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사람이다"
그들이 말했고, 나는 생각했다.
저 인칭 대명사는 나를 지칭하지. 그럼 나는 사람인걸까?
마치 그 생각의 메아리리도 들은 듯, 그가 다시 말했다.
"너는 사람이다"
확신을 담아 말하기 보단, 그렇게 말하기 때문에 사실이 되는 듯한 문장.
그런 류의 문장을 자신도 모르게 되뇌었다.
"나는 사람이다"
그림자가 이지러지고, 다른 그가 이야기했다.
"사람은 이렇게 걷는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이렇게...."
몇 개인가 알지못할 선이 그려졌다.
숫자가 떠오르고, 그림이 사라지며, 글자와 문장이 모인다.
이해가 자리잡아 불수의근의 인식이 휘감을 무렵, 어느 샌가 다시, 사실이 되기 위한 문장을 되뇌인다.
"나는 사람이다"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는 내 등을 바라보는 시선으로 돌아온다.
누군가의 중얼거림은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다.
나는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