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와 회사 근처 10~15분 거리에 방을 하나 얻어 살면 좋겠지.
정확한 표현으론 자취하겠다는 말을 꺼냈다가 두들겨 맞고 쫓겨나겠지만.

가진 돈 탈탈 털어 반지하 / 옥탑방 월세 얻어 고양이 한 마리 끼고 살면 좋겠지.
고양이랑 인간이랑 서로 하악질 해대며 투정부리다 고양이 털에 눌려 콜록거리며 죽어가겠지만.

옥탑방에 살면 바이올린 하나 구해다가 고양이를 선생삼아 한 번 배워보는 것도 좋겠지.
물론 1년정도는 딴 동네 옥상에서 연습해야겠지만.

고양이가 쓸쓸해하면 다른 고양이 / 강아지를 입양해 양 어깨에 한 마리씩 얹고 동네 산책하는 것도 좋겠지.
둘 중 한 마리라도 마지못해 가고싶은 척이라도 하면 다행이겠지만.

딴 건 못하더라도, 눈 딱 감고 회사 때려치우고 (가진 돈 탈탈 털어) 비행기 표 사서 훌쩍 떠나면 좋겠지.
마이너스 통장을 채우려면 최소한 4년은 놀다 와야 경제란 걸 찾아볼 수 있겠지만.


사실, 필요한 건 가득찬 잔에 떨어지는 딱 하나의 물방울인데.
만용이란 이름의 그 한 방울은 이미 딴 데 써버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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