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입국인은 5월 11일이지만, 이제 좀 한가하다 싶을 정도로 이런 저런 일들을 마무리 했다.
평생 물 건너 가장 멀리 가본 땅이라곤 제주도 정도밖에 없었는데, 한 번 나가서 미국, 볼리비아, 페루, 일본을 찍고 왔으니 나름 잘 다녀온걸까나 -ㅅ-;;
한국에 돌아와서 가장 강렬한 인상은...역시 기억속의 한국은 상당히 미화되어 있었다는 점.
미국이야 대도시를 가보질 못했으니(플로리다는 휴양지긴 하지만...역시 대도시라면 시카고나 뉴욕, LA등등이 아닐까) 비교하기가 좀 뭣하긴 하지만, 일본에 갔을 때는 그네들의 공중 도덕 문화를 시기하면서도 타인에게 무관심한 면을 비웃으며 한국은 그래도 이거보다 낫지롱~을 (속으로) 열심히 외쳤었다.
.......그런데 역시 한국 지하철을 타자마자 그런 환상은 무참히 깨지고 말았다.
아니, 그리고 횡단보도 앞에 서있을 때마다, 일본보다는 페루에 훨씬 가까운 운전자들을 보면서 "훗, 일본은 신호등 바뀌기 전에 정지선에 칼같이 멈출것 처럼 이야기 하더니 전혀 아니잖아~ 이래서야 한국이랑 차이점도 없어!"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보행 신호가 떨어진 걸보고 걸어가려다가 흠칫 멈추니, 맹렬히 달려오던 운전자가 급제동을 한다.
운전자 아저씨, 아주머니 울컥 한소리 하려는 듯 눈살을 찌뿌리다가 신호등을 흘깃 보고는 다시 시선은 전면 고정. -_-;
물론, 때로는 신호등이 바뀌던 말던 보행자보다 자기가 먼저 갈 수 있다고 판단되면 맹렬히 페달을 밟아주시는 운전자는 레이서의 피라도 들끓고 있나보다.
문제는 이게 페루라면 그저 그러려니~ 하겠지만 한국에서, 그것도 동네 집 앞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니.
미국처럼 30m 전방 서행하시는 걸 바라진 않을테니, 제발 신호라도 지켜주시면 안될까요?
이제 중간 고사가 끝날 때 쯤 한국에 들어왔으니 좀 긴 기간 동안 뭐 할지 고민도 좀 해봐야겠다.
가장 좋은 건 어디 한가한 도서관 사서라도 하면서 읽고 싶은 책 실컷, 하고 싶은 것 실컷 하는 건데...
집에 붙어있다보니 벌써 이거저거 해달라는 요구도 들어오고 눈 딱 감고 어디 절이라도 들어가버릴까나;
어쨌든, 이제 남은 건 2학기 개강까지의 장기 방학!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