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22

루레에서 맞는 첫 아침이자, 팜파스 투어를 시작하는 첫날이다.

아침일찍 일어나 어제 대충 해놓은 빨래들을 걷는다.
팜파스 투어 잘 하라고 이야기 해주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빨래들이 잘 말랐다.
실질적인 주역은 환기팬이겠지만 -ㅅ-;

의사소통도 안되는 데스크의 세뇨르에게 그라시아스~ 챠오~(Thank you~ See you~)라고 즐겁게 인사도 해주면서 룰루랄라 여행사로 향한다.

Santa Ana에서 가까운지라, 얼마 걷지 않고도 금방 여행사에 도착했다.
아나콘다 여행사에 도착하자마자, 그 외국인씨가 나와서 이야기 해주는 말.
-_- 사람이 적어서 여행을 취소하겠댄다.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그 인간 덕택에 명백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다른 여행사에 남는 자리 있으면 끼워달라고도 해봤지만 자기가 아는 곳에서는 투어가 없대나....
왜 어제 사람이 적으면 투어가 취소될 수 있다는 소릴 안했느냐, 이건 네 잘못이니까 네가 책임져라 라고 생떼도 부리지만 그냥 손만 절레절레 흔들 뿐이다.
너 후회할꺼야~ 라는 말을 영어로까지 해보는 진기한 경험을 시켜주는 아나콘다 여행사를 뒤로하고, 결국 밖으로 나와버렸다.

일단 주변에는 다른 여행사들도 많이 있지만, 저 외국인 아저씨 말에 의하면 오늘은 투어가 많이 없다고 하니까, 당장 아무데나 가긴 힘들다.
게다가 이미 돌아가는 비행기는 예약해 놓은 상태.
오늘 아침에 출발하는 팜파스 투어를 오늘 놓치면 루레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3일을 보내다가 비행기를 타고 라파즈로 돌아가야 한다.
라파즈에 돌아가면 계약했던 여행사에 (영어로 말해야 하니까) 어떤 불평 불만에 어떤 수식어를 달아야 할까 고민하면서 가장 끝 블럭에 있는 Inca Tour Land, 어제 앨리스가 예약했다고 했던 여행사로 갔다.
일단 거기엔 최소한 한 명이 있는 셈이니까.

다행히 그곳에도 영어를 말할 줄 아는 직원이 있었다.
오늘 출발하는 투어에 참가할 수 있는지 물어봤더니 가능하다고 한다.
가격은 $25씩 3일로, $75라고 한다.
아나콘다에서는 $15에 3일씩 해서 $45였는데...좀 많이 가격이 올라간다.
그자리에서 ISIC 카드를 꺼내보이면서 나 학생인데 할인 안되니? 아나콘다 투어 아삼? 걔들이 제멋대로 내 투어를 취소해서 상당히 열받았으삼!!............이라고 역시나 생떼를 좀 부렸더니 $70에 해주겠댄다.
뭐, 비싸긴 하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겠지 싶어 돈을 지불했다.

여기 투어 출발은 9시 30분이니까, 조금 뒤에 오라고 한다.
숙소는 이미 체크아웃 해버린 상태라, 달리 갈 곳이 없으니 가방을 여행사에 맡겨두고  주변 동네 사진이나 찍으러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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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레에서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그 좁은 마을에서, 다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느라 바쁘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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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왼쪽에 있는게 아나콘다 투어 여행사 -_-
오른쪽에 보이다시피 도로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아저씨, 동네 형, 할아버지 등등이 많다.
뭐, 대개는 좀 놀아본 동네 아저씨들 + 동네 형들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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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앞에 사람들 모여 있는 곳이 시장 건물이다.
저녁에는 저 자리에 오토바이 십여대가 항상 세워져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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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레 마을 자체 넓이는 가로 세로 100m가 조금 더 되는 정도...?
그다지 넓은 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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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베니'인가 하는 강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데, 마을 한쪽 끝에는 저렇게 보트가 있고, 수영하면서 노는 아이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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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오토바이가 빠지지 않는 루레 마을.

어느새 시간이 되어, 여행사에 들어갔다.
왠일이냐고 아는척 하는 앨리스에게 아나콘다 여행사 이야기를 해주면서 우는 소리도 좀 하고...
같이 여행을 떠나는 루크와 리샤와도 인사했다.
잉카 랜드 투어 광고지에는 풋 프린트와 론리 플래닛에 추천 여행사로 실려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역시 투어 참가자도 4명 확보가 되어 취소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무리 봐도 그닥 편안해 보이지 않는 지프를 타고, 팜파스 투어를 하러 출발했다.
차에는 운전하는 아저씨 말고도 여행중 요리를 하게 될꺼라는 현지인 아주머니 한 명과 여행객 4명, 총 6명이서 타고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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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장 도로를 그야말로 먼지나게 달리다가, 운전사 아저씨의 말에 본 악어.
우리도 없는 곳에서 살아있는 악어를 본 건 처음이다. -ㅅ-;;
입벌리고 낮잠자는 건지 뭔지.
솔직히, 악어를 보게 되서 기쁘다기보단, 덜컹거리고 먼지나는 도로 여행이 잠시나마 멈췄다는게 더 기뻤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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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입장료를 내야 하는 곳에서.
루레나바께의 최신식 차단기 사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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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달리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잠시 멈췄다.
이 곳에서 식당을 빌려, 아까 그 아주머니가 점심을 요리해줬다.
사진에 보이는 저 차를 타고 약 3시간 가량 달려야 보트 선착장에 도착한다. -ㅅ-;;
짐은 모두 차 위에 실었는데, 모래 바람을 막기 위해 천으로 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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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달려서 도착한 보트 선착장.
물론, 저기에 모터를 부착해서 타고 간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투어팀 중 하나는 타고 가던 도중에 모터가 고장이 나버렸다고도 한다. 한 일주일 노로 저으면 도착할꺼라는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도 있었대나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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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이 예전에 비해 꽤 많이 올라갔는지, 나무 하나가 거의 중턱까지 물에 잠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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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트를 타고 약 두 시간 정도..열심히 물 위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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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아마존 강은 아니지만  아마존 강으로 흘러드는 지류중의 하나이고, 아마존 정글이라고 불러줄만한 곳에 들어와서 모터 보트를 타고 가는 것 자체도 꽤 재밌었다.
본 적 없는 새들이 저편에서 날아다니고, 종종 하늘 한쪽에서 원을 그리는 독수리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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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에는 핑크 돌핀, 즉 돌고래가 살고 있다.
바다에만 사는 줄 알았던 돌고래가 강에 산다는 게 매우 신기했는데...
보트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살짝 살짝 물 위로 몸을 내미는 돌고래들를 찾느라 이리저리 몸을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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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서 몸을 돌려보면, 어느새 돌고래들은 파문만 남겨놓고 사라진다.
그나마 뭔가 물 위로 나와 있는걸 포착한 사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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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보트를 타고 주우우우욱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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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루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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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타고 간다. -ㅅ-;
슬슬 내리쬐는 햇살로 인한 짜증이 스쳐가는 바람이 가져다 주는 시원함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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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살짝 걷혀갈때쯤, 드디어 잉카 랜드 투어 베이스 캠프에 도착했다.
10명 정도는 들어갈만한 방에 넷이서 짐을 풀고, 바로 캠프 앞에서 수영을 했다.
이 곳 강의 물은 여태까지 본 어떤 물의 색과도 같지 않다.
짙은 갈색의 물이랄까.
(영화에서 자주 그런 색으로 표현되어서이겠지만) 느낌상 굉장히 오염되었을듯한 그런 색인데다가, 들어가면 왠지 미끌미끌하다. -_-;;;

뭐, 외국인 세 명은 물 위에 잘도 떠있는데...
목만 내놓고 물 위에 떠있는 걸 해 본적이 없는 사람은 물에 괜히 들어갔다가 낑낑대면서 그냥 다시 나와버렸다. -_-;;
그러고보니 물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수영이라면야 할 줄 알지만, 목만 내놓고 물 위에 떠 있는 건 해본적이 없잖아.
갑자기 수영 헛배웠다는 생각이 들면서, 학교에 돌아가면 샌더슨에서 꼭 시도해보고 터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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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보트를 타고 어디론가로 간다.
지나치는 길(?)에 있는 SUNSET-BAR.
차가운 맥주가 있댄다. -_-;;
난간 위에 꽂혀진 만국기 중엔 당연히 태극기가 없다.
다음 번에 남미에 올때면, 태극기나 몇 장 가져다가 이런 곳에 한 장씩 주고갈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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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가는 길에 본 독수리. 한 마리가 나무 위에 앉아있다가, 왠 현지인 하나와 백인 셋, 아시아인 하나가 쳐다보자 저녁거리 챙겨서 날아가는 장면이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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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갔더니 전망대 비슷한 곳이 있고, 그 곳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 곳 바로 옆에 있는 베이스캠프에도 투어 팀이 하나 있어서, 곧 전망대로 와서는 맥주를 마시며 이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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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해가 지고, 다시 베이스 캠프로 돌아왔다.
밤에는 악어를 찾으러 강 주변을 빙 돌아다니니, 플래쉬를 준비하라고 했다.
그런데 뭐...그런게 필요한 줄도 몰랐으니 가져왔을리가 있나.
그냥 남들 플래쉬로 이리저리 비출때 두리번두리번 거리면서 악어를 찾아보려고 했지만...보이지 않았다.
악어 비슷한 게 보이나 싶었지만, 아쉽게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대신, 플래쉬를 끄고 돌아가는 길에, 전기 불빛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아마존 밀림 위로 펼쳐진 별빛은 매우 아름다웠다.
말로만 듣던 개똥벌레도 중간 중간 보이고, 몇 마리는 보트를 스쳐지나가기까지 했다.(사실은 보트가 개똥벌레 옆을 스쳐간거지만;)

모기만 아니었다면 더욱 즐거웠을테지만, 어쨌든 팜파스 투어 첫 날이 지나갔다.
모기 퇴치약도 아랑곳하지 않고 덤벼드는 저 녀석들은 어떻게 해야 처리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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