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19

페루 여행의 결정타라 할 수 있는 마추피추에 올라가는 날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부랴부랴 버스 타는 곳으로 향하지만..이미 희미하게 여명이 밝아온다.
사실상 마추피추에서 일출보는 건 물 건너가버린 셈.

하지만 일출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는데...
바로 마추피추 입장료.
원래 마추피추 입장료는 80솔이다.
하지만 ISIC, 국제 학생증 카드가 있으면 35솔로 할인해준다.
웃기는 건, ISIC이 있다 하더라도, '미국 나이로'(이거 매우 중요하다. 미국 나이라는거) 26살 이상이라면 학생 할인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게 왜 문제냐면, 일행중 최고령자인 영태형이 딱 나이제한에 걸려버리기 때문이다.
40솔이면 약 $13정도 되는 돈인데, 이 돈이면 무려 이틀동안 먹고 자고 할 수가 있다.
이틀치 숙박비가 포함이니까, 먹는걸 조금 아끼면 3일 생활비라고 할 수도 있지.
이 돈을 그냥 버려야 한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_-;;
그래서 이걸 어떻게든 회피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열심히 짜뒀는데...
정작 예매할 때는 ISIC카드를 유심히 살펴보지 않는듯 해서, 그냥 시도해봤더니 다른사람들과 똑같이 줄서서 할인받고 살 수 있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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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마추피추에 올라가고 나니 이미 일출은 옛날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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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보이는게 마추피추..-ㅅ-
산꼭대기에 있는 잉카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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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꼭대기에 지어놓은 건물이다보니, 계단식으로 지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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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길에 난 'Long'이라고 씌여진 길을 따라가면, 마추피추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다. -_-;
이 길은 좀 더 높이 올라가서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으로 통하는 길이다.
......안그래도 산 꼭대기인데, 점점 더 올라가는게 정말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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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올라간다............-_-;;
꼭대기에 뭔가 건물이 있거든...;;
가서 봐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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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안개가 산을 타고 위로 올라가는게, 무슨 영화의 특수 효과처럼 보여서 멋있었다.
저기 보이는 마추피추...사진 좀 찍다가 다시 저리로 내려가야 한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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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산 반대편으론 파이프인지 케이블인지가 보인다.
용도는 불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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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추피추로 내려왔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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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꼭대기에다가 건물 지은것도 힘들었을텐데, 역시 건물마다 다 12각돌을 쓰길 바라는 건 후대인의 욕심이겠지.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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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건, 이 사람들이 과연 마추피추에서 하는 역할이 뭘까...-_-;;
단순 유지 보수하는 사람들이라기 보단 마추피추를 만드는 사람들일듯한 예감이 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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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쪽에 있네. 12각돌...
근데 아까 그 사람들을 지나친 다음이라 그런지 신비감은 절반으로 감소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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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서 풀을 뜯고 있는 알파카들.
이거, 한국으로 따지면 경복궁 안뜰에서 풀을 뜯는 암소들...이라고 해야하는건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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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는 역시 관광국가라고 느낀게, 굳이 시설관리인이 아니더라도 페루 현지인이나 가이드들이 유적을 보호하려고 노력한다.
외국인 여행객들이 돌 위에 앉아있다거나, 담벼락을 넘어서 들어가려하면 사방에서 제지가 들어온다.
어느 유적에선 가이드들이 호루라기를 들고 있어서, 바로 경고음이 날아오고 주변 가이드들까지 눈빛공격을 해댄다.
뭐, 그렇다고 이 사진이 불법 침입을 한 건 아니고 -ㅅ-;;
그냥 보니까 생각나더라 이거지;
이 사진 찍기 전에 어떤 외국인 아주머니는 저녀석들 찍으려고 잔디 안으로 들어갔다가 저쪽에서 뛰어온 가이드의 제지를 받았다.
하지만 끝까지 사진은 다 찍고 나오더라. -_-;;
역시 외국인은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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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추피추 건너편 산봉우리에는 와이나피추라는 산 꼭대기의 신전인지가 있다. -_-;
모모군이 여기에 갔다온다고 하고 올라갔는데...생각해보니 마추피추에서 기다리기엔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남아서 우리도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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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대도 고산지대지만, 무식한 카메라에 이거저거 넣은 가방은 무겁기만 하고, 체력은 딸려서 결국 하정과 영태형은 먼저 올라가버리고 뒤에서 헥헥대다가, 그냥 맘 편하게 주변 경치 찍으면서 천천히 올라가기로 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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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아까까지 있었던 마추피추..
정말 작게 보인다.
건너편 산봉우리라니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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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나피추도 산 꼭대기에 있는거라 계단식으로 지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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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에 보이는 꾸불꾸불한 길이 바로 버스를 타고 올라왔던 길이다.
어쩐지 지나치게 지그재그로 움직이는게 아닌가 싶더니, 저렇게 생겼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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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길이 마추피추까지 이어져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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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계다니 경사가 상당히 급하고 폭이 좁다.
과연 잉카 사람들은 저 계단을 어떻게 다닌건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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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대기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
옆의 아저씨는 후쿠오카에서 왔다는 일본인이다.
미국 어딘가에서(이야기 해줬지만 잊어버렸음) 삼림학을 공부하다가, 겨울 방학이라 부인과 함께 왔다고 한다.
부인은 힘들어서 밑에서 기다리고 있다고..-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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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높은 곳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줬던 영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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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마추피추로 내려왔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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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세컨데, 이 집은 아까 그 아저씨가 지은거야...-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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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이지 싶은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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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버스를 타고 내려왔다.
기차 탈 때 까지 시간이 약간 남기에, 어제 갔던 숙소에 가서 샤워를 했다.
와이나피추 가면서 땀을 좀 많이 흘렸으니.
체크아웃을 했는데도 샤워실을 쓸 수 있게 해줘서 매우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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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그 동상..
잉카의 제사장 컨셉인듯.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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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배가 고파서 상점에서 뭔가 사먹을까, 아니면 식당을 갈까 했는데...하정이 속이 좀 안좋아서 따뜻하고 먹을만한 음식을 먹고 싶다길래 식당에서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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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먹다가 어느새 기차시간이 다 되어 후다닥 뛰어가는데...아주머니가 거스름돈을 모자르게 준다.
아니, 왜 이거밖에 안주냐고 물어봤더니..
'서비스' 요금이 붙었댄다. -_-;;;
버럭~ 여기가 무슨 미국이야? 아니, 미국이라 쳐도 지가 알아서 팁을 뜯어가는게 어딨어!!!
어이없고 화가나서 목까지 울컥 했지만...
기차시간이 죄라고, 어이없다는 표정과 한숨만 남겨놓은 채 그냥 뒤돌아 나왔다.
그리고 기차역까지 뛰어가면서 열심히 투덜 투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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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싼 돈 내고 탄 페루 기차는 이런식이다. -_-;;
아니, 짐칸을 하나 따로 만들던가 하라고..
이걸 왜 객차에 쌓아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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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무슨 서비스인지...음료수를 한컵씩 준다. -_-;;
카트에 맥주도 있길래 맥주를 달라고 했더니 그건 돈내야 준댄다;
역시 페루.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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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레일이 찍혀있는 이 컵은 기념품이라고 준건가? 싶었는데 다시 가져간다.
미국이라면 '아, 쓰레기라 가져갔겠군' 싶지만...이미 미운털 박힌데다가 여태까지 배워온 페루 상식으로 미루어보건데, '아, 재활용 하려고 가져갔겠군'이 정답.

그리고 음료수를 마신 뒤....페루 레일에서만 볼 수 있는 즉석 쇼가 이어졌다. -_-;;
이건 참...뭐라 표현할 수 없는...
승무원중 한 명이 가면과 이상한 모자를 뒤집어 쓰고 춤을추면서 객차 복도를 걸어다닌다.
그리고 나서 남자 승무원과 여자 승무원이 패션쇼..를 한다. -_-;;
가격표가 그대로 달려있는 옷을 입고 객차 안을 한바퀴 돌고 나면, 그 옷을 사람들에게 판다.
........너희 국영철도 맞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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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김치군의 추천 장소인 살리나스, 혹은 살리네라스로 가기 위해 택시를 찾았다.
오얀따이땀보에서 근처에 있는 우르밤바라는 마을로 갔더니 터미널에서 택시 혹은 모터 택시 기사들이 몰려든다.
그런데 다들 살리나스는 잘 안가는지..가격들이 쎄다. 최저가 15솔이고, 30솔까지 부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_-
우르밤바까지 타고 왔던 버스 기사 아저씨는 차라리 걸어가라고 하고...
어떻게 할까, 하다가 역시 다른 사람들은 그냥 꾸스꼬로 돌아가고, 혼자 살리나스로 가기로 했다.
분명히 택시기사들이 바가지를 씌우고 있다는 건 다들 감 잡았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
어쨌거나 여행 계획은 다른 사람과는 달리 김치군 정보에 100% 의존하고 있으니, 가란데는 꼭 가봐야지.

터미널에서 나와서 조금 걸어가다가 멈춰있는 모터 택시(툭툭)가 보여서 살리나스까지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10솔을 달랜다. 깎아서 7솔에 가기로 하고 툭툭에 올랐다.
거 참, 이동네 사람들은 외국인만 보면 바가지 씌우는게 취미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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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툭에서 내려서, 약 5분 정도 산을 올라가고 10분 정도 더 걸어가니 살리나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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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나스, 혹은 살리네라스는 산속에 있는 잉카시대의 염전이다.
이 곳의 산에서 솟아나는 샘물에 염도가 짙어 소금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잉카 시대에 발견했다고 한다.
그래서 산속에 마을을 만들고 살아도, 잉카 사람들은 소금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하니...
거기다가 이 염전은 아직까지 소금을 만들어 팔고 있었다.
저기 하얀 것들이 모두 소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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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할아버지가 아직까지 소금을 만들고 계신 분이다.
가까이 가서 악수도 해봤는데, 손이며 종아리에 하얀 소금이 마치 피부처럼 묻어있었다.
악수를 하고 나서도 그대로 소금이 붙어있으니, 염전에서 일하신 지 오래되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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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염전에서처럼, 하얗게 말라가는 소금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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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근처 돌이나 염전둑에는 저렇게 소금들이 마치 종유석처럼 자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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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나스를 뒤로 하고 다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은 우르밤바로 가는 버스가 지나가는 큰 길까지 가서 버스를 타기로 했다.
이 동네 버스는 타고 싶은 사람이 손을 흔들면 거기에 선다. -ㅅ-;
물론, 모든 버스가 다 그런 건 아니고 버스라는 이름을 가진 승합차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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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나스 근처에도 한때는 관광촌이 형성되었던 듯.
레스토랑을 알리는 광고판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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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르밤바에서 다시 꾸스꼬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다.
이건 승합차가 아니라 진짜 버스다. -ㅅ-;;
꾸스꼬 -> 오얀따이땀보가 약 1시간 30분 정도 걸렸으니, 그보다 더 가까운 우르밤바에서 꾸스꼬로 돌아가는 버스는 한 시간 20분 정도를 잡고 탔다.
그런데 이놈의 버스가 완행버스라도 되는지, 중간중간 사람들을 내리고, 태우고, 게다가 빙 돌아가기까지 하는듯 하다.
결국 2시간 30분 걸려서 꾸스꼬에 도착했다.

그러다보니 꾸스꼬에서 약속했던 시간보다 약간 늦어버렸다.
뭐, 사람들에게는 어차피 라파즈에서 따로 가기로 했으니까 늦으면 기다리지 말고 짐만 카운터에 맡기고 바로 떠나라고 했으니.
게다가 꾸스꼬에 도착한 다음에는 비까지 내리고 있어서 기다릴거란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

어차피 숙소까지 한 번에 가는 길은 모르고, 만나기로 한 장소가 광장이니까 광장에서라면 숙소까지 걸어갈 수 있으니, 택시를 타고 광장으로 갔다.
그리고, 비속에서 기다려주는 일행들(즉, 영태형과 하정을 이야기한다)을 발견하고 정말 매우 고마웠다.
이 사람들이 기다릴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는데...-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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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비속에 버스 터미널로 이동해서, 페루에서의 마지막 도시, 뿌노로 향하는 버스 티켓을 사고 버스에 올랐다.

내일이면 마지막 도시, 뿌노에서 우로스 섬, 즉 티티카카 호수 투어를 하고 오후엔 볼리비아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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