립이나, 시간 등등 여러면에서 좋긴 하지만....
역시 가난한 여행자는 초저가 비행기 티켓 앞에서 무릎꿇을 수 밖에. -ㅅ-;;;

뭐 그렇긴해도, 이번 비행기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베트남을 경유하게된다.
호치민에서 1박 하고 넘어가는거니까, 간단히 구경할 수 있겠지~ 라는 생각에 오히려 더 즐겁긴하다.
대신, 돌아올 때 공항에서 7시간 기다려야 하는 건.........( -_-);;


주욱~ 가다보니 한국문화전시관(..이었나? 5초 기억력에 많은 걸 바라면 안됨) 이란게 있었다.
(몇 번 안되긴 하지만) 인천공항 이용할 때 마다 '초현대최신식시설'에만 집중했을 뿐, 이게 한국 공항이다라는 느낌은 전혀 받질 못했는데, 뒤늦게나마 이런게 생겨서 다행이다~라는 생각과 함께 들어가보았다.


오~ 들어가보니 제법 전시는 잘 해놓은 듯 하다.
사실 그동안 한국에 있으면서도 경주는 한 번도 못가봤고, 직지심경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등등은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구경하는 몇 안되는 외국인들 틈에서 함께 공부할 수 있었다;;;
친절하게도 영어 뿐만 아니라 우리글 안내문도 붙어있었으니;;

그런데, 솔직히 이건 '구색갖추기'로 대충 만들어놓은 듯한 느낌이 너무 강하다.


몇 번 안써본 카메라를 들고가는 바람에 원하는대로 사진찍기가 무척 힘들었는데, 이 사진은 대략 원하는대로 나왔다.
그래, 뭐 물품 보호하기위해 모두 유리로 막아두고, 실내니까 조명을 해놓은거 까지는 좋다 이거야.
근데 어떻게 해놨길래 반사되는 주변 풍경때문에 전시물 하나를 제대로 보기가 어려운건지.
하나라도 제대로 보려면 상하좌우로 이리저리 보법연습도 해야하고, 각도 바꿔가며 목운동까지 하라는 건 공항측의 친절한 배려인건가??

게다가 설명이라고 붙어놓은 건 무릎보다도 낮은 위치에, 각도도 애매하게 세워놓았다.
글자크기는 또 어찌나 작은지...
설명해주긴 싫지만, 없으면 따지는 사람들 있을까봐 세워놨다는 투가 역력하다.
마치 할인쿠폰의 '단, 다른 쿠폰과 중복하여 사용할 수 없습니다'를 찾아서 읽는듯한 느낌이다.

이 사진 한 장이면 하고싶은 이야기가 딱 나오는 셈.
상점 광고판도 아무 생각없이 세우는 게 아닌데, 나름 국내 최대공항이자 아시아의 물류허브를 자처하는 인천공항의 한국 문화를 전시하는 박물관이라면서 이렇게 생각없이 해놓은 걸 보면 정말 부끄러웠다.

후, 이건 팔아넘기기 전에 한국꺼라고 생색내기 위한 거였음?


나오면 바로 옆에 아시아나 라운지가 있다.
(사실 라운지를 먼저 찾았더니 옆에 있는 거였지만;; 큰 의미없으므로;;)

아시아나 라운지는 사진 찍을 수 없다는 이야기 때문에 내부 사진은 한 장도 없다.
그래서 마음놓고 음식에 열중해서 먹을 수 있었다. -ㅅ-
아침에 늦게 나와서 별달리 배를 채우지 않고 나왔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아시아나 라운지의 음식은 훌륭하다.
특히 죽과 샐러드는 왠만한 시내의 음식점보다 훨씬 맛있다.
상대적으로 PC장비가 있는 곳은 좀 지저분하게 느껴지긴 했지만....뭐 그건 그냥 넘어가도 상관 없고.

다음에도 탑승동에서 비행기를 타게 된다면 눈 딱 감고 아침을 굶은 채 여기와서 배를 채우고 싶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비행기 시간때까지 기분좋게 노닥노닥 거린다.


어느덧 시간이 다 되어, 베트남 항공 게이트로 타러 간다.
뭐 라운지에서 노닥거리다가 천천히 갔더니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이, 바로 입장하는 바람에 사진 찍은 건 아무 것도 없고;;


탑승시간은 10시 15분.
비행 시간은 약 5시간 30분이다.
시차덕택에 현지 도착시간은 13시 30분 정도가 될 예정.


기내식을 먹고, 창 밖으로 보이는 구름을 보다가 이내 가리개를 내리고 눈을 감는다.
블루 라군 위에 휘핑 크림을 얹고, 살짝 불어 저은듯한 하늘이 아직 선명하지만..

아직 여행은 첫째 날.
그것도 이제 첫걸음일 뿐이다.

체력 안배 하셔야지..-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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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아는 만큼 보고 온다.

짐 챙겨 본 사람이면, 그리고 한 두 번이라도 다녀와 본 사람이라면 대부분 동의하는 말일게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여태까지 어딘가 갈 때는 항상 누군가 챙겨줄 사람이 있었기에 여행다닐 때도 별로 부담되는 일도 없었다.
게다가 같이 여행갈 정도면 대부분 '이 게으른 인간에게 맡기느니 그냥 스스로 척척척 하는게 낫다'라는 사실 정도는 잘 아는 사람들인지라, 애초에 할당이 많이 떨어지지도 않았고;

여차저차 이런저런 사정이 겹쳐, 혼자 준비하게 되어버리자 정말 난감해진다.
여행 가는 것 자체는 예전부터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지만, 떠나기 직전에 태국으로 결정하고, 부랴부랴 최대한 빠른 비행기 티켓 사고, 뭐가 볼만한건지 조사하는 등, 할 일은 많은데 시간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도 했으니..

일단 목적지부터 태국으로 결정하고 나니, 다음에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는 알기 쉬웠다.
일정이야 변경할 수 없으니 해당 일정에서 최대한 저렴하게 비행기표를 끊고, 이동 경로에서 관광지를 찾아 정리하고, 주의사항을 확인한다...

근데 이게 생판모르는 나라가 되어버리면 언어는 뭘 쓰는지, 치안은 괜찮은건지, 음식이나 물에 주의해야 할 점은 없는지 등등...찾아봐야 하는 정보 자체가 너무 많다.
뭐 태국을 한 번 다녀온 일이 있긴 하지만, 그건 여행사에서 패키지로 갔었기 때문에 정말 아무 것도 신경쓰지 않고 몸만 왔다갔다 하는, 여행이라기보다는 관람에 가까운 행사였다.

개인적으로는 여행가서 여기저기 찔러보며 일상생활을 궁금해하며 돌아다니길 좋아하는 편이다(절대 길을 잘 잃어서가 아니라!!).
여행객들 대상으로 장사하는 으리으리한 고급 음식점도 좋지만 기왕이면 현지인들이 먹는 밥을 더 먹고싶어하는 편이기도 하고(이건 예산이 빠듯해서..;;).
그러다보니 가장 쉬운 방법, 즉 만만한 여행 패키지를 그대로 보고 베껴온다라는 건 의미가 없다.
사실 여행사 패키지로 가는게 좀 더 싸긴 하다.
대신 빠질 수 없는 패키지의 필수 코스, 쇼핑센터에서 시간때우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과, 원하는 음식을 먹기는 좀 어렵다는 점.

그래서 결국 인터넷을 뒤지고, 책을 빌려서 읽어보고 한다.


가장 추천할만한 곳은 역시 태국 관광청 서울사무소에 방문하는 것이다.

여행일정 내내 유용하게 썼던 태국 지도 2종, 그리고 시판되는 태국 가이드북을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알찬 책자도 무료로 얻어올 수 있다.
관심있다면 비치된 비디오 테입/DVD등을 보면서 공부하는 것도 가능하다.
요샌 인강처럼 시청각 교육이 대세라니...-ㅅ-;;
아, 참고로 태국어와 관련된 자료는 없었다;;


그리고 여러 여행 가이드들도 많다.
단, 안타깝게도 여행 가이드들 대부분이 오래된 책들이라 실제 정보와는 약간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뭐 사진첩 같은 것들도 있지만, 직접 보러 가는 마당에 굳이 햇살 쨍쨍 화창한 날 골라 찍어 살포시 포토샵으로 보정해 준 '조리예'를 먼저 볼 필요는 없을듯.

태사랑이라는 인터넷 동호회도 제법 괜찮은 정보들이 많다.
이 인터넷 동호회에서 정리한 태국 지도 역시 태국 관광청 서울 사무소에서 얻을 수 있는데, 여행자 거리인 카오산로드나 주요 시가지가 자세히 나와있어서 매우 유용하다.
대신, 여행 동행찾는 건 별로 기대 안하는게 나을듯. -ㅅ-;;;
불순한 의도가 뻔히 보이는 사람들도 너무 많기도 하고...쩝.

어쨌든, 아무리 준비해도 역시 시간이 너무 짧아서 조사한게 별로 없었다.
어흑. 일단 티켓은 환불불가이니, 무모하게 출발..ㅠㅠ

떠나기 전에 정리한 자료는 : http://2009thai.nik.kr
당연하지만, 여행다녀온 다음 실제 행적과 대조하여 사실성을 부여한 자료는 아니고, 앞으로 그럴 계획도 없음. -ㅅ-

덧.
음....사진에 위도,경도 넣는게 조금 복잡하게 되어버려서 일단 안넣기로 했음!;;
넣은 것도 있지만 안넣은 것이 대부분이다.
이거 남아있으면 아직 안넣었다는 얘기니까 좀 넣으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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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마지막 날이다.
뭐 이런저런 일들이 많긴 하지만 시간은 언제나 공평하게 지나치기 마련이니까.
주관시간은 제외하고 -_-;

12시까지 오사카항에 도착해야 하므로, 마지막 날인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오사카항 근처에서 돌아다닐 수 밖에 없다.

시간도 얼마 안되므로 여기저기 다 가볼 수는 없고, 몇 군데 정해서 가야한다.
그러다보니 기왕이면 (쿠폰 덕택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외관도 이쁘장하게 생긴 해양사박물관으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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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장하게 생긴 외관은 대략 이렇다.
저길 배 타고 들어가는 건 아니고; 별도로 육지에 있는 입구를 통해 들어가서 수중터널을 걸어 들어가게 된다.
나름 통유리로 된 수중터널을 기대했지만...그런 건 전혀 없었음 -_-;

뭐, 입구에서부터 실망이었지만, 내부도 그닥 볼만한 건 없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마지막날 한 군데 밖에 갈 수 없을 경우의 선택지로는 최악이랄까;
그냥 이쁘장한 외관은 버스타고 지나가면서 봐줄만 하고, 내부는 그닥 시간 쪼개서 들어갈 이유는 없을 듯;;


그리고 시간되어 오사카항에서 출항.
...하기 전에 면세점에 뭔가 없나 구경하려 했는데, 오사카항에는 면세점이 없었다.
뭐, 딱히 살게 있었던 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아쉬워 한 뒤 배에 올랐다.

이미 부산에서 출발 할 때의 경험으로, 편의점에서 음식을 확보하는게 가장 우선순위가 높다는 걸 알고 있었기 떄문에 잽싸게 편의점으로 향했다.
............허걱, 오사카에서 출발할 때는 상품들을 보충하지 않는다.
하긴, 한국 물품들이니 당연한거겠지만....-_-a 뒤통수 맞은 느낌;;

더더욱 안좋은 소식은, 배에 타고 있는 초중딩들은 역시 출발할 때 그 난리를 피웠던 초중딩이다.
뭐, 얘기해봐야 더더욱 암울해질 뿐인 초중딩 얘기는 이만 접고..
배 여행의 장점이나 주욱 나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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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보고, 아침에 일어나니 부산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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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바로 올라가기가 아까우니 여기저기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올라간다.
..."선원모집"이라는 간판이 시내에 걸려있다는 게 인상적이었음.
서울에선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새우잡이 배에 태워보낸다"라는 말이 꽤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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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부산에서만 먹어볼 수 있다는 밀면.
-ㅅ- 서울에는 왜 밀면이 없는건지 이해가 안될 정도로 매우 맛있었다.
시간상 못먹어본 돼지국밥을 못 먹은 것이 약간 후회되긴 하지만...
나중에 시간나면 부산에나 놀러가볼까 -ㅅ-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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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잘 때는 옆에서 깨워도 8시에 일어나기가 힘든데, 희한하게도 여행나오면 눈이 번쩍 뜨이는 편이다.
7시에 일어났다가 여유있게 한잠 더 자기까지하고 씻고 나왔다. -ㅅ-
같은 방을 쓰는 다른 분은 무려 도쿄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신, 일본을 비행기로 여행하고 계신 브루주아중의 브루주아;
혹시나도 깰까봐 조심조심 짐을 챙겨서 나왔다.

오늘부터는 오사카 패스를 이용해서 지하철을 타고 다니기 때문에, 어제처럼 무식하게 지하철 요금 아끼겠다고 걸어다니는 일은 안해도 된다.
그러고보니 도쿄에서도 비슷하게 걸어다녔던거 같긴 한데;;

발걸음도 가볍게 향한 곳은....어쩌구 역사 박물관.
룰루랄라 하면서 들어갔는데 아니 이게 왠걸, 오늘은 휴관일이랜다.
가이드에는 분명히 어제가 휴관일이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일본에서는 휴관일등의 자체 휴일과 공휴일이 겹치면 하루 미뤄서 연휴로 쉰다고 한다.
즉, 어제가 일본의 공휴일인 관계로, 어제 문을 닫는 시설들은 오늘이 바로 노는 날.
아뿔싸~ 라는 아쉬움과 부러움의 콤보 어택이다.

그나마 다행인게, 역사 박물관 1층에서 '사막에서의 삶'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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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의 모래 샘플들을 가져다 두고, 확대하여 모니터로 볼 수 있게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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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시회라고 해도 일본어 나와있으니 뭐가 뭔소린지 알 수가 있나. -_-a
차라리 옆에서 일본어를 읽어주기라도 했으면, 아니 최소한 히라가나 / 카타가나로 나와있어도 대충 감 잡겠지만, 중간중간 한자가 섞인 안내판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런데, 스탭중의 한 분이 무려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로 몇 가지 안내를 해주는 덕택에 그나마 몇몇 전시는 이해할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일본식 영어는 콩글리쉬보다 오십 배 정도 알아듣기 어렵다. -_-;;;;
뭐 영어 잘하는 사람이라면야 그냥 그려려니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겐 이 사람이 영어로 말하는건지 일본어로 말하는건지 조차 구분 안갈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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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꽃 이라고 불리우는 돌 종류.
왼쪽의 황토색 돌이 Desert Rose라고 한다.
사하라 사막에서 가져온 돌인데 매우 신기했다.
당연하지만, 이건 만져볼 순 없다. -ㅅ-;

일본의 전시가 대부분 이런식인지는 모르겠는데, 이 사막에 대한 전시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단순히 안내판과 사진만 반복되어 있는 전시가 아니라, 실제로 모래 결정을 현미경으로 보고, 사막 식물을 만져보는 등, 일종의 체험형 전시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요새는 한국에서도 이렇게 하나? -_-a;;

그밖에 뭔가 떠들어대는 TV도 보고, 먹어보라고 하는 식물도 맛보고 설문지도 한 장 작성해준 다음 천수각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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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천수각인데, 내부는 온통 사진 금지라고 3개 국어로 도배를 해놨길래 한 장도 찍지 못했다.

천수각은 과거 화재로 인해 불타 소실되었던 것을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자연스레 남대문의 화재를 떠올리게 된다.
이 천수각도 멀리서 봤을 때는 고풍스럽다는 느낌이 드는데, 가까이에서 확인하면 그닥 오래되었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대신, 천수각의 외형은 그대로 복원하면서 내부는 모두 바꿔놓았다.
관광지라는 특색을 살려, 내부에 전시실을 만들고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빔 프로젝터를 이용한 동영상 상영 - 영문 + 일본어 자막 포함 - 및 투명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입체 전시 등, 전시 자체도 제법 신경 써서 구성한 흔적이 보였다.
게다가 관람객의 동선 구분도 확실히 되어 있고, 엘리베이터로 우선 최상층까지 올라간 뒤 내려오는 방식으로 보도록 구성해놓기도 했다.

그런데 어릴때부터 초등학교시절 소풍이다 뭐다 해서 각종 박물관에 끌려갔다 온 입장에서 보면, 사실 이곳 천수각의 전시품들은 굳이 시간들여서 볼만한 것들은 아니다.
(대부분 전쟁과 관련된) 일본 문화재, 혹은 히데요시의 유품과 생애 등을 설명하고 있는 것인데, 동양권 문화에 대해 생소한 서구권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도쿄에 있다는 .....머쩌구 궁에서도 느끼고, 어제 갔었던 동대사에서도 확인한 것이지만, 일본의 사찰 및 문화재들은 확실히 크기면에서는 거대하다고 할 만 하다.
땅덩어리가 우리나라보다 넓은만큼 노동력을 더 많이 동원할 수 있어서인걸까. (그렇다면 중국 문화재는 과연 얼마나 크려나 -_-;;)
하지만 그만큼 세부적인 아름다움이나 정교함은 우리나라 문화재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우리나라 문화재들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관리 상태이다.
모든 걸 제쳐두고 천수각 최상층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그 광대한 녹지에 말을 잃었다.
서울 한가운데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경복궁과 창경궁은 청와대만도 못한 대접을 받고 있는데 반해 일본의 문화재 관리는 정말 눈여겨볼만하다.
얼마 전 창경궁을 갔을 때 '관광 한국'을 외치던 그 광고가 어찌나 부끄러웠는지 다시 한 번 떠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자, 어쨌든 이래저래 천수각을 뒤로 하고 다시 오사카 시내로 돌아왔다.
이번에 간 곳은 '고쿠라쿠 쇼텐가(극락 상점가)'.

이렇게 말하면 한 번에 찾아간 듯 하지만, 사실 그 주변을 엄청나게 헤멨다.
가지고 간 지도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구한 관광지도 역시 위치가 정확히 표시되어 있지 않고, 잘못 표기된 곳도 엄청나게 많았다.
도쿄와는 달리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한 번에 답을 얻기도 힘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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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오사카의 옛 상점가를 재현해 놓은, 일종의 테마파크라 할 수 있다.
물론 건물 안에 있으니만큼 그 크기는 매우 작지만 오사카의 근대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인 셈이다.
그리고 때마침 올라간 시간에 이렇게 공연을 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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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자체는 내용을 몰라도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다지 길지 않으면서 흥겨운 것이었다.
아무래도 테마파크다 보니, 안에서 파는 군것질거리 등은 꽤 비싼편이기는 하지만, 내부는 제법 재미있었다.
한국의 70~80년대 분위기랄까, 그런 일본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는 것도 있지만, 의외로 내부에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도 착실하게 잘 되어있어서 더욱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크다.
그리고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손님들을 즐겁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지나가던 아줌마(사실, 이 아줌마가 입구에서 들어오라고 호객행위를 했었기에 우리를 알아보고 다가왔다)가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하더니, 이긴 사람에게 - 즉 손님이 이길 때 계속 한다; - 바구니에서 불량과자 -ㅅ-를 하나씩 꺼내서 주고 재밌게 놀다 가라면 웃으면서 인사를 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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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분을 3명이서 30분 이내에 먹으면 무료라는 아이스크림 가게.
아이스크림 크기가 도대체 얼마나 크길래 -ㅅ-a;;
가격이 무려 9만원이기에 포기.
머그샷은 $16이었다구!

그리고 이쪽 주변을 여차저차 더 돌아다니면서 해질 때 까지 기다렸다가 공중정원을 보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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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제법 멀어서 부지런히 걸어가야 했다.
아 물론, 도쿄 도청에 올라갈 때 만큼 무식하게 많이 걷지는 않았다. -_-;;;
(이것도 같은 방 쓰는 분께 물어봤더니 도쿄 도청 바로 아래까지 가는 지하철이 있댄다...끙;;;)

물론 걸어가는 보람은 있다.
아니,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
대신 커플 염장질은 알아서 필터링 해줘야 한다; 영화찍는 커플들이 더러 보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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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게 후시카츠라는 꼬치튀김이다.
고구마, 단호박, 새우 등등의 여러 음식들을 꼬치에 꽂아 튀기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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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뜨기 전에 일어나 선상일출을 구경하겠다!
...라는 의견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기에, 느지막히 일어나도 이젠 별로 아쉽지도 않다. -ㅅ-;
뭐 돌아오는 길에 기회가 한 번 남아 있으니까...라고 오히려 안심해버린다.

배멀미에 조심하라는 주위의 무수한 충고가 무색하게, 울렁거린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멀미약을 들고 다니거나, 붙이고 다니거나하는 사람들은 자주 돌아다니지만, 딱히 시달리는 사람도 보진 못했으니..
배가 출렁~출렁~ 댄다는 느낌은 있지만, 워낙 큰 배라 그런지 그닥 심하지는 않다.
...라고해도 배를 타본 경험이 없으니 심한건지 어쩐건지 -ㅅ-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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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있는 연회석..비슷한 공간인듯.
실제로는 식사시간에는 레스토랑, 그 외에는 카페, 저녁에는 공연장으로 변신..까지는 하지 못하고, 그냥 다용도로 쓰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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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로 옆에는 이렇게 음료를 파는 곳도 있다.
생긴건 상당히 허접해도, 가격은 절대 허접하지 않다. -ㅅ-;
가격에 질려서 음료가 맛있는지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음.

오사카항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전 10시경.
걸어서 약 2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30초 정도 버스타고 이동한다. -ㅅ-;;
뭐, 아직은 입국심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도 있지만, 항구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화물 트럭들에 치이지 않기 위함이기도 한 듯.
오사카항 입국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항구에서 지하철까지의 이동이다.
항구에서 지하철까지는 원래 버스가 다니는데, 항구에서 출발하는 첫 버스는 11시 45분쯤에 있다고 한다.
입국수속등을 다 마치고 나온 시간이 11시쯤 되니, 45분동안 항구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
물론, 시간이 아까우니 지하철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친절한 버스기사 아저씨가 그야말로 열심히 설명해주기도 했고.
같은 질문하는 한국인이 많을텐데도, 짜증은 커녕 잘 알아듣지 못하는 기색을 눈치채고 자세히 설명해주는데는 고마움을 넘어서 감탄까지 하게 된다.

어쨌든, 도쿄에서 한 번 헤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지하철을 타고 숙소까지 도착했다.
뭐 오사카 자체가 그다지 큰 편은 아닌듯 하여, 지하철을 타면 대개 30~4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지하철 타는데만 익숙해지면 어디로든 이동하는데 문제없는 셈이다.

자, 드디어 숙소에 짐을 넣어두고 일본의 첫 목적지, '나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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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까지도 지하철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이쪽은 거리가 좀 멀어서 장거리 뛰는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한다.
거리가 먼 만큼 지하철도 특급, 세미 특급, 일반 등등 여러 종류의 지하철이 다닌다.
그렇다고 지하철 가격이 달라지는 건 아니고, 나라까지 걸리는 시간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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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약 40분 정도 걸려 도착한 나라는 역시 관광지라 그런지 일본인과 외국인들이 엄청 많았다.
하지만 관광지든 뭐든 일단 중요한 건 역시 배를 채우는 것! -ㅅ-
일본에 도착해서 한 끼도 먹질 못했는데 어느새 점심때가 훌쩍 넘어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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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뭐라고 쓰여져 있다는 건 알겠는데, 100% 해석 가능한 메뉴는 별로 없다.
그나마 다행인게, 일본의 식당들은 대개 입구쪽에 가격과 함께 음식 모형들을 전시해놓아서 그닥 큰 문제 없이 원하는 음식을 주문해서 먹을 수 있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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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채우고 나서야 어떻게 생긴 가게인지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대략 이렇게 생긴 가게에서 면 종류를 먹었는데, 모밀 싹으로 만들었다는 죽이 맛있었다.
면 자체는 그냥저냥 평균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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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사실 그다지 볼게 많진 않고, 딱 두 가지만 보면 된다.
동대사와 사슴 -ㅅ-;
동물원에 있는 사슴이 아니라, 개방된 공원에서 놀고있는 사슴들을 직접 만져보고, 같이 놀고, 쫓겨다니고, 사슴 똥도 밟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근데 이곳 사슴들에게 아무 음식이나 주는 건 아니고, 사슴들이 먹는 과자를 이렇게 앞에서 판다.
150엔, 대략 1500원 정도 내고 과자꾸러미를 사서 사슴들에게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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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봤던 동화의 탓이 큰지, 사슴이라고 하면 뿔이 있긴 하지만 온순하고 우아하다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물론, 직접 보기 전까지는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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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녀석들은 코가 좋은건지 눈이 좋은건지, 오른쪽에 있는 저 아저씨처럼 손에 사슴과자를 들고 있다 싶으면 그냥 마구 달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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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들이댄다'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다고나 할까 -ㅅ-;
처음에는 멋모르고 '오~ 이녀석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으로 쳐다보고 있어!'라는 반응을 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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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 달려와 뿔로 찔러대며 먹을것 내놓으라는데는 점점 이미지가 바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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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서 과자 냄새가 난다 싶으면 저렇게 코부터 들이대고 눈빛으로 호소...라기보다는 일단 먹을걸 챙기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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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척 하고 있지만, 이녀석도 본질은 사슴 - 즉, 사슴 과자에 환장한 생물 -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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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근처에도 절과 탑이 있는데, 동대사 탓인지 다들 엄청나게 컸다.
때마침 무슨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후덜덜한 가격대에 그냥 패스.
입장권 판매소만 열심히 구경하고 동대사로 이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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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은 나라 역에서 동대사까지 이동하는데 있는 그 큰 공원 대부분에서 볼 수 있다.
동대사 앞에도 사슴들이 어슬렁어슬렁 대는데, 정말 바닥을 조심히 살펴보며 걷지 않으면 지뢰 밟기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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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을 처음 보면 마냥 좋다.
사슴 과자도 사서 한입씩 주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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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슬슬 주변의 사슴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절대로 저 아줌마가 예뻐서 모일리는 없고, 오로지 손에 들고 있는 사슴 과자 때문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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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사슴과자를 강탈당한 아주머니, 이제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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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슴들은 절대 놔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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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는 형태가 되어버린 아주머니와 그 뒤를 쫓아가는 사슴들;
한동안 저 아주머니는 사슴들에게서 떨어질 수 없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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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쪽이 관광지라 그런지, 대부분의 건물들이 저렇게 옛 한옥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신주도 있는데가, 영업중인 상점에서도 기모노를 입고 판매하는 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앞을 달리는 자동차들은 역시나 최신형, 간혹 비싼 고급 스포츠카도 보인다 -ㅅ-;
아, 그리고 인력거를 몰고 다니는 아저씨들도 주변에 많다.
보나마나 비쌀듯 하여 관심조차 두진 않았지만....사실 서양쪽에서 온 사람이라면 모를까, 인력거가 그닥 신기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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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도착한 동대사 입구.
세계 최대의 목조건축물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모든게 다 크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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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지붕에 뿔 달린 건물이 동대사 대웅전이다.
그러고보니 일본절이나 성에는 뿔 달린 것들이 많다.
그렇다고 사슴 뿔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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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엄~청 나게 크다.
앞에 서 있는 사람들과 비교해도 실제 크기는 역시 직접 봐야지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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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에 있는 불상이다
어두워서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안에 들어가서 불상 주변을 한바퀴 보면서 감상할 수 있다.
정말 '크다'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달까;
세계최대목조건축물이라는 건 역시 직접 봐야하는거구나.
특히나 한국 사찰이주는 섬세하면서 아름답다는 느낌에 익숙한 나머지, 저렇게 크기로 압도하고자 하는 사찰은 제법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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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나 애니에 가~끔 나오는 도리이 -ㅅ-;
절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많이 있길래 한 장 찍어봤다.
관광객들은 대부분 동대사만 보고 바로 돌아가는 듯 했는데, 직접 주변을 돌아다녀 본 결과...그닥 볼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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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오사카에 돌아와 저녁을 먹기로 한 회전초밥집.
원래는 요시노 스시라는, 상자초밥을 처음 만들었다는 곳에 가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주변을 30분가량 헤멘 끝에 결국 그냥 회전초밥집으로 가기로 결정 -ㅅ-;

한국에선 동해도라는 회전초밥집을 가보고 그냥저냥 싼맛에 먹을만 하네~ 정도였는데..
이곳은 초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특히 이 초밥집이 위치한 도톰보리는 식당 앞에 사람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뭐, 그만큼 맛있다는 증거겠지~ 라면서 약간의 기대를 하고 더운날씨에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기다린 보람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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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내부는 그냥 회전초밥집이랑 크게 다를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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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제법 다양한 종류의 초밥을 먹어봤는데, 먹느라 바빠서 사진을 다 찍진 못했음 -ㅅ-;

안타까운건, 중간에 참치초밥이 올라왔는데 때마침 다른 초밥을 손에 든 상태였기에 다음에 올라오면 먹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두 번 다시 구경할 수 없었다. ㅠ_ㅠ
한 번 먹어보고 맛있었던 초밥들은 역시나,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에 오기전에 모두 다른 사람의 입으로 사라져버린다.
다 먹고 일어서기 전에 참치초밥을 한 번 먹어보고 갈테다~ 라며 주문해봤지만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하는 듯;; =ㅅ=;
뭐 하지만 다른 초밥들이 워낙 맛있어서 그닥 후회는 남겨두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교통비 아끼겠다는 일념하에 도톰보리에서 숙소까지 열씨미 걸어서 도착하고 -_-;;
같은 방을 쓰는 분과 인사한 후, 피곤에 지쳐 후다닥 잠들어버렸다.
내일부터는 오사카 주유패스를 쓸테니 교통비 아끼겠다는 무식한 짓은 안해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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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만 펼치면 연일 들려오는 소식중 하나.
배럴당 $100 돌파는 이미 옛날 얘기고, $150돌파, $200돌파까지의 우울한 전망을 연일 쏟아낸다.
이미 생활물가에 악영향을 끼치는데..아니,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가격은 올라가고 제공받는 서비스와 제품의 질이 떨어지기에 딱 좋은 핑계가 나온 셈이다.
담합에 열심인 국내 정유사들은 적당한 핑계를 찾아 가격 올리기만 바쁘지, 유가 떨어진다는 뉴스가 헤드라인에 걸려도 외면할 뿐이니.

평소에 한 푼 두 푼 간신히 모아 무더운 여름날 바깥 나들이 한 번 하려는 사람에게 역시 큰 타격이다.
성수기에 야금야금 올라가는 비행기 티켓 가격이야 그저 그러려니 하겠는데, 유류할증료라는 어이없는 괴물에 발목잡히게 되어버렸다.
아니, 무슨 티켓 가격이 30만원인데 유류할증료가 16만원이야!!!
덕택에 어울리지 않게도 국제유가 상승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시국토론자 한 명이 탄생해버렸다.

하지만, 기름값이 비싸서 자가용을 못끌고 다니면 BMW를 이용하면 된다.
그럼 비행기가 유류할증료라는 녀석을 등에 업었다면, 배타고 가까운 곳에 가보자...! 라는 계산을 하게 된다.
그래서 찾아본 일본까지의 배삯은 약 20만원선.
하지만 이걸로 안심하면 안된다.
유류할증료라는 녀석은 항상 '불포함'항목에서 찾아봐야 하기 때문이다.
찾아보니 역시 배도 맹물로 움직이는게 아닌지라, 유류할증료를 내야 한댄다.
그 가격은 무려 16000원.
응? 잠깐, 16만원이 아니고?
다시 한 번 확인해봤지만 1만6천원이 맞댄다.

그렇다면 유류할증료포함 약 45만원의 비행기편과 약 22만원의 배편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셈이다.
돈 많고 시간이 부족한 사람이라면야 비행기편이 정답이겠지만,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싼 저임금 인력의 입장에선 시간을 더 쓰고 배편으로 갈 수 밖에 없다. -ㅅ-;
그래서, 이번엔 일본에 배타고 한 번 가 봅시다.

여기서 잠깐 추가해야 할 항목이 바로 부산까지의 이동에 필요한 돈과 시간이다.
다행히 아직까진 서울에서 오사카까지 가는 배편이 없으므로, 부산까지는 기차 혹은 버스로 이동해야 한다.(2MB짜리 계획이 성공하면 바뀔지도 모르겠다)
뭐, 이른바 '중산층'이라면야 부산까지 비행기 타고 가서 배타고 일본에 간다는 -_-;;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는 저임금 노동자.
기차타고 부산까지 가기로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얌전하게 부산까지 가기는 싫어서, 꼼수를 찾아봤더니 부산까지는 'KTX동반석'이란 걸 이용해서 싸게 이동할 수 있었다.

KTX의 각 차량에는 양 편에 4석씩, 총 8석의 '마주보고 가는 좌석'이 준비되어 있다.
이걸 '동반석 할인'이라는 제도를 이용해 편도로는 약 3만원 정도, 왕복 약 6만원으로 부산에 다녀올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따져본다면,
A. 비행기 : 티켓 30만 + 유류할증료 15만 + 인천공항 리무진 1만 = 총 46만 + 약 4시간
B. 배 : 티켓20만 + 유류할증료 2만 + KTX 티켓 6만 = 총 28만 + 약 19시간
이라는 계산이 나오게 된다.

그래서, 최종 일정은 서울 -> KTX 부산역 -> 부산항 -> 오사카항 으로 갔다가 역순으로 돌아오는 일정을 선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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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단은 KTX를 타고 부산으로 출발!
의외로 가운데에 접었다 펼 수 있는 탁자도 있어서 여행 자료를 읽거나 할 때는 편했다.
하지만 의자를 뒤로 기울이는게 상당히 제한되어있다는 점은 좀 단점이다.
좁은 차량에 최대한 많은 좌석을 우겨넣으려 하다보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만일 KTX동반석에 필요한 인원인 4명을 다 모으지 못했다면, 인터넷에서 KTX 동반석을 함께 이용할 사람을 모집하는 카페에 가입하면 된다.
그나마 가장 큰 곳이 http://www.ktxcarpool.com 이라는 사이트인데, 다음에 있는 카페와 연동된다고 한다.
회원가입할 때 다음 ID를 입력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비밀번호만큼은 반드시 다음과 다른 비밀번호를사용하는 걸 잊으면 안된다. -_-+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은 약 3시간.
대전까지 한시간만에 가는 걸 보면 정말 빠르다는 실감이 난다.
단, 빨리 가는 건 대구까지고, 대구에서 부산까지는 기존 철도구간이기 때문에 빠르게 달릴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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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도착한 부산 KTX역.
그러고보니 그동안 부산에 와본 건 처음이다. -ㅅ-;
와~ 덥다라는 한마디만 말한뒤, 부랴부랴 부산 국제 선박 터미널로 이동해야 한다.
택시를 타고가는 방법도 있지만, 부산 KTX역 바로 옆에서 버스를 타면 금방 도착한다.
버스타고도 5분 정도면 도착하는 거리라 그런지, 택시 운전하시는 분들은 싫어하시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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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국제 선박 터미널은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크기가 작았다.
시설도 뭐...그저 그런 정도였고.
아무리 우리나라가 반도국가라고는 해도, 아직은 배타고 주변 국가에 나갈 일은 많지 않으니까.
사진 너머로 보이는, 창문달린 흰색 벽이 바로 일본까지 태워다 줄 팬스타 드림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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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 터미널보다 좁은 내부는 의외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알고보니 이날 단체여행객들이 제법 많았다. -_-;;
뭐, 아무리 선박여행이라고는 해도 개인 손님들만 받아서는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울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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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뿐만 아니라 대마도, 시모노세키 등등으로 떠나는 배 역시 이곳에서 출발한다.
뭐, 당연한건가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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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을 받고 2층에 올라오면 출국수속을 받기 위해 대기해야 한다.
뒤편에 모여있는 초글링 및 중딩들.
그리고 개인 여행객들은 좀 더 앞에서 미리 기다리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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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의 출항시간에 따라 출국수속을 시작하기 때문에, 미리 온다고 해도 약간 기다려야 수속을 받을 수 있다.
가방한테 자리를 지키라고 부탁하고, 바로 옆에 있는 음식점(매우 비싸다!)에 가거나 주변을 돌아다니는 정도는 괜찮다.
그리고 검색대 등을 통과하는 출국수속을 마친다 하더라도, 역시 배에 올라가는 승선시간까지는 제법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안에 들어가서도 한참 기다려야 한다.
출국수속을 마친 상태라면, 승선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면세점을 가도 되고, 시내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품을을 찾는 것도 가능하다.
근데..솔직히 부산항 면세점은 부실하다.
뭐 돈 아끼려고 배타고 가는 사람들이 사봤자 얼마나 사겠어~ 라는 계산인걸까.
분하지만 반론할 수 없군 -_-;
...이라지만, 그래도 역시 살 사람은 산다.
시내면세점에서 구입한 물건이 면세범위가 넘었다며 들어올 때 대신 들고와달라는 일행이 있었으니.
사실, 선물용으로 몇가지 사려고 했지만 찾는 물건이 없어서 그냥 안사기로 했다.
(돈이 없어서 못 산게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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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저차하여 승선하고 배에 올랐다.
여행사에서 준 숙소는 8인실짜리.
보아하니 단체 여행객들은 30인실, 8인실 등에 골고루 들어간 모양이다.
8인실도 그닥 좋다고는 할 수 없는데, 창문하나 없는 방에 그야말로 1cm의 틈조차 남김 없이 매트리스를 깔아야 8장이 간신히 깔리는 좁은 방이다.

게다가 여행사에서 배정하다보니 같은 방을 낯선 사람들과 함께 쓰는 경우도 발생한다.
어떤 아저씨와 그 아들내미가 들어오길래 '안녕하세요!'라면서 인사를 해봤지만.....낯선 놈들은 무시하자는 가풍을 자랑하는 집안인지, 방에 들어올 때 마다 인사해도 예외없이 무시당한다.
아니, 솔직히 호의적인 외모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건 인정하지만 그래도 예의상 인사정도는 받아주면 안되냐! 라는 항의는 무겁게 삼키고, 바깥에 나가보기로 했다.

참, 방에는 '개인 보관함'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과 방을 같이 쓸 때는 개인 물품을 알아서 잘 챙겨야 하는 수 밖에.
데스크에 물어봤지만 배안에는 개인락커도 없고, 데스크에서 보관해줄 수 있는건 여권이나 지갑류의 작은 물품만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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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보다 싸다고 해서 배 여행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격이외의 장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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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하나가 바로 자유롭게 갑판에 올라가 바닷바람과 함께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배가 출발할 때 부터 도착할 때 까지, 일부 갑판이 제한되는 경우는 있으나 항상 밖에 나가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비행기 1등석에서조차 누려볼 수 없는 자유다.
비행기에서라면야 날개에 올라가보기는 커녕, 창문을 열려고 해도 승무원에게 곱지 않은 눈길을 받게될 게 뻔하지만, 배에서라면야 돌아올 자신만 있다면 바다로 뛰어내려도 된다.
물론, 배가 기다려줄거라는 낙천적인 생각은 접어두고 뛰어내려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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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떠난 부산항 주변엔 이런저런 배가 많이 떠다니고 있지만, 그렇다고 가까이에 오는 배는 없다.
가끔 공항에서 비행기끼리 교통체증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배편은 여유가 많다.
활주로가 필요한 비행기에 비하면 훨씬 간단한 시설만으로도 접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덕택에 다른 배들을 손 닿을 정도로 가까이에서 보는 행운까지 누리기는 힘들었다.
대부분 멀찌감치 떨어져서 항해하며, 가까이 올라치면 기적으로 경고하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자주 일어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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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마 구명보트인거 같은데....과연 여기에 몇 명이나 탈 수 있을까 -_-;;
배에 잔뜩 탄 초딩, 중딩들이 너도나도 타겠다고 몰려들다가 이것 마저 가라앉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혹시나 문제가 생기면 이 보트보다는 구명조끼나 고무튜브, 혹은 고무보트를 찾아봐야겠다는 결심을 자연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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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나면 제일 위의 갑판의 출입을 제한한다.
그렇다고해서 밖에 못나가는건 아니니까, 마음만 먹으면 자그만치 바다에서의 일몰과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지런한 사람들의 몫이다.
방에서 (지상파 채널과 OCN, 그리고 일부 일본 채널이 나오는) TV를 보다가 잠들고 나니 어느새 해가 진 상태다 -ㅅ-;
그나마 잠에서 깨게 된 것도 '이제 곧 XX다리를 통과하게 된다'라는 안내방송 덕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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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바다라고 아무 것도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하늘로 눈길을 돌리면 수십억 광년이라는 거리를 여행한 별빛이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반짝이다.
도심지인 서울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밤하늘이다.
아쉬운 건, 배자체에서 켜놓은 인공 조명과 그래도 도시 근처때문인지 생각보다는 적은 별들만을 볼 수가 있었다.

배가 앞으로 나아갈 수록 별들이 점차 사라진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건 착각이 아니다.
다시 앞을 바라보면, 항구도시 전체가 마치 구름을 향해 빛나는 전구처럼 느껴진다.
거리 곳곳에서 규칙적으로 세워진 가로등 불빛과 건물에서 새어나오는 형광등 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가 마치 빛의 오오라를 어두운 하늘로 쏘아보내고 있다.

산너머에서는 도시보다 한층 밝은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는데, 갑판에 줄지어 선 다른 사람들 역시 궁금해하는 눈치였다.
혹시 이 항구보다 좀 더 큰 도시가 산 뒤에 있는게 아닐까하고 짐작하는 순간, 산뒤로부터 빛무리를 두른 달이 성큼 걸어나온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주연배우의 등장에 갑판에 서있던 관객들은 정신없이 산 편을 구경하기에 바쁜 나머지, 조금 전까지 재잘거림이 가득했던 갑판은 한동안 찬탄만 가득할 뿐이었다.
정말, 배로 오사카에 가기로 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할 만큼, 전 여행 일정을 통틀어 최고의 찬사를 받을만한 연출이고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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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택인지, 머리위를 지나가는 다리를 봐도 그냥 무덤덤할 뿐이다.
뭐, 육지쪽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무덤덤하게 바라보고 있겠지 -_-;;

여기까지 보고 선실에 들어가 맘편히 잠들었다...라면 좋겠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주변을 꽉 메운 중학교 단체가 도저히 잠잘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는다.
밤새도록 판치기를 한답시고 쿵쿵대는 소리, 분명히 지도교사의 허락을 받았을리는 없는 벽 너머로 건너오는 담배연기라니...
게다가 새벽2시까지 복도를 뛰어다니며 고함치는 건 역시나 대한민국 중딩이라는, 다른 의미의 감탄을 하게 만들어줬다.

아놔, 올때도 이것들이랑 같은 배를 타고 올텐데....라는 걱정 역시 쉽게 못 잠드는 이유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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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한국땅을 잠시 떠나주겠다고 하니, 이젠 지구적인 규모로 환영행사를 다 해준다.

난생 처음 배 타고 가겠다니까 친절하게 폭풍도 소환해주고.

저번에 갔던 도쿄는 너무 편하게 다녀와서인지 이번엔 지진과 쓰나미 경보의 콤보까지.

늘 사소한 것 하나에 기뻐하도록 관심과 배려를 잊지 않으니.

즐겁게 다녀옵시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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