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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1

페루에서 맞는 두 번째 아침이다.
월요일이므로, 대사관이 영업을 개시하기 때문에, 볼리비아 비자를 받으러 가기로 했다.

볼리비아는 입국 조건이 상당히 까다롭다.
우선 황열병(Yellow Fever)예방 접종 카드가 없으면 아예 입국을 시켜주지 않는다.
이 주사는 MSU에서 맞고 왔는데...하나에 무려 $60씩이나 하는 비싼 주사다. -_-;;
한국에서도 아무데서나 맞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어느 정도 큰 병원에서만 맞을 수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예방 접종 확인 증명서가 국제적으로 통하는거거든..-_-;

거기에 볼리비아에서 지정한 몇몇 나라는 4가지 예방 접종을 추가로 받았다는 확인 증명서가 필요하다.
천연두, 독감, 소아마비, 그리고 또 뭐드라....-_-;
아무튼, 이놈의 4가지 예방 접종은 면제되는 나라도 있다.
보건시설이 잘 된 나라는 당연히 면제 되겠지만...불행히도 한국은 포함되지 않는다.
아시아에서 필요한 두 나라가 바로 한국과 중국이다.
한국의 보건 시설 및 제도는 중국과 동일한 취급을 받는다. -ㅅ-;;
뭐, Made in China가 외제라고 좋아하는 나라잖아....
라고 이해하려고 해도 한국인의 상식으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아무튼, 저 4가지 예방접종을 제대로 맞으려면 당연히 돈이 든다.
게다가 천연두 예방 접종은 한국에선 이미 어렸을 때 맞았잖아.
그렇다고 볼리비아 영사 앞에서 옷 벗고 어깨 보여줄 수도 없는 노릇이니.
한국에서 황열병 예방 접종을 맞은 사람들은, 황열병 카드의 기타 란에 해당 예방접종을 맞았다고 스스로 가짜 사인을 해버린다.
DongNe Medical Center, Dr. DonPalE 이런식으로 써놓고 자기이름 한글로 사인해놔도, 볼리비아 영사가 한국어를 알리가 없으니..
문제는 우리가 미국에서 예방접종을 맞고, 한국에 들리지 않은채 바로 볼리비아로 왔으니, 저런 식의 사인은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그냥 미국에서 맞았다고 위조하기로 했다. -_-;;
덕분에 미국 공문서에 미국인 이름으로 적당히 대충...하고 넘겼으니..
남미 여행 때문에 미국 공문서 위조도 해보고 참;;

부랴부랴 볼리비아 대사관으로 갔는데, 사람들이 많은지 대사관 안으로는 들어가지도 못하고 밖에서 기다리라고 한다.
한참 기다리다가 안에 들어가서 신청서를 쓰고, 여권과 함께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린다.
여기서 볼리비아 비자가 거절되면, 볼리비아 여행은 완전히 포기해야 하므로 여행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긴다.
위조범들 모여앉아 무사히 넘어가길 기다리는 심정이 참...-_-;;;

그래서 결과는 성공!
근데 바로 해주는게 아니라 근처 은행에 가서 돈을 내고 오라고 쪽지를 나눠준다. -ㅅ-;;
약 10분 정도 거리의 은행에 가서 $30씩 내고 돌아왔더니, 이제 오후 1시라 문을 닫으니, 내일 오랜다.
.......이것들이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뭐하자는 건지 -_-;
그럼 돈을 내고 오라고 하질 말던가!
어르고 달래도 상대방은 대사관인지라, 고자세로 그냥 안된다고 할 뿐이다.
덤으로 여권도 돌려줄 수 없다고 하니...이거 참 -_-;
이래저래 고민하다가, 비행기 티켓을 살 때나 여행할 때 여권이 필요하므로, 여권 사본을 한 장씩 받고, 볼리비아 비자는 나중에 페루 교환학생분이 받아주기로 했다.

결국 점심때까지 볼리비아 비자때문에 기운 다 빼고...근처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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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요리.
첫 번째 사진은 엔살라다...그러니까 그냥 샐러드고, 두 번째는 파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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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닭고기 요리.
닭고기는 Pollo라고 쓰고 뽀요라고 읽는다.
앞으로 상당히 익숙해져야 할 단어와 음식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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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음식은 향신료나 조리 방법이 한국이랑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재료에는 가끔 감자튀김같은게 들어가긴 하지만..
고기 요리는 향이 독특하다는 거 빼면 별 차이점을 못느낀다.
물론, 맛도 있고 담백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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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후식으로 나온 밥죽? -_-;; 까만 계피가 얹어져있다.
이것도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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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아침 겸 점심을 마치고, 오늘의 마지막 미션인 비행기 티켓을 사러 갔다.
미국에서 출발할 때, 미국 -> 페루의 편도 표만 사고, 페루에서 미국으로 돌아가는 표는 이곳에 와서 사기로 했었다.
미국에서는 최저 $500 정도 하는데, 여기에서 사면 $250에도 있대나....

그런데 역시 그건 신문 광고 얘기고 -_-;;
한참을 돌아다녀도 아예 표를 찾기가 힘들다.
있다고 하는 곳도 최저 $500 선...이래서야 미국에서 사는것과 차이가 없으니.
다들 이곳에서 티켓을 싸게 살 수 있을 거라는 가정 하에 예산을 짜온터라, 티켓이 비싸지면 앞으로의 여행이 상당히 가난해진다. -ㅅ-;

거진 2시간을 헤메다가....결국 $480정도에 사기로 했다.
그리고 국제 학생증(ISIC)가 없는 사람은 $12를 더 내라고 했으니.
영태형과 함께 $490정도의 거금을 내버렸다. -ㅅ-;;
이런..이래서야 미국에서 사오는 것과 큰 차이가 안나잖아~ 라고 투덜투덜 대고..
뭐, 이 동네는 영어를 하는 사람을 찾는 것도 큰일인데다 표가 없다는데 구한게 어디냐~ 하면서 위안을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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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바로 표를 구입한 여행사.
여기 여행사 아저씨가 완전히 박경남군 판박이 버전..-ㅅ-;

한 시간 정도 있다가 표를 찾으러 오라고 해서, 하정을 남겨두고 다른 사람들이 짐을 챙겨 여행사로 오기로 했다.
표만 받으면 바로 삐스코로 버스를 타고 떠나야 하니까.
이것도 내일까지 있자고 하는거, 오늘 떠나는 걸로 설득하는데 애먹었다..-_-;;;
시간이 남아 도는줄 아는 사람이 한 명 있어서, 영태형이 아니었으면 내일 떠났을 듯.

티켓을 찾으러 갔더니, 이 사람들이 ISIC카드를 건네준다. -ㅅ-;
$12가 학생 할인이 안되는 사람들에 대한 추가 과금이 아니라, ISIC 발급 비용이었다.
거기에 하정이 말하길...이 사람들이 영어를 할 줄 아는게 아니라, 컴퓨터로 영어 번역기를 돌려서 이야기 하는거였다고 한다. -ㅅ-;;;;
어쩐지, 영어로 이야기 해도 의사소통이 힘들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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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페루에서 산 가방.
이놈의 가방이 보기보단 용량이 매우 작다. 40L정도였나.
더플백에 이거저거 집어넣은 걸 정리해서 넣으려니 도저히 들어가질 않는다. -_-;;;;
줄이고 줄이고 줄여도 남는 짐들을 그냥 페루에서 미국에 소포로 보내버릴까 하는 고민도 잠깐 했었지만, 비싸다는 소리에 그냥 포기.

어쨌든 표를 받고, 저녁을 해결해야 하므로 차이나 레스토랑에서 밥을 산 다음 터미널에서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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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레스토랑에서..
-ㅅ-; 결국 가방을 저렇게 들고다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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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나올 때 까지 기다리다가 식당 앞에서 사진을 찍으니, 사람들이 신기하게 쳐다본다.
치안이 안좋은 동네인지라, 신기하게 쳐다보는지 탐욕스럽게 쳐다보는건지..-_-;;;

아무튼, 터미널로 바로 가서 밥을 먹는다.
이 동네는 터미널 근처 치안이 매우 매우 매우 안좋다고 한다.
FootPrint라는 여행 안내 책자에도, 차라리 공용 터미널이 아니라 근처에 자체 터미널을 가지고 있는 다른 버스 회사들을 이용하라고 씌여 있다. -_-;
어쨌든, 터미널에 앉아서 밥을 먹고..
화장실에 가서 손도 씻고 하고 싶었지만, 페루 명물인 유료 화장실덕에 그냥 적당히 휴지 + 생수로 씻는다. -ㅅ-;;

그리고 약 8시간 정도 걸려서 삐스코로 출발하는 버스를 탑승!
하고 오늘을 마무리 할 계획이었지만...
버스가 터미널을 나가고 약 2~3분이 지나자, 갑자기 뒤가 웅성웅성한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뒤돌아봤더니...유리창에 구멍이 나있다.
누군가 버스에 돌을 던졌댄다...-_-;;
그 유리창은 버스가 덜컹댈 때 마다 조금씩 더 부서져서 결국 창 하나가 산산조각나버리고..
버스는 다시 터미널로 돌아가, 다른 버스로 타고 갔다.

이 동네, 치안 안좋다는게 농담이 아니군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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