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라면 누구나 그 끝에서 기다리는 건 같은데,
그렇게 축배를 올리는 당신의 결말은 어떠할지.
자발적인 국민장과 법에서 규정한 국민장의 의미가 뭔지 보고싶으면 그 때 가서 떼 써보시던가.
제 아무리 대한민국이라는 냄비가 차갑게 식어있어도 아무데나 붙잡고 움직이려 하지 말기를.

뭐, 어디가서 돌 맞기 가장 쉬운 짓 중 하나가 사방에 가시 세우는 거긴 하지만..

이번 사건도 역시 냄비가 얼마나 빨리 뜨거워졌다가 식는 지를 확인하고 끝나는 행사가 될 것이란 건 눈에 선하다.

조중동을 비난하지만 '그래도 정치면 빼고는 볼만해~'라면서 배달온 신문을 펼쳐보고,
여론 조작을 성토하는, 그야말로 값싼 의견의 대변자인 네티즌의 초기화면 부동의 1위는 뇌입어.
심지어 인터넷 뉴스 링크를 퍼오는 것도 뇌입어 링크를 퍼올 지경이니.
서해안에 가서 기름이라도 한 번 닦아보지 않으면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는 목소리는 결국 삼성전자 입사가 목표를 외치기도 하니까.

언제나 핑계는 마련되어있다.
말로는 이미 수십번도 대한민국을 뒤엎었다가 다시 건국했겠지만, 막상 현실에선 가장 쉬운 실천 하나도 움직이기 싫어한다는 건 이미 증명된 사실이고.

가볍게 표리부동으로 일렁이며 쉽게 꺼지는 불꽃보다, 때로는 차가운 인화가 더 오래 타오른다.
어느 정도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지킬 수 있어야 신념이겠지.
누구 목소리가 더 크냐로 재보자는게 아니라니까.


(그러고보니)
과거 효선, 미선 사건 때 그랬다.
유행처럼 메신저 대화명 앞에 조의를 표시하는 게 번져나갈 무렵.
검은 리본을 강요하는 사람에겐 '그런 남에게 보여주기식 행사 말고 다른 건 없냐'고 물었고,
뒤이어 하얀 리본을 강요하는 사람에겐 '조만간 그거 바뀔텐데 그때가서 또 유행 탈거냐'고 물었고,
아직도 안바꾸고 뭐하냐며 하얀 삼베를 강요하는 사람에겐 정확히 한 달 반 뒤에 '그거 왜 떼었냐'고 물었다.
글쎄, 지금 효선, 미선이가 누군지 기억하냐고 물어보지 못하는 건, '걔들 이쁘냐?'라며 반문할 게 무서워서 주저하고 있다는 게 농담만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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