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로운 회사생활.
Messenger에서 나의 정체성을 묘사해주는, 지금의 대화명이다.
다음 주 정도 되면 '잡일 담당자' 정도로 바뀔 여정이긴 하지만, 그래서 고민이 많긴 하지만, 어쨌든 9월 초의 회사생활은 그야말로 여유였다.

그런 상황이다보니, 회사에서 추석 연휴를 알리는 공지메일을 받았을 때 바로 '그래! 놀자!'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당연하다.
면담, 면담, '그래, 어차피 하는 거 없으니 그동안 못 쓴 휴가 쓰셈~'이라고 허락받고는 어느새 일주일짜리 휴가가 덜컥 생겨버렸다.

한국에서 회사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일주일짜리 휴가'라는 것의 희소성을 잘 알고 있다.
그것도 이 시대의 3D 업종인 IT에 종사하고 있다면, 그 가치는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런 귀중한, 회사생활 5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를 허무하게 써서는 안된다!
...라는 강박관념은, 이미 진즉에 잔고없음을 알리는 통장의 비명을 지워버렸다.
직장인에겐, 신용카드님이 계시니까.
(이런 대사가 나오면 언제나 그 결말은 비극이다. 덧붙여, 지금 다니는 회사는 '임직원에게 추석 보너스를 지급했다'라는 말도 안되는 헛소문을 퍼뜨린다 -_-)

이렇게 갑작스럽게 휴가가 생겨 어디론가 놀러가기로 하면, 당연히 비용이 올라간다.
특히 추석 연휴라면 뭐든지 비싸게 받는 성수기의 끝자락.
여기저기 알아봤으나...역시나 싼 비행기 표 따위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아니, 의외로 시드니까지의 왕복 비용이 싸다는 걸 깨닫긴 했는데.....잠깐 알아본 살인적인 현지 물가는 값싼 비행기표의 장점을 간단히 상쇄하고도 남았다.

뭐, 별 수 있나. 급하게 출발하는거니까 준비할 시간도 없고, 갔던데 가자.
그래서 그냥 가봤던 태국, 방콕으로 가기로 했다. -_-;;;
여행 떠나기 전에 사전조사를 제법 하는 편인데, 일단 태국은 한 번 가봤던 곳이기도 하고, 중요한 자료 몇 가지만 준비하면 바로 떠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간단히 결정하고, 자료 준비는 프린터에게 시키고, 추석 성수기 표답게 엄청 비싼 비행기표를 손에 든 채, 태국으로 떠났다.

어느새 세 번째 방문하는 이번 태국행의 목표는, '안 가본 데 가보고, 안 먹어본거 먹어보고, 안 타본거 타보기'
물론 반드시 다시가고 싶은 곳도 꼭 들르기! -ㅅ-/


시작부터 낯선 길로!
이번에 새로 개통한 공항철도를 타봤다.
홍대입구역에서 환승했는데.......기억에 남는 건 '공항철도, 이쪽길로 300m' 표지판. -_-;;
아 물론 공항 리무진보단 훨씬 싸긴 한데, 짐이 많다 싶으면 그냥 돈 더내고 리무진 타는게 낫다 싶었다.
리무진은 탑승수속 카운터 거의 바로 앞에서 내려주니까 캐리어를 가볍게 끌고 갈 수 있지만, 공항철도를 타고 가면 내리고 나서도 한참 올라가고 걸어가야 하는 일이 남았다는 점도 유념.

.....게을러서 계속 차일피일 미루다가, 뒤늦게 일단 시작이라도;;;


Trackbacks  |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