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쯤해선 버스여행이라고 이릅뭍여도 될 법한 터키여행이 마침내 마지막 날을 맞이했다.
마지막 날이라고해서 딱히 별달리 짐 챙길 일은 없다.
평소에도 매일 자는 호텔이 바뀌게 되니, 항상 짐을 챙겨 나왔으니까.
다른 점이라면, 드디어 끝이구나 하는 마음 가짐 정도?
뭐, 바로 공항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아침에도 여전히 일정이 있다.
우선 그 시작은, 이스탄불의 한 가운데를 흐르고 있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배를 타고 둘러보는 것이다.
이스탄불이라는 도시는 아시아 대륙과 유럽 대륙에 걸쳐 있는데, 그 경계선이 바로 보스포러스 해협이다.
서울의 한강처럼 도시 가운데를 물이 흐르고 있지만, 이스탄불의 경우는 그게 바다라는 점.
이 보스포러스 해협을 배를 타고 지나가면서 문화재들을 본다...라는 것이 아마도 목적인듯 싶다.
뭐, 저 멀리 블루 모스크도 보이기도 하는데..
아쉬운 점이라면, 배타고 멀리서 지나가다보니 그냥 와~ 저기 멀리 뭔가 있다, 정도로 지나간다는 점이다;
한겨울의 바다위를 지나가다보니, 바람은 세차게 불지, 날씨는 춥지....배 위에 있는 사람보다 배 안쪽 객실에 들어간 사람이 훨씬 많았다. 뭐, 당연한건가 -ㅅ-;;
터키 국민의 98%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보니, 모스크가 정말 많다.
아무리 그래봐야 서울의 시뻘건 십자가 행렬에는 못당하겠지만..-ㅅ-;
교회같은 경우는 아무 건물이나 아무나 들어가서 아무나 분파 만들고 돈내놔라고 외쳐도 뻘건 십자가 올릴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이슬람교는 교구 나눠서 관리하는 천주교에 가깝다고 봐야 할지도.
바로 이 배를 타고 보스포러스 해협을 구경....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만은;
탔던 배는 첫 사진에 나오는 그냥 그런 유람선이고 이건 항구에 정박해있던 어마어마하게 큰 배다.
이 배랑 비교하니 나룻배로 보일 지경...-ㅅ-;;;
오늘도 여전히 돌마바흐체는 스쳐지나갈 뿐... -ㅅ-;;
뭔가 아쉬움이 많이 남는게,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오고 싶다.
다음 번엔 자유 여행으로;;
그리고 이상하게도 바다 색이 이렇게 구분되어 흘러가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해류......라거나 한건가? =ㅅ=;
도시에서만 살아본 촌놈은 그저 신기할 뿐;;;;
배에서 올라온 다음은 바로 성 소피아 사원을 구경하러 간다.
성 소피아 사원은 첫 날 갔었던 블루 모스크 근처에 있다
사진은 지나가면서 찍은 블루 모스크.
첫날은 안개가 심해서 육안으로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그나마 오늘은 안개가 많이 끼지 않았다.
여전히 하늘은 살짝 흐리다.
그래도 첫 날 못봤던 전경을 멀리서 보게 되니 그나마 다행! :)
그리고 이 쪽이 성 소피아 사원이다.
인류가 지은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로마 제국 시절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에 의해 건축되었다.
원래는 이 자리에 콘스탄티누스 대제의 아들, 콘스탄티우스 2세가 지은 성당이 있었지만 소실되고, 다시 테오도시우스 2세 황제에 의해 재건되었지만, 다시 화재로 불타버린다.
사진은 테오도시우스 시절의 건축물이 일부 남아있는 것에 대해 설명한 표지판.
그리고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즉위하면서 즉시 더 큰 성당을 재건하도록 명령하고, 6년에 가까운 공사 끝에 이 성당이 완성된 것이다.
속설에 의하면, 유스티니아누스 황제는 바로 이 문을 넘어가면서 크고 아름다운 성당에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 "솔로몬이여, 이제 내가 그대를 이겼소!"...라는 대사를 읊었다고 한다.
뭐, 믿거나 말거나. -ㅅ-;
안으로 들어서면 블루 모스크와 마찬가지로 저렇게 전등 시설이 있다.
이 역시 당시부터 쓰이던 초 틀에 전등 시설만 한 것이라고 한다.
천장을 올려다보면 여기저기 얼룩진 곳과 아랍글자가 적힌 곳이 보인다.
터키 관광청에서 장식물을 더한 것은 아니고..-_-a 로마 제국 멸망 후, 투르크 제국에 점령당했을 때 생긴 일이다.
당시 술탄이었던 메메드2세는 성 소피아 성당을, 그리스도교에 대한 이슬람 교의 승리의 상징으로 삼기로 하고 건물을 허무는 대신 모스크, 즉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를 명한다.
덕택에 성당 안에 있던 십자가는 모두 제거하고 각종 성화등이 그려져 있던 벽, 천정은 회반죽으로 덧칠하게 된다.
지금은 저렇게 조금씩 회반죽을 벗겨내며, 그 아래에 있었던 모습을 조금씩 복원하고 있다.
돔 바로 아래쪽에 있는 파란색 십자가 비슷한 모습은 원래 천사가 그려져 있던 부분을 조금식 복원하는 중이다.
모스크로 개조된 성 사피아 사원은 모스크 사원으로서 그 역할을 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이스탄불 점령과 동시에 시작되었던 그 임무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 멸망과 함께 끝나고 만다.
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그리스도교의 영향을 짙게 받고 있었던 만큼, 오스만 투르크 제국 뒤에 들어선 공화국에 대한 압력은 상당했다.
성 소피아 사원을 당장 성당으로 복원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터키 공화국 정부는 성 소피아 사원을 특정 종교 소속으로 넘기는 것을 거붛고 이를 인류의 공동유산으로 선포했다.
아울러, 사원 내에서는 일체의 종교활동을 할 수 없도록 금지했다.
블루 모스크와는 달리, 성 소피아 사원은 지금 종교건물로는 사용되지 않고, 문화재로서의 역할만 받았을 뿐이다.
과연 이런 건물을 6년만에 완성시켰어? 라고 생각할 정도로 성 소피아 사원은 웅장하다.
2층에서 내려다 본 성 소피아 성당 내부.
성 소피아 사원은 국가의 중요한 예배를 치루는데도 사용되었는데, 2층에서는 귀부인들이나 그 사용인들이 참석했던 곳이라고 한다.
마치 아래에 빛으로 된 꽃이 떠 있는듯한 느낌까지 주는 이 곳이 오히려 더 좋은 듯. ^^;
2층 복도. 회반죽과 그 아래에 있는 그림의 모습이 천장에 나타나있다.
원래는 금으로 된 모자이크가 있었던 벽.
여기는 다시 1층
원래는 무슨 즉위식? 대관식? 이런 행사가 있을때 사용되던 바닥이라고 한다.
그래서 울타리 쳐서 들아기지 못하게 했다는데...들어가면 자동으로 왕이되는 마법이 발동한다거나? -ㅅ-a;;
모스크 한 가운데, 전등이 있는 틀 바로 밑에서.
그리고 그 위의 천장.
소피아 사원은 웅장하고, 멋있는 건물이긴 한데, 군데군데가 저렇게 지저분한 모습을 보이는게 살짝 아쉬웠다.
차라리 회교 사원으로 개조된 뒤의 모습으로 공개를 했다면 더 깔끔했겠지만, 그럼 관광객들이 그 밑에 있는 모습을 궁금해했겠지.
천장 역시 금으로 된 모자이크로 뒤덮여 있다.
노란 부분은 황금으로, 흰색 부분은 은으로 등등..이렇게 귀금속으로 도배를 하다시피 한 소피아 성당에 쓰인 황금은 자그만치 황금 20톤에 분량이라고 한다.
금이라는 물질이 연성이 매우 높은 금속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글자 그대로 황금을 건물에 쏟아부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하지만, 바닥에 있는 돌도 하나같이 대리석이다.
오죽 많은 대리석이 들어갔으면, 로마 제국시절, 성 소피아 사원을 건설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대리석을 끌어모았다고 하니.
이 중에는 이집트 룩소르 신전 근처에서 가져온 대리석도 있댄다.
성 소피아 사원은 워낙 유명한 관광지다보니 구경하려는 사람들도 매우 많았다.
과연 명불허전이라, 그 웅장함과 화려함은 대단했다.
뭐, 군데군데 회반죽 칠이 되어 있다거나, 아직 복원중인 곳이 있다는 건 아쉬웠지만.
몇 년 뒤에 다시 한 번 와보라는 사원측의 배려가 아닐까? :)
아야 소피아를 마지막으로, 터키에서의 모든 일정이 끝나고 마침내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올랐다.
그렇게 줄구장창 버스만 타고 돌아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떠나려니까 또 많이 아쉬운건 어쩔 수 없다.
이스탄불 공항에서 PP카드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두 군데.
그 중 HSBC premier lounge에 들어갔다.
음..이 쪽이 전망이 더 좋아보이길래 들어갔는데, 맛있는 닭고기와 샌드위치와 빵종류, 그리고 무엇보다 EFES 생맥주가 있었다 :)
내부 시설도 깨끗하고 의자도 나름 편해서 만족도가 꽤 높았다 :)
모스크바 공항에서의 그 라운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
그리고, 돌아가는 비행기는 새삼스럽게 다시 이야기 할 필요도 없이 러시아 항공. -ㅅ-;;
이미 러시아 항공에 대한 솔직한 감상은 처음 타는 순간 했으니 따로 할 말은 없다;
아니 뭐, 이번엔 그 실체를 알게 되었으니, 처음만큼의 충격은 사라졌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래, 포기하면 편하지. -ㅅ-;
자, 그리고 여행 다녀온 후기.
역시 자유롭게 여행 다니는게 취향에 맞다면, 패키지 여행은 불편하다.
뭔가 좀 더 보고 싶어도 시간에 맞춰야 하니 어쩔 수 없이 질질 끌려가고, 뭔가 사기 싫어도 상점에 들러야 한다는 점.
그리고 당연히 그런 상점 이용을 조장하기 위해 다른 상점에는 애초에 갈 시간을 안 만들어준다는 점. -_-;
성 소피아 사원이나 블루 모스크같이 좀 큰 선물은 사진 찍기 좋은 곳 가서 전체적인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싶지만, 상황이 허락해주질 않으므로 어쩔 수 없다.
물론 패키지 여행에 단점만 있다는 건 아니다.
이동편 걱정할 필요도, 일정 걱정할 필요도, 시간 관리도 다 할 거 없이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다.
단지 성향이 그 편이 아닌 사람에겐 조금 불편하다는 점이다.
음, 이를테면 뭐 먹을지 메뉴를 걱정할 필요 없다는 점과, 고민해서 메뉴를 결정하는 점에 대한 차이점이랄까.
그리고 여행다닐 때 아이폰은 매우 편리하다.
특히 Lonely planet에서 각 도시별로 안내용 app을 출시했는데, 이거 하나만 있으면 근처에 있는 숙소, 식당, 문화재 등의 관광 정보를 data 통신을 하지 않고도 손쉽게 알 수 있다.
현재 위치를 지도에 쉽게 표시해 주는 것도 물론 가능.
이번 여행처럼 터키 전역을 단 시간에 돌아다니려면, 그나마 패키지 여행이 제일 낫다.
단, 돈을 조금 더 주고라도 숙소는 좀 좋은 곳으로 하는게 좋을 듯.
숙소가 불편한 것만 제외하면 터키 여행은 충분히 만족스럽다.
수도인 이스탄불은 대 제국이 몇 번이나 겪으면서 그 수도 역할을 충실히 했던 곳이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이니, 말 다 했지.
거기다가 터키는 국가의 역사적 특성상,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각각 거쳐가다보니 이로 인한 종교 대립의 모습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고. 성 소피아 사원이 대표적이다.
덕택에 '성지순례'라면서 이 쪽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은 듯. 관련 여행 패키지가 아예 따로 있나보다. -ㅅ-;; (설마 모스크에서 기도하니까 신앙심이 더 깊어져요~ 하는 건 아니겠지)
하긴 성경에 나오는 지명들이 실존하고 있는 곳이 터키니까.
게다가 구약성경의 경우는 이슬람교와 그리스도교가 공유하고 있어서 공통되는 유물도 있는듯 하다.
대표적으로 모세 지팡이. -ㅅ-;;
하지만 이슬람교에서는 성지순례를 메카로 간다는거;
이건 마지막 보너스.
귀뒤에 저건, 러시아인의 위생상태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해주는 훌륭한 증거물.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