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15
아흔 여섯 번째 날, 수요일이다.
어제는 비도 많이오고, 천둥 번개까지 잔뜩..
기숙사 앞에 잔뜩 떨어진 나뭇잎.
가을인데다가, 비가 잔뜩 왔으니 어쩔 수 없나.
하지만 저렇게 나뭇잎이 잔뜩 쌓인 곳 위를 걸어가는 건 상당히 기분좋다.
.....뭐 그래서 계속 그 위에서 놀았다는 건 아니고;;;
오늘은 Daniel과 다운타운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런데 여차저차하여, 머그샷에 가기로 했다.
머그샷에 가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
Mugshot이라는 가게에서 파는 the MUGSHOT이라는 햄버거.
3 seasoned patties
6 strips of bacon.
cheddar and swiss cheese.
mayo, mustard, lettuce, tomato, red onion..
brew eity's beer battered fries, onion ring, pickle,
...등등의 음식재료만 해도 2개 소대는 될거같은 이녀석들을 접시 하나에 얹어놓고, 12분 안에 다 먹어치우랜다.
다 못먹으면 $15의 영수증과 속쓰림이 남게 된다는 이녀석은 포장도 안된다.
이 버거 이야기를 Daniel이 Hull에 왔을 때 밥을 같이 먹다가 들었다. 그 얘기를 들은 하정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해서, 오늘 가게 된 셈.
당연하지만, 다른 건 자동적으로 필터링되고, '12분 안에 먹으면 공짜'라는 내용만 귀에 남아있는 상태. -ㅅ-;;
Daniel이 옆에서 '이건 햄버거 패티가 3장이 들었다고~' 라면서 우습게 보지 말라고 하는데, 햄버거 패티라고 해봐야 뭐 별거 있으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빅맥 버거도 패티 2장 들었다니깐 -ㅅ-;;
Daniel에게도 이정도는 쉽게 할 수 있다고 큰소리치면서 머그샷에 도착.
Daniel의 차는 2인승인지라, 하정은 John씨에게 부탁해서 총 네명이서 가게 됐다.
하지만 도전자는 두 명.
스팟으로 맞춘터라 상당한 노출 오버긴 하지만..-ㅅ-;
어쨌든 오늘의 도전자 (중 한 명).
그리고 오늘의 관전자들.
둘이서 얘기하는건 사실상 원어민 둘이 앉아서 이야기하는 거랑 다를게 없지. -ㅅ-a
하정은 성공하게 해달라고 기도중.
과연 신성력까지 동원한 결과는? -ㅅ-;;
들어가는 재료가 2개 소대라 조리시간도 오래걸리는지, 한참을 기다렸다.
거기다가 두 개를 만들어야 하니까...시간도 더 걸리나.
기다리고 기다려서 등장한 The Mugshot 두 세트!!!
드디어 등장한게......아니 왠 탑이 두 개가 나오냐 -_-;;;
오뎅꼬치 두 개가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저 무식한 녀석은...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거대했다.
....이걸 12분 안에 먹으라고? -ㅅ-;;
게다가 햄버거 패티 하나가 손가락 마디 하나보다 더 두껍다.
아니, 스테이크용 고기를 패티라고 써서 넣어놓으면 반칙 아냐?
그래도 일단, 먹기 시작하면 사진도 찍을 수 없는데다가, 먹기 전의 원판 사진을 남겨야 하니까 사진부터 찍고 본다.
점원에게 시작하겠다고 이야기하자, 먹기 시작하라고 하면서 안으로 들어간다.
뭐, 빡빡하게 하는 게 아니라 적당히 시간을 재서 하는 듯.
상식을 무시하는 저녀석을 일반적인 햄버거처럼 다루는 건 무리.
적당히 위부터 해체해서 먹어줘야 한다.
취향에 따라선, 보통 먹듯이 잘라서 먹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_-;;
이 경우엔 그게 비정상인지라, 햄버거가 상식을 무시한다고 먹는 사람까지 상식을 무시해줄 필요는 없지.
옆을 돌아보니, 하정은 감자튀김부터 해치우기 시작했다. 거기에 햄버거는 빵을 따로 꺼내서 물에 적셔 먹는다.
그게 많이 먹는 방법이래나 뭐래나..
미국에는 핫도그 많이 먹기 콘테스트같은 게 있다는데, 거기에서 검증된 방법이랜다.
아무튼, 3층짜리 저녀석을 제일 위의 빵과 패티를 하나 떼어내서 소형(-_-;;)햄버거 하나를 만들어 먹고 있는, 그나마 일반인다운 방법으로 해치우는 도전자도 나름대로 열심이다.
아낌없이 듬뿍 발라놓은 머스타드와 마요네즈가 느끼해서 그야말로 목안쪽에서 찰랑찰랑거리는 수준이라 하더라도, 일단 먹을건 먹어야지..
패티를 가장한 스테이크는 얼마나 귀찮은지.
두 장째부터는 이미 턱이 아파서 씹을 수가 없다.
세 장째 패티는 빵하고 함께 씹기도 힘들어서 결국 패티(와 그 위의 각종 소스)만 따로 먹게 됐다.
12분동안 쉬지않고 계속해서 씹는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마지막 남은 빵도 정말 힘들게 힘들게 입에 들어간다.
여차저차해서 다 먹고 남은 잔해..
하정은 물말아먹은 빵은 다 먹었지만 패티를 처리하는데 실패. -ㅅ-;;
약 8분 정도 지난 시점에서 포기하겠다고 두 손 놓고 옆 사람의 나초를 먹고있었다;;;
다 먹고나니 성공 축하 선물이라도 되는지 티셔츠를 하나 준다.
-ㅅ-;; 뒷면에는 The Mugshot 햄버거 그림이 그려져있다.
아, 정말 힘들고 괴로웠다;;
12분이라는 제약이 없다면 좀 더 즐기면서 먹었겠지만..
그 커다란게 순식간에 뱃속으로 사라지느라 맛도 제대로 못느끼고 해치웠다는게 아쉽기도 하다.
뭐, 어쨌든간에 공짜로 점심 해결한 셈이 되었으니, 그게 어디야..-ㅅ-;
기념품으로 받은 티셔츠가 L사이즈라, XL로 바꿔달랬더니 XL은 없댄다.
Daniel이 나중에 한 번 더 도전해서 XL 사이즈 티셔츠를 받고, L 사이즈는 자기를 달라고 한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혹시나 나중에 다시 도전할 때는 아침을 굶고 와서 해볼까나...-ㅅ-;;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