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14, 셋째 날
방콕에서 맞는 첫 아침이다.
그래도 어느덧 여행 3일째라, 은근히 피곤하니 침대에서 일어나는게 싫다.
방콕에서의 시간 여유도 많은 편은 아니니 얼른 일어나야지! 라고 억지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본다.
3일 내내 걷기만 하고 있는데도, 의외로 다리가 그다지 아프지 않다.
역시 어제 받은 마사지가 효과가 있는건가?
어쨌든, 힐 받았으니 후다닥 씻고 숙소에서 주는 아침을 먹는다.
뭐...그냥 현지식 비슷한 볶음밥 같은데, 맛있다고 할 만한 수준은 아니고, 그냥 무료로 주는거니까 때운다는 표현이 더 어울렸다;
옆에 있던 파인애플은 맛있던 걸로 봐서, 주방장의 실력을 의심해봐야 하는건가? 싶기도. -ㅅ-
환전도 미리 해놨겠다, 나오는 길에 숙박비 계산을 했다.
어제 카운터에 있던 아줌마가 아니라 다른사람이라 그런지 계산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인터넷으로 선금을 치르긴 했는데, 문제는 그게 달러로 지불한 것이라서 잔금을 바트화로 지불하려니 애먹고 있나보다.
숫자 불러주는게 내야 할 돈보다 더 많이 불러줘서 다시 계산해달라는 말도 두어번 하고..
이래저래 생각보다 계산하는데 훨씬 오래 걸렸다.
으으, 이번 여행은 왜 사방에서 이렇게 시간을 끄는거지.
혹시나 한국으로 돌아가지 말고 그냥 눌러 살라는 모종의 계시인건가...기타등등 희망사항이 반영된 추측을 하면서 겨우 숙소를 나설 수 있었다.
첫 행선지는 짐 톰슨 하우스라는 곳이다.
숙소 바로 앞에서 가는 버스는 모르겠고, 약 15분 정도 걸어서 여행자 거리를 지나 어제 버스에서 내렸던 곳 근처로 간다.
돈 많은 여행객이라면 물론 택시를 타거나, 단체관광객일 경우 버스 혹은 승용차를 렌트해서 다닐 수도 있겠지만, 가난한 여행객은 역시 현지 교통수단이 제일 저렴하고 편리한 이동수단이다.
편리한이라...뭐, 일단 걷는 것 보다는 편리하잖아. -ㅅ-;;;
태국의 버스는 종류가 많은데, 크게 구분하면 '에어컨 있는 버스'와 '에어컨 없는 버스'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당연하지만, 에어컨 없는 버스가 더 싸고 흔하다.
대신 냉방은 오로지 자연풍에 의존해야하며, 버스가 달릴때는 매연을 그대로 들이마시는 경험도 할 수 있다. -ㅅ-;;;
짐 톰슨 하우스에 갈 때 탄 버스도 바로 이 자연풍 버스였다.
아니 뭐, 매연을 맡으며 간 건 그렇다 치는데, 문제가 하나 더 있었다.
태국 버스는 안내양이 돌아다닐 때 돈을 주고 티켓을 받는 방식이다.
당연하지만, 정류장 안내방송 같은 건 있을 리도 없고, 내릴 때 알아서 잘 내려야 한다.
안내양이 친절하다면야 여기서 내리라고 해줄 수도 있지만..이건 자칫 잘못하면 크게 당할 수도 있는 노릇이고. -ㅅ-;;
그래서 자연풍 버스의 창밖으로 지나가는 풍경들을 가져간 지도와 대조해보면서 내려야 할 정류장인지 아닌지 자세히 살펴본다;
이러저러해서 마침내 짐 톰슨 하우스에 도착한다.
휴, 예상 외의 문제들이 생겨서 생각보다는 시간을 더 쓰긴 했지만,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이다;
짐 톰슨 하우스는 글자 그대로 짐 톰슨 이라는 사람이 살았던 집이다.
그런데 이 집이 왜 유명해졌냐하면, 당시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부를 모았던 짐 톰슨이 인도차이나 반도 전역의 국보급 문화재를 모아 장식해놓은 집이기 때문이다.
미국 정보부 CIA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OSS 소속이었던 짐 톰슨은 태국의 실크 산업에 주목해 이를 육성하면서 엄청난 재산을 모았다고 한다.
오죽하면 그가 살았던 집을 통째로 박물관으로 바꾸기로 했을까.
하지만 권력형 부라는데서 짐작할 수 있다시피, 짐 톰슨의 치부 방식이 정당하고 추천할만한 것은 아니었다.
각지에서 모아들인 문화재도 '힘'으로 들고온 것들이 많다.
극단적인 예로 드는게, 심지어 어느 대문이 맘에 든다고 해서 통째로 떼어내서 들고온 일도 있다고 하니.
어쨌든, 다행히 영어 안내 가이드가 있다고 해서 그걸 듣기로 했다. -ㅅ-a
걍 대충대충 보고 가는 것보다야 누군가가 설명해주는게 훨씬 좋지.
곳곳에 서있는 조각상, 탁자, 샹들리에 하나하나까지 전부 다 국보급 문화재란 이야기를 가이드가 해준다.
한 때 미얀마인들이 태국 불상들 목을 다 잘랐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게 아닌가 했는데, 가져 올 때 부터 이렇게 되어 있었다고 한다. -ㅅ-;
가이드 내용은 대부분 문화재에 대한 출처 소개, 그리고 짐 톰슨에 대한 간단한 이력이다.
장식품 하나를 볼 때마다 읊어주는 수식어가 고색 찬란, 그리고 화려하다.
단순히 국보급이라고 하기엔 대단한 물건들을 집에 쌓아두고 가재도구로 사용하고 있었다니.
이만큼의 부를 쌓아두고 만든 집에서 짐 톰슨은 고작 1년여를 살고나서는 행방불명 되어버렸다고 한다.
허...정말 억울해서라도 돌아왔을법 한데. -ㅅ-a
안타깝지만, 실내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라서 내부 사진은 전혀 찍질 못했다.
그런데 역시 백번 말하는 것보다 가서 직접 보는게 낫다고, 짐 톰슨 하우스의 화려함은 정말 대단하다.
태국 뿐만 아니라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에서 가져온 온갖 화려한 조각상과 장식품, 심지아 창틀 장식까지도 감상할 가치가 있는 물건들이다.
침실에 전시된 물품들 뿐만 아니라, 손님방에 있는 식기와 다기류까지 그 어느 것 하나 눈길을 끌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식기류보다 조각상들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아니 뭐, 관광객들 손길닿는 곳에 진품을 전시해뒀을 리가 없지만, 어쨌든 모조품이라도 일부나마 흉내낸 그 자태와 미 마저도 허투루 볼만한 게 아니다.
박물관에 산다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나.
짐 톰슨 하우스 투어를 마치고 나오니 앞에서 뭔가 전시를 하고 있다.
짐 톰슨의 방직산업이 여기저기에 어떻게 이용된다~라는건데 뭐..별 내용은 없었고;;
앞에있는 매장에서도 뭔가 그냥 구경만 하고 나왔다.
뭐, 패션이든 원단이든 방직이든 아는게 있어야지 -_-;
품질이 좋은건지 어떤건지, 선물이라도 살까 하다가 도대체 뭐가 좋은건지 알 수가 없으니 바가지 쓰는 건 아닐까 싶어서 그냥 나와버렸다.
짐 톰슨 하우스에서는 시암 스퀘어가 가깝다.
시암 스퀘어는....음 뭐랄까, 한국으로 따지면 명동 거리쯤 될까?
제법 깔끔하고 높이 솟은 건물들도 많고, 백화점, 영화관 등이 밀집한 곳이다.
분위기만 봐도 여태까지 봤던 거리의 분위기와는 당연 차이난다.
같은 방콕이지만, 너무 차이가 심하니 이질감마저 든다.
시암 스퀘어쪽에 방콕에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다는 태국식 샐러드 가게가 있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다.
시암 스퀘어 옆 골목으로 빠지면 이런 모습의 건물들이 나온다.
왠지 모양은 미국 건물들같지만, 훨씬 빽빽하다;
가게 이름은..쏨땀꿍?
나름 고급식당이라 그런지, 내부 인테리어는 상당히 깔끔했다.
근데...손님들이 하나도 없는 건 좀 불안;
종업원들은...음 뭐 친절하단 느낌은 없었고;
자기들끼리 노느라 바쁘다;;
자, 드디어 샐러드가 나왔는데...음. -_-;;;;
평가하자면 오묘한 맛이라고 해주겠다;;
역시 이국 문화에 적응하기는 어렵다는 장벽을 이 음식에서 맛볼 수 있었다;;
이거 종업원이 추천해준건데.....-ㅅ-a;;
상대적으로 이건 좀 적응할만한 맛이긴 했는데...
......말했듯이 어디까찌나 '상대적'으로 -ㅅ-
역시나, 문화적 차이를 느끼고는 음식을 다 먹지도 못하고 나와버렸다;;
허허...음식 아까운 줄 모른다는 평을 현지인에게서 받아도 별 수 없겠는데;
밖으로 나와서 걷다보니 발견한 프리스타일 광고.
흠...이거 방콕에서도 하는구나~
의외로 한국 게임들이 방콕에서 선전하는 듯.
나와서 걸어간 곳은 쭐라롱건 대학교라는 곳이다.
태국의 국립 대학교로, 태국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여기는 학생식당인듯.
태국은 특이하게도 대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다닌다.
덕택에 길거리에서 교복입은 학생들을 만나도 얘들이 중학생인지, 고등학생인지, 대학생인지 구분이 안간다.
실제로 걸어가던 도중에 교복입은 애들이 모여있길래 대학생인가보다~ 태국 애들은 얼굴도 동안이네~ 라면서 보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진짜 고등학생이었다. -ㅅ-;;
근처에 고등학교도 있는건가;
-ㅅ- 뭐 걸어가는 애들 몇 명 붙잡고서 말도 걸어봤지만...역시 어설픈 영어로는 대화가 안된다;
차라리 태국어를 배워오면 여러모로 여행이 편했을텐데~ 하는 생각이들기도 했다.
제법 학교 부지도 넓고 건물들도 멋지구리하다.
열대나라답게 수목이 울창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한국이라면 아마 매일밤 학생들이 저 나무에 반쯤 소화되다 만 비료도 주고 할텐데..
학교 부지는 상당히 청결하다.
뭐, 가본 대학교래봐야 몇 군데 되진 않지만, 담배꽁초, 껌자국, 침자국이 흔한 대학교는 한국 이외에서는 보지못했다.
무슨 미술 전시회 같은 걸 하고 있길래 들어가보았다.
음...-ㅅ-;; 쿨럭;
학생들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난해하다는 말 이외엔;;;
그리고 현지 학생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간 미술 전시관.
자기네 학교 건물인데도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라 뭔가이상하다 싶었는데..실제로 가보니 상당히 허름한건물이었다.
이러니 자기네 학교 건물도 모를 법 하지. -ㅅ-;
덕택에 재대로 가는 지 아닌 지도 모른채 한참 헤매다가 간신히 들어갔다.
제법 많이 기대하고 들어간 것에 비하면 그 규모가 작아서 실망하긴 했는데..
그나마 아까 들렀던 전시회보다는 이해하기 쉬운 전시회였다. -_-;;;
태국까지 갔다고 해서 없었던 심미안이 느닷없이 생겨날 리도 없고.....;;
뭐, 그래도 대충 안보고 나름 이거저거 살펴보면서 사진도 찍고 한 이유는, 에어컨 때문이다.
아니, 정말 몇시간동안 열대지방의, 그것도 한낮의 뜨거운 햇살에 레어로 잘 익혀지면서 돌아다녀 보라구.
당장 냉방시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면서 자판기 안의 캔커피가 부러워질테니. =ㅅ=;;
하지만 다른 관람객이 없는 전시관에서 무작정 앉아있기만 할 수도 없고 오늘의 일정도 있으니, 슬슬 다시 길을 나선다.
건물은 최신식이지만 버스는 좀...-ㅅ-;;
그래도 저 버스는 에어컨이 나오는 버스다.
외관따위야 어때, 중요한 건 껍데기보다 그 안이라고!
무더위에 시달리며 걸어가는 한국인 여행객의 부러움을 한껏 받으며 지나가는 버스.
그래서 찾아간 곳은 망고탱고라는 아이스크림 가게다.
으으 더위에는 역시 아이스크림 아니겠음? ㅠㅠ
대략 이렇게 생긴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그리고 다행히, 아까 갔었던 태국식 샐러드 요리보다는 훨씬 적응하기 쉬웠다 =ㅅ=;
외국인 손님들도 제법 많았고..
열대지방에서 먹는 달콤한 망고 아이스크림은 역시 최고!
머리위를 가려줄 야자수 그늘은 없지만, 대신 문명의 총아, 에어컨이 시원하게 해주고 있었다.
.....점점 에어컨에 대한 찬양이 늘어간다;;
아, 베트남에서는 이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역시 태국이 더 더운듯. -ㅅ-;;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는 지상철을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방콕에는 지상철인 BTS와 지하철 MRT가 있다.
상당한 교통체증을 자랑하던 방콕에서, 지상철과 지하철 덕택에 방콕 시민들의 생활이 확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BTS를 이용하는 승객들도 많아보였고, 시설도 제법 깨끗하다.
지상철 노선은 남북 종단과 동서 횡단의 두 노선밖에 없긴 했지만, 여러 의미에서 일본의 지하철 시스템을 많이 참조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번화가에 있는 지하철 역이라 그런지(SIAM 역이었나..) 주변으로 보이는 풍경은 오히려 서울이라기보다는 일본에 와 있는듯한 느낌마저 들 정도.
지하철 이용요금은 거리마다 다르지만, 30 바트, 약 1000원 정도로 잡으면 왠만한 거리는 모두 이동할 수 있다.
그리고 도착한 지하철.
상당히 깨끗하고 세련되었다.
바깥의 버스들과는 반세기차이가 난다고 해도 믿어줄만큼 최신 시설이다. -ㅅ-a
서울의 지하철 5~8호선보다 훨씬 더 좋은듯.
태국은 여성 비율이 높다는 걸 실감케하기도 했다;;
지하철에 타고 나서도 객차 안의 90% 정도가 여성 승객이었다.
아니, 남자들은 다 자가용이 있는 것일까? =ㅅ=;;
참고로 방콕에서는 지나가는 택시마저도 일제 도요타 승용차...
지나가다 보인, 건설중인 건물.
이 지역의 랜드마크 급으로 새로 짓는듯 하다.
이렇게 주변에 아무 것도 없이 홀로 우뚝 솟아있었으니..
꼭대기층은 전망이 엄청 좋을듯. =ㅅ=
지상철에서 내린 곳은 바로 선착장과 가까운 역이다.
방콕 서쪽에는 '짜오프라야'강이 흐르고 있어서, 이 강위로 수상 버스가 다닌다.
시내에도 짜오프라야강에서부터 운하를 파 물길을 만들고, 운하보트들이 지나다니기도 한다.
운하보트는 이번에 타보지는 못했음.
여행객들도 재미삼아 많이 타긴 하지만, 실제 태국 시민들의 중요한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상류로 가는 배의 경우 배선간격은 그다지 길지 않아서 잠깐 기다리면 탈 수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하류로 가는 배의 배선간격이 길어보였다.
잠깐, 그럼 상류로 갔던 배들은 어떻게 다시 돌아오는거지? =ㅅ=;
그냥 지금이 우연히 상류로 가는 배들이 많은 시간대인걸지도.
수상 버스라고 한 이유가, 이런식으로 좌석들이 있기 때문이다.
뭐, 자리 없으면 서서 가는 것도 버스랑 똑같고..-ㅅ-;
승선인원은 꽤 많지만, 배 자체가 흘수가 깊은 편은 아니다.
그래서 의자에 앉을 경우, 수면과 눈높이의 차이가 그다지 많이 나지 않으며, 서 있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배가 이동하는 속도감은 훨씬 빠르며, 나름 재미있다. =ㅅ=
그 왜, 놀이동산가서 보트 타는 느낌이랄까;
배타고 지나가는 와중에 보인 왓 아룬이라는 사원.
여긴 내일 갈 예정이다.
태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원이며, 우리나라의 '다보탑'처럼 동전에도 새겨져 있다고 한다.
이 보트들은 수상버스가 아니라, 어딘가 여행사나 호텔에 소속된 배다.
짜오프라야강에는 여러가지 배들이 많이 다니는데, 역시 수상 버스나 화물선들이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배들이다.
하지만 가늘고 긴 Long tail boat라고 불리는 배들이나, 저렇게 어딘가에서 운영하는 사설 보트들도 제법 눈에 띄는 편이다.
저녁에는 한강 유람선처럼, 강물 위의 풍경과 함께 공연을 보며 음식을 즐길수 있는 유람선들도 뜬다고 한다.
짜오프라야 강의 상류로 올라와 다시 카오산 근처의 선착장에서 내렸다.
확실히 태국의 자연풍 버스를 타고 다니는 것 보다 훨씬 낫다 -ㅅ-;
걷다가 목도 축이고 더위도 식힐 겸 해서 들른 까페 겸 여행사.
카오산 로드에는 이렇게 1층 로비에서 까페를 겸하는 여행사들이 많다.
이번에 깨달은거지만, 여행다닐 때 아이팟 터치는 상당히 유용하다.
특히 한국에서 어느정도 정보를 정리해놓고 왔기 때문에, 왠만한 정보는 손안에서 슥슥 찾아볼 수도 있고, 인터넷이 연결되면 더욱 더 편하다.
개인적으로 정보를 정리해놓은 사이트가 따로 있어서 검색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게 매우 편했다.
그리고 핸드폰도 정말 만일의 만일의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들고다닐만하다.
2~3번 정도는 켤 때마다 한국 대사관 알림 문자가 오는게 좀 지겹긴 하지만;; 그래도 위급할 때 연락처가 있다는 게 나름 마음이 놓인다.
만리타국에서는 파워콤이나 대출 스팸문자도 반갑다니까..
그리고 지역에 따라 시간도 자동으로 맞춰주고...( -_-);;
당연히 아이팟 터치도 시간 변경하면 되지만..........귀찮;;;
숙소 근처로 온 김에, 어제 받았던 마사지를 다시 받으러 갔다.
이번엔 전신 마사지에 도전!
별 말 안했는데, 어제 발 마사지를 해주셨던 분이 전신마사지도 해주셨다.
당연히 효과는 최고! =ㅅ=;
태국 마사지는 정말 받을 때 마다 그 시원함에 감탄한다는게 거짓말이 아니다.
한국에서라면 몇 만원 줘야 간신히 받을텐데...
여기선 비싸야 만원 미만이니..ㅠㅠ
다음 번에도 태국으로 여행을 온다면 하루에 두 번씩 마사지를 받고 싶은 생각마저 들 정도;;
자, 어쨌든 마사지를 마치고, 태국 최고의 팟타이를 만든다는 식당, 탑싸마이로 향했다.
팟타이는 태국식 볶음국수...라는건데, 사실 아침에 먹었던 태국식 샐러드가 아직 인상깊게 남아있어서 불안불안하기도 했다.
그래도 뭐, 태국 최고라잖아. =ㅅ=;
그런데 찾아간 건물은 생각보다 훨씬 허름한, 지나가는 현지인에게 물어서 확인을 받고도 뭔가 떨떠름한 가게 전경을 자랑하고 있었다.
더욱 불안한게 손님도 얼마 없다.
정말 태국 최고의 팟타이를 만드는 곳이 맞을까..
아니, 한국도 원래 이름있는 곳은 허름하지 않았던가! 라는 생각에 일단 들어가본다;
그리고 우리의 용감한 점원아저씨.
영어를 단 한마디도 못한다. -ㅅ-;
그냥 영어 메뉴 던져주고 알아서 시키셈~ 이라는 표정;
왠지 그 거만함에서 태국 최고라는 자존심이 엿보여, 오히려 설득당했다. -_-;
일단 팟타이는 이렇게 생겼다. =ㅅ=
음...뭐 사진으로 그 맛을 설명하기도 힘들지만, 말로도 힘들다!
잡채 비슷하게 생겼지만, 그래도 엄연한 국수인데..뭐랄까, 맛이 너무 싱거운데다 별로 호감가지도 않는다;
그래서 주변에서 어떻게 먹고 있나 봤더니, 같이 주는 이렇게 생긴 야채들과, 옆에있는 향신료 / 소스들을 뿌려서 먹고 있었다.
음...점원을 불러서 물어봐도 전혀 별 관심이 없고...이건 뭐 달인의 자존심인가? 난 요리했으니 넌 알아서 먹으라는?;;;
그냥 주변 둘러보고 먹는대로 대충 따라먹어본다.
오...그런대로 아까보단 나아지는데?
그래서 좀 더 비싼것도 먹어본다; 쿨럭;
오, 역시 가격대에 비례하여 더욱 맛있어진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제일 비싼 걸 시켜볼 껄 그랬다.
태국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는 식당이라 그런지, 가격대는 서울과 비슷했지만...뭐 이정도면 나쁘지 않잖아?
위치가 애매하여 찾아오기가 약간 어렵다는 단점만 아니면, 다음 번에도 와서 꼭 더 먹어보고 싶은 맛이다.
개인적으론 태국 최고의 팟타이 요리점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다.
사실, 먹어본 팟타이는 이게 전부였으니까. -ㅅ-
어쨌든 맛있었다구!
나오는 길에 보니 어딘가의 방송국에서 취재를 나온듯, 요리하는 주방장을 찍고 있었다.
주변에 손님도 꽉꽉 들어차고 기다리는 사람들 마저 있는게, 역시 유명한 집이 맞긴 맞는가보다. =ㅅ=
그리고 아저씨도 주위의 눈길을 의식한 듯, 약간의 과장이 들어간 큰 동작으로 요리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꺼내서 찍고 있으니, 이쪽을 힐끔힐끔 보면서 요리하는 순진한(?) 모습에 살짝 미소지어주고 돌아나왔다.
증거자료인 동영상은 생략.
자, 뭐 그리고 또 한참 돌아다니다가 한인타운도 지나가보았다.
한인타운이라기보단 한인상가라는 말이 더 어울리긴 했지만....여기서 찍었던 사진은 죄다 흔들려서 역시 생략. -_-;
익숙치 않은 카메라라 좀 난감하다;
PUB이 보이길래 들어갔더니, 여긴 백인 아저씨 아줌마들만 잔뜩 앉아있다.
호치민에서도 그랬지만 방콕 역시 현지인들이 가는 술집은 찾기가 어렵다.
다들 집안에서만 술을 마시는건지...아니면 내가 못찾는건지.
호치민에서 한참 헤메고 다닐 때도 오토바이 끌고 다니는 애들은 많이 봤지만, 정작 술집처럼 생긴 곳은 전혀 보질 못했다.
여기도 들어갔다가 백인 아저씨들 틈바구니에 끼어서 맥주 한 병 마시고 걍 나와버렸다.
태국에서 백인들 틈에 끼어 놀고싶은 생각은 그닥 없다구.
그 뒤로도 여기저기 골목길을 기웃기웃 해봤지만, 역시 외국인들 상대로 하는 술집만 간간히 보일 뿐이다.
그냥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과일과 과자를 좀 사왔다.
물론, 맥주도 =ㅅ=;;
한국에서는 절대금주란 말에 절대복종하고 있건만, 또 나오니까 그게 쉽지가 않구나~
뭐 더운데 한참 헤메일 것도 없이, 숙소에 들어와서 에어컨 시원하게 틀어놓고 간단한 안주에 맥주를 마신다.
그리하여 오늘도 이렇게 저물고, 내일은 사실상 태국 일정의 마지막 날.
왕궁에 놀러가는 날이다.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