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뭐..생각없이 살다가, 뒤늦게 취직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늦게나마 여기저기 원서를 써보지만..아뿔싸, 토플 점수는 받아주지도 않는 곳이 꽤 되네.
부랴부랴 급행료(-_-;) 까지 내가면서 가장 빠른 토익 시험을 접수했고, 그날이 바로 오늘(12시 넘었으니 정확히는 어제)였다.

아침에 시간맞춰 일어나 밥 먹고 버스타고 나간 것 까지는 좋으나...딴생각하다가 버스 정류장을 놓쳐서 -_-;; 두 정거장을 더 간 다음 뒤늦게 내렸고, 그덕에 시험장에 아슬아슬하게 들어갔다.
"에잇...뭐 9시 20분 떙 하면 시작하진 않겠지"라고 생각하며 뛰기 / 걷기를 섞어서 시험 장소에 도착.

난생 처음 쳐보는 토익시험에 어리버리....
흰색 스티커를 한 장 나눠주길래 답안 정정용인가 싶었다.
하지만 이건 사인펜도 아니고 연필로 쓰는 시험인데다가, 정정용이라기엔 스티커가 좀 많이 크다;;
물어봤더니 본인 이름을 그 위에 적고, 핸드폰에 붙이는 거랜다.
그리고 핸드폰은 배터리 분리 후 일괄 수거 -ㅅ-;;

그런데 이게 왠걸, 시험볼 책상 위에 원래 주인인 고등학생 씨께서 영어 단어, 숙어와 뜻을 노트에 적어 테이프로 붙여놨다. 그것도 떼기 힘들도록 -_-;;
책상의 1/3 정도를 차지한 그 노트가 자칫 컨닝페이퍼라고 오해를 삼을까봐 감독관님을 불러서 보여드렸더니..
"이거 볼 시간은 있겠어요? 그냥 냅두세요.."
라시네. 이거 -_-;;

안그래도 토익 시험 볼 때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소리만 잔뜩 듣고 왔는데, 감독관마저 저런 컨닝페이퍼를 그냥 놔둬도 괜찮다고 겁을 주다니!
정말 잔뜩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뭐, 그냥 냅두라는 데는 고등학생이 써놓은 단어 노트다 보니 기초단어들밖에 없어서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다는 것도 한몫 했겠지만;
시험 시작하기 전에 복습겸 주욱 훑어보니 오타가 몇개 있길래 오히려 고쳐줬다. -_-;;

아무튼, 일단 시험은 듣기와 문법/독해의 두 파트로 구성.
각각 100문제씩을 풀게 된다.

토익 듣기는 처음이었는데..꽤 다양한 국적의 발음이 나와서 당황했다.
특히나 제일 약한 (Hot Water의 아픔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영국식 영어는 그야말로 난감;
솔직히 이야기해서 중간에 두어개는 제대로 듣지도 못한것도 있고..
답안지에 마킹하다보니 어느새 한 칸씩 밀려 쓰고 있던것도 발견;;
부랴부랴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쓰긴 했지만 스티커가 아니라 지우개다보니 혹시나 흑연가루가 남진 않을까 약간 불안하기도 했다.

거기다가, 듣기 분야는 시험 특성상 방송에 맞춰 진도가 나간다.
그 얼마나 여유로운 진행이라니 -_-;;;
덕분에 멍~하니 딴생학 하다가 놓치고 나서야 제정신을 차리기도 했으니..
애초에 별로 걱정 안하던 듣기 분야에서 점수가 많이 나가지 싶다.

그리고 문법 / 독해 파트는 솔직히 기대와는 많이 달랐다.
문제 자체는 거의 다 수능 영어 정도의 난이도에, 단순히 문제수만 100문제로 뻥튀기 한 수준.
이걸 시간 모자르단 소리에 잔뜩 긴장해서 전력질주로 달려버렸으니, 다 풀고나서 답안지 마킹을 검토하고나서도 30분이 남았다. -ㅅ-;;;

뭐, 상대평가인데다가 듣기부분을 워낙 망쳐놓긴 했지만..목표점수 700점은 그래도 약간 상향조정해도 되지 않을까;;
그동안 어쩌다가 잘 나온 토플점수를 환산한 것보다 토익 점수가 안나올까봐 걱정했던게 너무 후회스러웠다;;

성적발표가 11월 16일이라는데...그 때가서도 원서 쓸 수 있는 곳이 있긴 있을까 ㅠ_ㅠ
어쨌든, 11월부턴 구직 활동을 좀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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