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뜨기 전에 일어나 선상일출을 구경하겠다!
...라는 의견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기에, 느지막히 일어나도 이젠 별로 아쉽지도 않다. -ㅅ-;
뭐 돌아오는 길에 기회가 한 번 남아 있으니까...라고 오히려 안심해버린다.

배멀미에 조심하라는 주위의 무수한 충고가 무색하게, 울렁거린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멀미약을 들고 다니거나, 붙이고 다니거나하는 사람들은 자주 돌아다니지만, 딱히 시달리는 사람도 보진 못했으니..
배가 출렁~출렁~ 댄다는 느낌은 있지만, 워낙 큰 배라 그런지 그닥 심하지는 않다.
...라고해도 배를 타본 경험이 없으니 심한건지 어쩐건지 -ㅅ-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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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있는 연회석..비슷한 공간인듯.
실제로는 식사시간에는 레스토랑, 그 외에는 카페, 저녁에는 공연장으로 변신..까지는 하지 못하고, 그냥 다용도로 쓰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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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로 옆에는 이렇게 음료를 파는 곳도 있다.
생긴건 상당히 허접해도, 가격은 절대 허접하지 않다. -ㅅ-;
가격에 질려서 음료가 맛있는지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음.

오사카항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전 10시경.
걸어서 약 2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30초 정도 버스타고 이동한다. -ㅅ-;;
뭐, 아직은 입국심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도 있지만, 항구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화물 트럭들에 치이지 않기 위함이기도 한 듯.
오사카항 입국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항구에서 지하철까지의 이동이다.
항구에서 지하철까지는 원래 버스가 다니는데, 항구에서 출발하는 첫 버스는 11시 45분쯤에 있다고 한다.
입국수속등을 다 마치고 나온 시간이 11시쯤 되니, 45분동안 항구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
물론, 시간이 아까우니 지하철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친절한 버스기사 아저씨가 그야말로 열심히 설명해주기도 했고.
같은 질문하는 한국인이 많을텐데도, 짜증은 커녕 잘 알아듣지 못하는 기색을 눈치채고 자세히 설명해주는데는 고마움을 넘어서 감탄까지 하게 된다.

어쨌든, 도쿄에서 한 번 헤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지하철을 타고 숙소까지 도착했다.
뭐 오사카 자체가 그다지 큰 편은 아닌듯 하여, 지하철을 타면 대개 30~4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지하철 타는데만 익숙해지면 어디로든 이동하는데 문제없는 셈이다.

자, 드디어 숙소에 짐을 넣어두고 일본의 첫 목적지, '나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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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까지도 지하철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이쪽은 거리가 좀 멀어서 장거리 뛰는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한다.
거리가 먼 만큼 지하철도 특급, 세미 특급, 일반 등등 여러 종류의 지하철이 다닌다.
그렇다고 지하철 가격이 달라지는 건 아니고, 나라까지 걸리는 시간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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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약 40분 정도 걸려 도착한 나라는 역시 관광지라 그런지 일본인과 외국인들이 엄청 많았다.
하지만 관광지든 뭐든 일단 중요한 건 역시 배를 채우는 것! -ㅅ-
일본에 도착해서 한 끼도 먹질 못했는데 어느새 점심때가 훌쩍 넘어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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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뭐라고 쓰여져 있다는 건 알겠는데, 100% 해석 가능한 메뉴는 별로 없다.
그나마 다행인게, 일본의 식당들은 대개 입구쪽에 가격과 함께 음식 모형들을 전시해놓아서 그닥 큰 문제 없이 원하는 음식을 주문해서 먹을 수 있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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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채우고 나서야 어떻게 생긴 가게인지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대략 이렇게 생긴 가게에서 면 종류를 먹었는데, 모밀 싹으로 만들었다는 죽이 맛있었다.
면 자체는 그냥저냥 평균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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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사실 그다지 볼게 많진 않고, 딱 두 가지만 보면 된다.
동대사와 사슴 -ㅅ-;
동물원에 있는 사슴이 아니라, 개방된 공원에서 놀고있는 사슴들을 직접 만져보고, 같이 놀고, 쫓겨다니고, 사슴 똥도 밟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근데 이곳 사슴들에게 아무 음식이나 주는 건 아니고, 사슴들이 먹는 과자를 이렇게 앞에서 판다.
150엔, 대략 1500원 정도 내고 과자꾸러미를 사서 사슴들에게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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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봤던 동화의 탓이 큰지, 사슴이라고 하면 뿔이 있긴 하지만 온순하고 우아하다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물론, 직접 보기 전까지는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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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녀석들은 코가 좋은건지 눈이 좋은건지, 오른쪽에 있는 저 아저씨처럼 손에 사슴과자를 들고 있다 싶으면 그냥 마구 달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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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들이댄다'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다고나 할까 -ㅅ-;
처음에는 멋모르고 '오~ 이녀석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으로 쳐다보고 있어!'라는 반응을 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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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 달려와 뿔로 찔러대며 먹을것 내놓으라는데는 점점 이미지가 바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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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서 과자 냄새가 난다 싶으면 저렇게 코부터 들이대고 눈빛으로 호소...라기보다는 일단 먹을걸 챙기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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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척 하고 있지만, 이녀석도 본질은 사슴 - 즉, 사슴 과자에 환장한 생물 -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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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근처에도 절과 탑이 있는데, 동대사 탓인지 다들 엄청나게 컸다.
때마침 무슨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후덜덜한 가격대에 그냥 패스.
입장권 판매소만 열심히 구경하고 동대사로 이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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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은 나라 역에서 동대사까지 이동하는데 있는 그 큰 공원 대부분에서 볼 수 있다.
동대사 앞에도 사슴들이 어슬렁어슬렁 대는데, 정말 바닥을 조심히 살펴보며 걷지 않으면 지뢰 밟기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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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을 처음 보면 마냥 좋다.
사슴 과자도 사서 한입씩 주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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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슬슬 주변의 사슴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절대로 저 아줌마가 예뻐서 모일리는 없고, 오로지 손에 들고 있는 사슴 과자 때문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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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사슴과자를 강탈당한 아주머니, 이제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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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슴들은 절대 놔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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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는 형태가 되어버린 아주머니와 그 뒤를 쫓아가는 사슴들;
한동안 저 아주머니는 사슴들에게서 떨어질 수 없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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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쪽이 관광지라 그런지, 대부분의 건물들이 저렇게 옛 한옥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신주도 있는데가, 영업중인 상점에서도 기모노를 입고 판매하는 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앞을 달리는 자동차들은 역시나 최신형, 간혹 비싼 고급 스포츠카도 보인다 -ㅅ-;
아, 그리고 인력거를 몰고 다니는 아저씨들도 주변에 많다.
보나마나 비쌀듯 하여 관심조차 두진 않았지만....사실 서양쪽에서 온 사람이라면 모를까, 인력거가 그닥 신기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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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도착한 동대사 입구.
세계 최대의 목조건축물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모든게 다 크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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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지붕에 뿔 달린 건물이 동대사 대웅전이다.
그러고보니 일본절이나 성에는 뿔 달린 것들이 많다.
그렇다고 사슴 뿔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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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엄~청 나게 크다.
앞에 서 있는 사람들과 비교해도 실제 크기는 역시 직접 봐야지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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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에 있는 불상이다
어두워서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안에 들어가서 불상 주변을 한바퀴 보면서 감상할 수 있다.
정말 '크다'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달까;
세계최대목조건축물이라는 건 역시 직접 봐야하는거구나.
특히나 한국 사찰이주는 섬세하면서 아름답다는 느낌에 익숙한 나머지, 저렇게 크기로 압도하고자 하는 사찰은 제법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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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나 애니에 가~끔 나오는 도리이 -ㅅ-;
절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많이 있길래 한 장 찍어봤다.
관광객들은 대부분 동대사만 보고 바로 돌아가는 듯 했는데, 직접 주변을 돌아다녀 본 결과...그닥 볼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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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오사카에 돌아와 저녁을 먹기로 한 회전초밥집.
원래는 요시노 스시라는, 상자초밥을 처음 만들었다는 곳에 가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주변을 30분가량 헤멘 끝에 결국 그냥 회전초밥집으로 가기로 결정 -ㅅ-;

한국에선 동해도라는 회전초밥집을 가보고 그냥저냥 싼맛에 먹을만 하네~ 정도였는데..
이곳은 초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특히 이 초밥집이 위치한 도톰보리는 식당 앞에 사람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뭐, 그만큼 맛있다는 증거겠지~ 라면서 약간의 기대를 하고 더운날씨에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기다린 보람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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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내부는 그냥 회전초밥집이랑 크게 다를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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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제법 다양한 종류의 초밥을 먹어봤는데, 먹느라 바빠서 사진을 다 찍진 못했음 -ㅅ-;

안타까운건, 중간에 참치초밥이 올라왔는데 때마침 다른 초밥을 손에 든 상태였기에 다음에 올라오면 먹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두 번 다시 구경할 수 없었다. ㅠ_ㅠ
한 번 먹어보고 맛있었던 초밥들은 역시나,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에 오기전에 모두 다른 사람의 입으로 사라져버린다.
다 먹고 일어서기 전에 참치초밥을 한 번 먹어보고 갈테다~ 라며 주문해봤지만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하는 듯;; =ㅅ=;
뭐 하지만 다른 초밥들이 워낙 맛있어서 그닥 후회는 남겨두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교통비 아끼겠다는 일념하에 도톰보리에서 숙소까지 열씨미 걸어서 도착하고 -_-;;
같은 방을 쓰는 분과 인사한 후, 피곤에 지쳐 후다닥 잠들어버렸다.
내일부터는 오사카 주유패스를 쓸테니 교통비 아끼겠다는 무식한 짓은 안해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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