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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마지막 날이다.
뭐 이런저런 일들이 많긴 하지만 시간은 언제나 공평하게 지나치기 마련이니까.
주관시간은 제외하고 -_-;

12시까지 오사카항에 도착해야 하므로, 마지막 날인 오늘은 어쩔 수 없이 오사카항 근처에서 돌아다닐 수 밖에 없다.

시간도 얼마 안되므로 여기저기 다 가볼 수는 없고, 몇 군데 정해서 가야한다.
그러다보니 기왕이면 (쿠폰 덕택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외관도 이쁘장하게 생긴 해양사박물관으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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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장하게 생긴 외관은 대략 이렇다.
저길 배 타고 들어가는 건 아니고; 별도로 육지에 있는 입구를 통해 들어가서 수중터널을 걸어 들어가게 된다.
나름 통유리로 된 수중터널을 기대했지만...그런 건 전혀 없었음 -_-;

뭐, 입구에서부터 실망이었지만, 내부도 그닥 볼만한 건 없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마지막날 한 군데 밖에 갈 수 없을 경우의 선택지로는 최악이랄까;
그냥 이쁘장한 외관은 버스타고 지나가면서 봐줄만 하고, 내부는 그닥 시간 쪼개서 들어갈 이유는 없을 듯;;


그리고 시간되어 오사카항에서 출항.
...하기 전에 면세점에 뭔가 없나 구경하려 했는데, 오사카항에는 면세점이 없었다.
뭐, 딱히 살게 있었던 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 모르게 아쉬워 한 뒤 배에 올랐다.

이미 부산에서 출발 할 때의 경험으로, 편의점에서 음식을 확보하는게 가장 우선순위가 높다는 걸 알고 있었기 떄문에 잽싸게 편의점으로 향했다.
............허걱, 오사카에서 출발할 때는 상품들을 보충하지 않는다.
하긴, 한국 물품들이니 당연한거겠지만....-_-a 뒤통수 맞은 느낌;;

더더욱 안좋은 소식은, 배에 타고 있는 초중딩들은 역시 출발할 때 그 난리를 피웠던 초중딩이다.
뭐, 얘기해봐야 더더욱 암울해질 뿐인 초중딩 얘기는 이만 접고..
배 여행의 장점이나 주욱 나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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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보고, 아침에 일어나니 부산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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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바로 올라가기가 아까우니 여기저기 두리번두리번 거리고 올라간다.
..."선원모집"이라는 간판이 시내에 걸려있다는 게 인상적이었음.
서울에선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새우잡이 배에 태워보낸다"라는 말이 꽤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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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부산에서만 먹어볼 수 있다는 밀면.
-ㅅ- 서울에는 왜 밀면이 없는건지 이해가 안될 정도로 매우 맛있었다.
시간상 못먹어본 돼지국밥을 못 먹은 것이 약간 후회되긴 하지만...
나중에 시간나면 부산에나 놀러가볼까 -ㅅ-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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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잘 때는 옆에서 깨워도 8시에 일어나기가 힘든데, 희한하게도 여행나오면 눈이 번쩍 뜨이는 편이다.
7시에 일어났다가 여유있게 한잠 더 자기까지하고 씻고 나왔다. -ㅅ-
같은 방을 쓰는 다른 분은 무려 도쿄에서 비행기를 타고 오신, 일본을 비행기로 여행하고 계신 브루주아중의 브루주아;
혹시나도 깰까봐 조심조심 짐을 챙겨서 나왔다.

오늘부터는 오사카 패스를 이용해서 지하철을 타고 다니기 때문에, 어제처럼 무식하게 지하철 요금 아끼겠다고 걸어다니는 일은 안해도 된다.
그러고보니 도쿄에서도 비슷하게 걸어다녔던거 같긴 한데;;

발걸음도 가볍게 향한 곳은....어쩌구 역사 박물관.
룰루랄라 하면서 들어갔는데 아니 이게 왠걸, 오늘은 휴관일이랜다.
가이드에는 분명히 어제가 휴관일이라고 했는데...?
알고보니, 일본에서는 휴관일등의 자체 휴일과 공휴일이 겹치면 하루 미뤄서 연휴로 쉰다고 한다.
즉, 어제가 일본의 공휴일인 관계로, 어제 문을 닫는 시설들은 오늘이 바로 노는 날.
아뿔싸~ 라는 아쉬움과 부러움의 콤보 어택이다.

그나마 다행인게, 역사 박물관 1층에서 '사막에서의 삶'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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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의 모래 샘플들을 가져다 두고, 확대하여 모니터로 볼 수 있게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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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시회라고 해도 일본어 나와있으니 뭐가 뭔소린지 알 수가 있나. -_-a
차라리 옆에서 일본어를 읽어주기라도 했으면, 아니 최소한 히라가나 / 카타가나로 나와있어도 대충 감 잡겠지만, 중간중간 한자가 섞인 안내판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런데, 스탭중의 한 분이 무려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로 몇 가지 안내를 해주는 덕택에 그나마 몇몇 전시는 이해할 수 있었다.
여담이지만, 일본식 영어는 콩글리쉬보다 오십 배 정도 알아듣기 어렵다. -_-;;;;
뭐 영어 잘하는 사람이라면야 그냥 그려려니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겐 이 사람이 영어로 말하는건지 일본어로 말하는건지 조차 구분 안갈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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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꽃 이라고 불리우는 돌 종류.
왼쪽의 황토색 돌이 Desert Rose라고 한다.
사하라 사막에서 가져온 돌인데 매우 신기했다.
당연하지만, 이건 만져볼 순 없다. -ㅅ-;

일본의 전시가 대부분 이런식인지는 모르겠는데, 이 사막에 대한 전시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단순히 안내판과 사진만 반복되어 있는 전시가 아니라, 실제로 모래 결정을 현미경으로 보고, 사막 식물을 만져보는 등, 일종의 체험형 전시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요새는 한국에서도 이렇게 하나? -_-a;;

그밖에 뭔가 떠들어대는 TV도 보고, 먹어보라고 하는 식물도 맛보고 설문지도 한 장 작성해준 다음 천수각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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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이 천수각인데, 내부는 온통 사진 금지라고 3개 국어로 도배를 해놨길래 한 장도 찍지 못했다.

천수각은 과거 화재로 인해 불타 소실되었던 것을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자연스레 남대문의 화재를 떠올리게 된다.
이 천수각도 멀리서 봤을 때는 고풍스럽다는 느낌이 드는데, 가까이에서 확인하면 그닥 오래되었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대신, 천수각의 외형은 그대로 복원하면서 내부는 모두 바꿔놓았다.
관광지라는 특색을 살려, 내부에 전시실을 만들고 엘리베이터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빔 프로젝터를 이용한 동영상 상영 - 영문 + 일본어 자막 포함 - 및 투명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입체 전시 등, 전시 자체도 제법 신경 써서 구성한 흔적이 보였다.
게다가 관람객의 동선 구분도 확실히 되어 있고, 엘리베이터로 우선 최상층까지 올라간 뒤 내려오는 방식으로 보도록 구성해놓기도 했다.

그런데 어릴때부터 초등학교시절 소풍이다 뭐다 해서 각종 박물관에 끌려갔다 온 입장에서 보면, 사실 이곳 천수각의 전시품들은 굳이 시간들여서 볼만한 것들은 아니다.
(대부분 전쟁과 관련된) 일본 문화재, 혹은 히데요시의 유품과 생애 등을 설명하고 있는 것인데, 동양권 문화에 대해 생소한 서구권 사람들이라면 모를까.
도쿄에 있다는 .....머쩌구 궁에서도 느끼고, 어제 갔었던 동대사에서도 확인한 것이지만, 일본의 사찰 및 문화재들은 확실히 크기면에서는 거대하다고 할 만 하다.
땅덩어리가 우리나라보다 넓은만큼 노동력을 더 많이 동원할 수 있어서인걸까. (그렇다면 중국 문화재는 과연 얼마나 크려나 -_-;;)
하지만 그만큼 세부적인 아름다움이나 정교함은 우리나라 문화재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하지만, 우리나라 문화재들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것이 있다면 바로 관리 상태이다.
모든 걸 제쳐두고 천수각 최상층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그 광대한 녹지에 말을 잃었다.
서울 한가운데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경복궁과 창경궁은 청와대만도 못한 대접을 받고 있는데 반해 일본의 문화재 관리는 정말 눈여겨볼만하다.
얼마 전 창경궁을 갔을 때 '관광 한국'을 외치던 그 광고가 어찌나 부끄러웠는지 다시 한 번 떠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자, 어쨌든 이래저래 천수각을 뒤로 하고 다시 오사카 시내로 돌아왔다.
이번에 간 곳은 '고쿠라쿠 쇼텐가(극락 상점가)'.

이렇게 말하면 한 번에 찾아간 듯 하지만, 사실 그 주변을 엄청나게 헤멨다.
가지고 간 지도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구한 관광지도 역시 위치가 정확히 표시되어 있지 않고, 잘못 표기된 곳도 엄청나게 많았다.
도쿄와는 달리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한 번에 답을 얻기도 힘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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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오사카의 옛 상점가를 재현해 놓은, 일종의 테마파크라 할 수 있다.
물론 건물 안에 있으니만큼 그 크기는 매우 작지만 오사카의 근대 모습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인 셈이다.
그리고 때마침 올라간 시간에 이렇게 공연을 해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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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자체는 내용을 몰라도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다지 길지 않으면서 흥겨운 것이었다.
아무래도 테마파크다 보니, 안에서 파는 군것질거리 등은 꽤 비싼편이기는 하지만, 내부는 제법 재미있었다.
한국의 70~80년대 분위기랄까, 그런 일본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보는 것도 있지만, 의외로 내부에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도 착실하게 잘 되어있어서 더욱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크다.
그리고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손님들을 즐겁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지나가던 아줌마(사실, 이 아줌마가 입구에서 들어오라고 호객행위를 했었기에 우리를 알아보고 다가왔다)가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하더니, 이긴 사람에게 - 즉 손님이 이길 때 계속 한다; - 바구니에서 불량과자 -ㅅ-를 하나씩 꺼내서 주고 재밌게 놀다 가라면 웃으면서 인사를 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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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인분을 3명이서 30분 이내에 먹으면 무료라는 아이스크림 가게.
아이스크림 크기가 도대체 얼마나 크길래 -ㅅ-a;;
가격이 무려 9만원이기에 포기.
머그샷은 $16이었다구!

그리고 이쪽 주변을 여차저차 더 돌아다니면서 해질 때 까지 기다렸다가 공중정원을 보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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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제법 멀어서 부지런히 걸어가야 했다.
아 물론, 도쿄 도청에 올라갈 때 만큼 무식하게 많이 걷지는 않았다. -_-;;;
(이것도 같은 방 쓰는 분께 물어봤더니 도쿄 도청 바로 아래까지 가는 지하철이 있댄다...끙;;;)

물론 걸어가는 보람은 있다.
아니,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
대신 커플 염장질은 알아서 필터링 해줘야 한다; 영화찍는 커플들이 더러 보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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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게 후시카츠라는 꼬치튀김이다.
고구마, 단호박, 새우 등등의 여러 음식들을 꼬치에 꽂아 튀기는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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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뜨기 전에 일어나 선상일출을 구경하겠다!
...라는 의견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는 이미 알고 있었기에, 느지막히 일어나도 이젠 별로 아쉽지도 않다. -ㅅ-;
뭐 돌아오는 길에 기회가 한 번 남아 있으니까...라고 오히려 안심해버린다.

배멀미에 조심하라는 주위의 무수한 충고가 무색하게, 울렁거린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멀미약을 들고 다니거나, 붙이고 다니거나하는 사람들은 자주 돌아다니지만, 딱히 시달리는 사람도 보진 못했으니..
배가 출렁~출렁~ 댄다는 느낌은 있지만, 워낙 큰 배라 그런지 그닥 심하지는 않다.
...라고해도 배를 타본 경험이 없으니 심한건지 어쩐건지 -ㅅ-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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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있는 연회석..비슷한 공간인듯.
실제로는 식사시간에는 레스토랑, 그 외에는 카페, 저녁에는 공연장으로 변신..까지는 하지 못하고, 그냥 다용도로 쓰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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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바로 옆에는 이렇게 음료를 파는 곳도 있다.
생긴건 상당히 허접해도, 가격은 절대 허접하지 않다. -ㅅ-;
가격에 질려서 음료가 맛있는지까지는 확인하지 못했음.

오사카항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전 10시경.
걸어서 약 2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30초 정도 버스타고 이동한다. -ㅅ-;;
뭐, 아직은 입국심사를 거치지 않았다는 것도 있지만, 항구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화물 트럭들에 치이지 않기 위함이기도 한 듯.
오사카항 입국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항구에서 지하철까지의 이동이다.
항구에서 지하철까지는 원래 버스가 다니는데, 항구에서 출발하는 첫 버스는 11시 45분쯤에 있다고 한다.
입국수속등을 다 마치고 나온 시간이 11시쯤 되니, 45분동안 항구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
물론, 시간이 아까우니 지하철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친절한 버스기사 아저씨가 그야말로 열심히 설명해주기도 했고.
같은 질문하는 한국인이 많을텐데도, 짜증은 커녕 잘 알아듣지 못하는 기색을 눈치채고 자세히 설명해주는데는 고마움을 넘어서 감탄까지 하게 된다.

어쨌든, 도쿄에서 한 번 헤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지하철을 타고 숙소까지 도착했다.
뭐 오사카 자체가 그다지 큰 편은 아닌듯 하여, 지하철을 타면 대개 30~4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지하철 타는데만 익숙해지면 어디로든 이동하는데 문제없는 셈이다.

자, 드디어 숙소에 짐을 넣어두고 일본의 첫 목적지, '나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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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까지도 지하철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이쪽은 거리가 좀 멀어서 장거리 뛰는 지하철을 타고 가야 한다.
거리가 먼 만큼 지하철도 특급, 세미 특급, 일반 등등 여러 종류의 지하철이 다닌다.
그렇다고 지하철 가격이 달라지는 건 아니고, 나라까지 걸리는 시간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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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약 40분 정도 걸려 도착한 나라는 역시 관광지라 그런지 일본인과 외국인들이 엄청 많았다.
하지만 관광지든 뭐든 일단 중요한 건 역시 배를 채우는 것! -ㅅ-
일본에 도착해서 한 끼도 먹질 못했는데 어느새 점심때가 훌쩍 넘어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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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뭐라고 쓰여져 있다는 건 알겠는데, 100% 해석 가능한 메뉴는 별로 없다.
그나마 다행인게, 일본의 식당들은 대개 입구쪽에 가격과 함께 음식 모형들을 전시해놓아서 그닥 큰 문제 없이 원하는 음식을 주문해서 먹을 수 있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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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채우고 나서야 어떻게 생긴 가게인지 둘러볼 여유가 생겼다;;;
대략 이렇게 생긴 가게에서 면 종류를 먹었는데, 모밀 싹으로 만들었다는 죽이 맛있었다.
면 자체는 그냥저냥 평균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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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사실 그다지 볼게 많진 않고, 딱 두 가지만 보면 된다.
동대사와 사슴 -ㅅ-;
동물원에 있는 사슴이 아니라, 개방된 공원에서 놀고있는 사슴들을 직접 만져보고, 같이 놀고, 쫓겨다니고, 사슴 똥도 밟아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근데 이곳 사슴들에게 아무 음식이나 주는 건 아니고, 사슴들이 먹는 과자를 이렇게 앞에서 판다.
150엔, 대략 1500원 정도 내고 과자꾸러미를 사서 사슴들에게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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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봤던 동화의 탓이 큰지, 사슴이라고 하면 뿔이 있긴 하지만 온순하고 우아하다는 이미지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물론, 직접 보기 전까지는 한 치의 의심도 없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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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녀석들은 코가 좋은건지 눈이 좋은건지, 오른쪽에 있는 저 아저씨처럼 손에 사슴과자를 들고 있다 싶으면 그냥 마구 달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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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들이댄다'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다고나 할까 -ㅅ-;
처음에는 멋모르고 '오~ 이녀석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으로 쳐다보고 있어!'라는 반응을 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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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 달려와 뿔로 찔러대며 먹을것 내놓으라는데는 점점 이미지가 바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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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서 과자 냄새가 난다 싶으면 저렇게 코부터 들이대고 눈빛으로 호소...라기보다는 일단 먹을걸 챙기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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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척 하고 있지만, 이녀석도 본질은 사슴 - 즉, 사슴 과자에 환장한 생물 -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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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근처에도 절과 탑이 있는데, 동대사 탓인지 다들 엄청나게 컸다.
때마침 무슨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후덜덜한 가격대에 그냥 패스.
입장권 판매소만 열심히 구경하고 동대사로 이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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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은 나라 역에서 동대사까지 이동하는데 있는 그 큰 공원 대부분에서 볼 수 있다.
동대사 앞에도 사슴들이 어슬렁어슬렁 대는데, 정말 바닥을 조심히 살펴보며 걷지 않으면 지뢰 밟기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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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을 처음 보면 마냥 좋다.
사슴 과자도 사서 한입씩 주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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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슬슬 주변의 사슴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절대로 저 아줌마가 예뻐서 모일리는 없고, 오로지 손에 들고 있는 사슴 과자 때문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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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사슴과자를 강탈당한 아주머니, 이제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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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슴들은 절대 놔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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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는 형태가 되어버린 아주머니와 그 뒤를 쫓아가는 사슴들;
한동안 저 아주머니는 사슴들에게서 떨어질 수 없었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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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쪽이 관광지라 그런지, 대부분의 건물들이 저렇게 옛 한옥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신주도 있는데가, 영업중인 상점에서도 기모노를 입고 판매하는 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앞을 달리는 자동차들은 역시나 최신형, 간혹 비싼 고급 스포츠카도 보인다 -ㅅ-;
아, 그리고 인력거를 몰고 다니는 아저씨들도 주변에 많다.
보나마나 비쌀듯 하여 관심조차 두진 않았지만....사실 서양쪽에서 온 사람이라면 모를까, 인력거가 그닥 신기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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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도착한 동대사 입구.
세계 최대의 목조건축물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모든게 다 크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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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지붕에 뿔 달린 건물이 동대사 대웅전이다.
그러고보니 일본절이나 성에는 뿔 달린 것들이 많다.
그렇다고 사슴 뿔은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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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엄~청 나게 크다.
앞에 서 있는 사람들과 비교해도 실제 크기는 역시 직접 봐야지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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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에 있는 불상이다
어두워서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안에 들어가서 불상 주변을 한바퀴 보면서 감상할 수 있다.
정말 '크다'라는 말밖에 할 수가 없달까;
세계최대목조건축물이라는 건 역시 직접 봐야하는거구나.
특히나 한국 사찰이주는 섬세하면서 아름답다는 느낌에 익숙한 나머지, 저렇게 크기로 압도하고자 하는 사찰은 제법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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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나 애니에 가~끔 나오는 도리이 -ㅅ-;
절이라 그런지 여기저기 많이 있길래 한 장 찍어봤다.
관광객들은 대부분 동대사만 보고 바로 돌아가는 듯 했는데, 직접 주변을 돌아다녀 본 결과...그닥 볼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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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오사카에 돌아와 저녁을 먹기로 한 회전초밥집.
원래는 요시노 스시라는, 상자초밥을 처음 만들었다는 곳에 가보려고 했지만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주변을 30분가량 헤멘 끝에 결국 그냥 회전초밥집으로 가기로 결정 -ㅅ-;

한국에선 동해도라는 회전초밥집을 가보고 그냥저냥 싼맛에 먹을만 하네~ 정도였는데..
이곳은 초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특히 이 초밥집이 위치한 도톰보리는 식당 앞에 사람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뭐, 그만큼 맛있다는 증거겠지~ 라면서 약간의 기대를 하고 더운날씨에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기다린 보람을 여실히 느끼게 해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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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내부는 그냥 회전초밥집이랑 크게 다를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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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제법 다양한 종류의 초밥을 먹어봤는데, 먹느라 바빠서 사진을 다 찍진 못했음 -ㅅ-;

안타까운건, 중간에 참치초밥이 올라왔는데 때마침 다른 초밥을 손에 든 상태였기에 다음에 올라오면 먹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두 번 다시 구경할 수 없었다. ㅠ_ㅠ
한 번 먹어보고 맛있었던 초밥들은 역시나, 한 바퀴를 돌아 제자리에 오기전에 모두 다른 사람의 입으로 사라져버린다.
다 먹고 일어서기 전에 참치초밥을 한 번 먹어보고 갈테다~ 라며 주문해봤지만 재료가 다 떨어졌다고 하는 듯;; =ㅅ=;
뭐 하지만 다른 초밥들이 워낙 맛있어서 그닥 후회는 남겨두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교통비 아끼겠다는 일념하에 도톰보리에서 숙소까지 열씨미 걸어서 도착하고 -_-;;
같은 방을 쓰는 분과 인사한 후, 피곤에 지쳐 후다닥 잠들어버렸다.
내일부터는 오사카 주유패스를 쓸테니 교통비 아끼겠다는 무식한 짓은 안해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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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만 펼치면 연일 들려오는 소식중 하나.
배럴당 $100 돌파는 이미 옛날 얘기고, $150돌파, $200돌파까지의 우울한 전망을 연일 쏟아낸다.
이미 생활물가에 악영향을 끼치는데..아니,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가격은 올라가고 제공받는 서비스와 제품의 질이 떨어지기에 딱 좋은 핑계가 나온 셈이다.
담합에 열심인 국내 정유사들은 적당한 핑계를 찾아 가격 올리기만 바쁘지, 유가 떨어진다는 뉴스가 헤드라인에 걸려도 외면할 뿐이니.

평소에 한 푼 두 푼 간신히 모아 무더운 여름날 바깥 나들이 한 번 하려는 사람에게 역시 큰 타격이다.
성수기에 야금야금 올라가는 비행기 티켓 가격이야 그저 그러려니 하겠는데, 유류할증료라는 어이없는 괴물에 발목잡히게 되어버렸다.
아니, 무슨 티켓 가격이 30만원인데 유류할증료가 16만원이야!!!
덕택에 어울리지 않게도 국제유가 상승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시국토론자 한 명이 탄생해버렸다.

하지만, 기름값이 비싸서 자가용을 못끌고 다니면 BMW를 이용하면 된다.
그럼 비행기가 유류할증료라는 녀석을 등에 업었다면, 배타고 가까운 곳에 가보자...! 라는 계산을 하게 된다.
그래서 찾아본 일본까지의 배삯은 약 20만원선.
하지만 이걸로 안심하면 안된다.
유류할증료라는 녀석은 항상 '불포함'항목에서 찾아봐야 하기 때문이다.
찾아보니 역시 배도 맹물로 움직이는게 아닌지라, 유류할증료를 내야 한댄다.
그 가격은 무려 16000원.
응? 잠깐, 16만원이 아니고?
다시 한 번 확인해봤지만 1만6천원이 맞댄다.

그렇다면 유류할증료포함 약 45만원의 비행기편과 약 22만원의 배편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셈이다.
돈 많고 시간이 부족한 사람이라면야 비행기편이 정답이겠지만,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싼 저임금 인력의 입장에선 시간을 더 쓰고 배편으로 갈 수 밖에 없다. -ㅅ-;
그래서, 이번엔 일본에 배타고 한 번 가 봅시다.

여기서 잠깐 추가해야 할 항목이 바로 부산까지의 이동에 필요한 돈과 시간이다.
다행히 아직까진 서울에서 오사카까지 가는 배편이 없으므로, 부산까지는 기차 혹은 버스로 이동해야 한다.(2MB짜리 계획이 성공하면 바뀔지도 모르겠다)
뭐, 이른바 '중산층'이라면야 부산까지 비행기 타고 가서 배타고 일본에 간다는 -_-;;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아까도 말했지만 우리는 저임금 노동자.
기차타고 부산까지 가기로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얌전하게 부산까지 가기는 싫어서, 꼼수를 찾아봤더니 부산까지는 'KTX동반석'이란 걸 이용해서 싸게 이동할 수 있었다.

KTX의 각 차량에는 양 편에 4석씩, 총 8석의 '마주보고 가는 좌석'이 준비되어 있다.
이걸 '동반석 할인'이라는 제도를 이용해 편도로는 약 3만원 정도, 왕복 약 6만원으로 부산에 다녀올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따져본다면,
A. 비행기 : 티켓 30만 + 유류할증료 15만 + 인천공항 리무진 1만 = 총 46만 + 약 4시간
B. 배 : 티켓20만 + 유류할증료 2만 + KTX 티켓 6만 = 총 28만 + 약 19시간
이라는 계산이 나오게 된다.

그래서, 최종 일정은 서울 -> KTX 부산역 -> 부산항 -> 오사카항 으로 갔다가 역순으로 돌아오는 일정을 선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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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단은 KTX를 타고 부산으로 출발!
의외로 가운데에 접었다 펼 수 있는 탁자도 있어서 여행 자료를 읽거나 할 때는 편했다.
하지만 의자를 뒤로 기울이는게 상당히 제한되어있다는 점은 좀 단점이다.
좁은 차량에 최대한 많은 좌석을 우겨넣으려 하다보니 어쩔 수 없었겠지만.

만일 KTX동반석에 필요한 인원인 4명을 다 모으지 못했다면, 인터넷에서 KTX 동반석을 함께 이용할 사람을 모집하는 카페에 가입하면 된다.
그나마 가장 큰 곳이 http://www.ktxcarpool.com 이라는 사이트인데, 다음에 있는 카페와 연동된다고 한다.
회원가입할 때 다음 ID를 입력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 비밀번호만큼은 반드시 다음과 다른 비밀번호를사용하는 걸 잊으면 안된다. -_-+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은 약 3시간.
대전까지 한시간만에 가는 걸 보면 정말 빠르다는 실감이 난다.
단, 빨리 가는 건 대구까지고, 대구에서 부산까지는 기존 철도구간이기 때문에 빠르게 달릴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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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새 도착한 부산 KTX역.
그러고보니 그동안 부산에 와본 건 처음이다. -ㅅ-;
와~ 덥다라는 한마디만 말한뒤, 부랴부랴 부산 국제 선박 터미널로 이동해야 한다.
택시를 타고가는 방법도 있지만, 부산 KTX역 바로 옆에서 버스를 타면 금방 도착한다.
버스타고도 5분 정도면 도착하는 거리라 그런지, 택시 운전하시는 분들은 싫어하시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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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국제 선박 터미널은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훨~씬 크기가 작았다.
시설도 뭐...그저 그런 정도였고.
아무리 우리나라가 반도국가라고는 해도, 아직은 배타고 주변 국가에 나갈 일은 많지 않으니까.
사진 너머로 보이는, 창문달린 흰색 벽이 바로 일본까지 태워다 줄 팬스타 드림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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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 터미널보다 좁은 내부는 의외로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알고보니 이날 단체여행객들이 제법 많았다. -_-;;
뭐, 아무리 선박여행이라고는 해도 개인 손님들만 받아서는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울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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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뿐만 아니라 대마도, 시모노세키 등등으로 떠나는 배 역시 이곳에서 출발한다.
뭐, 당연한건가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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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을 받고 2층에 올라오면 출국수속을 받기 위해 대기해야 한다.
뒤편에 모여있는 초글링 및 중딩들.
그리고 개인 여행객들은 좀 더 앞에서 미리 기다리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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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의 출항시간에 따라 출국수속을 시작하기 때문에, 미리 온다고 해도 약간 기다려야 수속을 받을 수 있다.
가방한테 자리를 지키라고 부탁하고, 바로 옆에 있는 음식점(매우 비싸다!)에 가거나 주변을 돌아다니는 정도는 괜찮다.
그리고 검색대 등을 통과하는 출국수속을 마친다 하더라도, 역시 배에 올라가는 승선시간까지는 제법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안에 들어가서도 한참 기다려야 한다.
출국수속을 마친 상태라면, 승선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면세점을 가도 되고, 시내 면세점에서 구입한 물품을을 찾는 것도 가능하다.
근데..솔직히 부산항 면세점은 부실하다.
뭐 돈 아끼려고 배타고 가는 사람들이 사봤자 얼마나 사겠어~ 라는 계산인걸까.
분하지만 반론할 수 없군 -_-;
...이라지만, 그래도 역시 살 사람은 산다.
시내면세점에서 구입한 물건이 면세범위가 넘었다며 들어올 때 대신 들고와달라는 일행이 있었으니.
사실, 선물용으로 몇가지 사려고 했지만 찾는 물건이 없어서 그냥 안사기로 했다.
(돈이 없어서 못 산게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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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저차하여 승선하고 배에 올랐다.
여행사에서 준 숙소는 8인실짜리.
보아하니 단체 여행객들은 30인실, 8인실 등에 골고루 들어간 모양이다.
8인실도 그닥 좋다고는 할 수 없는데, 창문하나 없는 방에 그야말로 1cm의 틈조차 남김 없이 매트리스를 깔아야 8장이 간신히 깔리는 좁은 방이다.

게다가 여행사에서 배정하다보니 같은 방을 낯선 사람들과 함께 쓰는 경우도 발생한다.
어떤 아저씨와 그 아들내미가 들어오길래 '안녕하세요!'라면서 인사를 해봤지만.....낯선 놈들은 무시하자는 가풍을 자랑하는 집안인지, 방에 들어올 때 마다 인사해도 예외없이 무시당한다.
아니, 솔직히 호의적인 외모의 소유자가 아니라는 건 인정하지만 그래도 예의상 인사정도는 받아주면 안되냐! 라는 항의는 무겁게 삼키고, 바깥에 나가보기로 했다.

참, 방에는 '개인 보관함'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들과 방을 같이 쓸 때는 개인 물품을 알아서 잘 챙겨야 하는 수 밖에.
데스크에 물어봤지만 배안에는 개인락커도 없고, 데스크에서 보관해줄 수 있는건 여권이나 지갑류의 작은 물품만 가능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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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보다 싸다고 해서 배 여행이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격이외의 장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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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하나가 바로 자유롭게 갑판에 올라가 바닷바람과 함께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배가 출발할 때 부터 도착할 때 까지, 일부 갑판이 제한되는 경우는 있으나 항상 밖에 나가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비행기 1등석에서조차 누려볼 수 없는 자유다.
비행기에서라면야 날개에 올라가보기는 커녕, 창문을 열려고 해도 승무원에게 곱지 않은 눈길을 받게될 게 뻔하지만, 배에서라면야 돌아올 자신만 있다면 바다로 뛰어내려도 된다.
물론, 배가 기다려줄거라는 낙천적인 생각은 접어두고 뛰어내려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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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떠난 부산항 주변엔 이런저런 배가 많이 떠다니고 있지만, 그렇다고 가까이에 오는 배는 없다.
가끔 공항에서 비행기끼리 교통체증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배편은 여유가 많다.
활주로가 필요한 비행기에 비하면 훨씬 간단한 시설만으로도 접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덕택에 다른 배들을 손 닿을 정도로 가까이에서 보는 행운까지 누리기는 힘들었다.
대부분 멀찌감치 떨어져서 항해하며, 가까이 올라치면 기적으로 경고하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자주 일어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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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마 구명보트인거 같은데....과연 여기에 몇 명이나 탈 수 있을까 -_-;;
배에 잔뜩 탄 초딩, 중딩들이 너도나도 타겠다고 몰려들다가 이것 마저 가라앉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혹시나 문제가 생기면 이 보트보다는 구명조끼나 고무튜브, 혹은 고무보트를 찾아봐야겠다는 결심을 자연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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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고나면 제일 위의 갑판의 출입을 제한한다.
그렇다고해서 밖에 못나가는건 아니니까, 마음만 먹으면 자그만치 바다에서의 일몰과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지런한 사람들의 몫이다.
방에서 (지상파 채널과 OCN, 그리고 일부 일본 채널이 나오는) TV를 보다가 잠들고 나니 어느새 해가 진 상태다 -ㅅ-;
그나마 잠에서 깨게 된 것도 '이제 곧 XX다리를 통과하게 된다'라는 안내방송 덕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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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빈 바다라고 아무 것도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하늘로 눈길을 돌리면 수십억 광년이라는 거리를 여행한 별빛이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반짝이다.
도심지인 서울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밤하늘이다.
아쉬운 건, 배자체에서 켜놓은 인공 조명과 그래도 도시 근처때문인지 생각보다는 적은 별들만을 볼 수가 있었다.

배가 앞으로 나아갈 수록 별들이 점차 사라진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건 착각이 아니다.
다시 앞을 바라보면, 항구도시 전체가 마치 구름을 향해 빛나는 전구처럼 느껴진다.
거리 곳곳에서 규칙적으로 세워진 가로등 불빛과 건물에서 새어나오는 형광등 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가 마치 빛의 오오라를 어두운 하늘로 쏘아보내고 있다.

산너머에서는 도시보다 한층 밝은 불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는데, 갑판에 줄지어 선 다른 사람들 역시 궁금해하는 눈치였다.
혹시 이 항구보다 좀 더 큰 도시가 산 뒤에 있는게 아닐까하고 짐작하는 순간, 산뒤로부터 빛무리를 두른 달이 성큼 걸어나온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주연배우의 등장에 갑판에 서있던 관객들은 정신없이 산 편을 구경하기에 바쁜 나머지, 조금 전까지 재잘거림이 가득했던 갑판은 한동안 찬탄만 가득할 뿐이었다.
정말, 배로 오사카에 가기로 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할 만큼, 전 여행 일정을 통틀어 최고의 찬사를 받을만한 연출이고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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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택인지, 머리위를 지나가는 다리를 봐도 그냥 무덤덤할 뿐이다.
뭐, 육지쪽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도 무덤덤하게 바라보고 있겠지 -_-;;

여기까지 보고 선실에 들어가 맘편히 잠들었다...라면 좋겠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주변을 꽉 메운 중학교 단체가 도저히 잠잘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지 않는다.
밤새도록 판치기를 한답시고 쿵쿵대는 소리, 분명히 지도교사의 허락을 받았을리는 없는 벽 너머로 건너오는 담배연기라니...
게다가 새벽2시까지 복도를 뛰어다니며 고함치는 건 역시나 대한민국 중딩이라는, 다른 의미의 감탄을 하게 만들어줬다.

아놔, 올때도 이것들이랑 같은 배를 타고 올텐데....라는 걱정 역시 쉽게 못 잠드는 이유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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